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그림 41] 쓰레기의 고향

 
나는 시 경계에 있는 낡은 아파트에 산다. 지리상 주소는 간당간당 서울이다. 내가 사는 아파트의 특징은 산이 가까이 있어 공기가 좋다는 점이다. 또 하나, 고령의 입주민이 많다는 점이다. 
 
고령의 입주민들은 간혹 아파트 관리의 공지 사항을 듣지 못하거나 알림판을 확인하지 않아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최근에 음식물 쓰레기를 종량제로 수거하는 자동수거함이 생겼다. 당시 비용 지급의 어려움과 종량제의 불편을 호소하는 고령 입주민들의 항의로 관리사무소가 들썩였다. 
 
예전엔 공짜로 수거하던 음식물 쓰레기에 왜 돈을 부과하냐는 불평부터 기계를 사용하기 어렵다는 불만까지 터져 나왔다. 
 
음식물 쓰레기통이 개방되어 있던 예전 공짜 수거함에 비하면 나는 달라진 음식물 수거함이 위생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용자의 나이마다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물론 우리가 버린 쓰레기에 요금을 지급했다고 우리의 책임이 전부 사라진다고 여기지 않는다. 하지만 요금을 지급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다. 
 
쓰레기는 어디서 태어나 어디로 가는 것일까? 
 
나는 인간 곁에서 태어나 인간 곁으로 가는 게 쓰레기라고 생각한다. 가끔 지구를 살리자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의문이 든다. 우리가 망쳐놓고 우리가 살릴 수 있을까? 다시 생각하면 우리가 훼손했기 때문에 우리가 살려내야 하는 것이 지당할지 모른다. 
 
쓰레기는 이제 산과 바다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문제가 되고 있다. 이제 나이에 맞는 환경운동 교육이 필요하다. 
 
대안 없는 이야기를 늘어놓고 나도 반성한다. 
 
그리고 오래전 어떤 노래 가사처럼 내일이면 늦을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낀다. 아니 이미 늦었고 내일이면 더 늦을 것이다.
 
글・그림 / 고정순 어린이그림책 작가이자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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