본포나루

본포나루


박정애 시인  jjaturi77@hanmail.net


이리 덮고 저리 덮어 삭여낸 어머니 속
너와 나만 알고 덮어두자던 허물까지 꺼내놓고
그런데 이상해요 외고 패고
다 보여준다는 이판사판 공사판 울 벽을 치고
두 발 달린 사람 네발달린 짐승까지
못 보고 못 가게 길 막아요

 

멱살 상투 오둠지 진상에 오월단오 그넷줄 같은
삼단머리 틀어쥐고 용잠 화잠 금비녀 은비녀
빗장 질러 꽂으려는지 한 냥짜리 굿하다 천 냥짜리
징 깨면 어쩌시려고 너무 세게 두드린 것 아니신지
생명의 강을 죽고 살리는 일,
언죽번죽, 어찌 사람 손에 달렸다 하시는지

 

재해나 사고로 죽는 게 생의 미완성이라는데
방앗간 피댓줄로 생때같은 목숨줄 그러쥐고
먹줄 놓아 재단하고 이리저리 뒤흔드는 손
저 손 제발 멈추게 하옵소서
늦기 전에 더 늦기 전에 마지막 기러기
산 넘고 강 건너가기 전에 부디
통촉하여 주옵소서

 

 

시인은 부산 정관에서 태어났다. 1993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와 199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조로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가장 짧은 말』 외 3권이 있다. 부산민예총, 한국작가회의, 부산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을 역임했다.

제작년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