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5] 지구를 위한 실천 십계명

지구를 위한
실천 십계명

지구의 날, 시민은 지구를 위한 녹색실천을 꿈꾼다.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줄리아 버터플라이 힐을 비롯한
시민운동가들이 권하는 실천 10계명을 소개한다.

제1계명
‘나’를 벗어나
‘우리 지구’로 귀환하라


줄리아 힐은 1996년 죽음 가까이로 자신을 끌고 갔던 커다란 자동차 사고를 당했다. 아름답고 지적이며 능력 있던 영악한 생활자, 줄리아 힐은 사고 이후 생명과 가치 있는 삶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가지게 됐다. 그녀는 서부의 삼나무숲으로 여행을 떠났다. 그곳에서 그녀는 삼나무숲을 벌목하려는 퍼시픽목재에 대항해 싸우는 <지구 먼저>와 같은 생태운동그룹을 만나 자원활동을 시작했다. 보수도 대우도 없는 헌신적인 캠페인을 하던 그녀는 97년 12월 10일 루나라 불리는 수령 9백년에 65미터나 되는 삼나무에 올라가 나무 위의 생활자가 되었다. 삼나무숲 보호운동에 동참하면서 중간이름으로 나비를 뜻하는 버터플라이를 넣어 줄리아 버터플라이 힐이 된 그녀의 투쟁은승리했다. 연방정부는 퍼시픽목재에 4억8천만달러를 보상하고 벌목반대운동의 무대인 4천㏊의 삼나무숲을 보존지역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그녀는 루나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삼나무숲 전역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게 아니여서 정작 루나가 보호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를 지원하는 환경단체들은 퍼시픽목재와 지속적으로 협상해 마침내 5만달러를 내고 루나와 루나 주변 60미터는 결코 손대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그녀는 지상으로 귀환했다. 7백38일만의 지상귀환, 루나의 가지가 좀 넓게 펼쳐진 지상 58미터 높이에서 2년간 살아온 그녀는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그녀는 최근 다시 약속을 위반하고 루나에 상처를 입힌 기업 때문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러나 기계톱에 상처받은 루나로 인해 고통스러워 하는 그녀의 모습이 곧 전 미국과 세계에 경종을 울렸다. 루나와 삼나무숲은 적어도 이전보다 더 강력하게 보호받게 되었다. “내가 혼자였을 때 내 삶은 맹목이었다. 그러나 내가 루나 위에서 살면서 느낀 충일감은 지구와 우리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깨달음을 가져다주었다. 자신이 자연과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 지구라는 커다란 생명과 함께 하는 존재임을 세계 모든 사람들이 깨닫기 바란다.”
31회 지구의 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삶을 위안하는 유희, 문화적 자극이 아니다. 줄리아 버터플라이 힐이 그랬듯 한 명의 소비자에서 한 명의 ‘깨닫고 실천하는 자’로의 변화, 변화를 실천
하려는 결심, 바로 그것이다.

줄리아 버터플라이 힐·정리 박현철 기자

제2계명
환경단체 회원이 되라


1990년대초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한 OO가지의 행동’이라는 책들이 대단히 인기리에 팔린 적이 있었다. 일회용 나무젓가락을 사용하지 말자, 샴프를 쓰지 말자, 등 모두 참으로 신선한 실
천 행동들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러한 책들을 찾는 사람들이 없다. 개인의 환경실천으로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개인의 환경실천은 모든 변화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더욱 효과적으로 환경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와 정부의 존재방식을 환경친화적으로 바꾸어 갈 필요가 있다. 또 우리가 환경오염을 근원적으로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기업의 생산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 자신들도 중요한 환경파괴와 오염발생에 가담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공동생활을 친환경적으로 바꾸어 갈 필요가 있다.
우리가 개인으로서 흩어져 살고 있는 동안, 권력자나 돈 가진 사람들은 조직된 힘을 바탕으로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우리가 환경단체에 가입하는 까닭은 시민의 힘을 조직하여 이에 대항하기위한 것이다. 우리는 시민의 힘을 조직하여 동강의 생태계를 지켜낼 수 있었으며, 우리는 이 힘을 바탕으로 새만금의 갯벌을 지켜내어 자손대대로 물려주고자 한다.
조직된 시민의 힘. 이것만이 대형환경파괴를 막을 수 있다.

이시재 환경연합 정책위원장
 

회원, 조직화된 시민의 힘

시민단체의 힘은 회원에게서 나온다. 회원은 조직화된 시민의 힘을 상징한다. 환경운동연합의 경우 적극적으로 종합회원서비스사업을 실시한 1996년 이후 획기적으로 회원의 수가 증가했고 사회적 영향력이 확대됐다. 이를 기반으로 국가정책을 거시적인 차원에서 녹색변환하도록 강제할 수있는 사회적 통로가 될 수 있었다.
회원의 존재는 △우리사회의 긍정성을 확대하기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에게 있어서 사업과 운동의 대중적 토대이다. 또한 △회원이 된다는 의미는 시민 개인이 자신의 적극적인 참여의식을 풀수 있는 활동의 장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한편 △회원은 가입단체의 활동에 대해 사회적으로 감시하고 건전하게 비판하여 궁극적으로 사회를 비판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회원은 회비를 통해가입단체의 재정구조를 건실화하여 단체의 운영과 활동을 안정화시킨다. 이를 통해 △회원은 가입단체를 기업과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게 하고 이들 영역의 움직임을 시민 견제 속에 두게 할수 있다.

환경연합 회원가입

연도 가입수
1994년 1,626명
1995년 1,760명
1996년 3,272명
1997년 11,495명
1998년 7,868명
1999년 7,405명
2000년 8,454명
서울지역 구조직 회원 제외

제3계명
기업감시운동에 동참하라


우리가 쉽게 알만한 한 기업에서 참여연대에 직접 전한 이야기이다. 이야기인즉슨 같은 계열사중 한군데가 부도 위기에 처해 그 회사에 관행적으로 손을 벌렸지만 아주 어렵게 거부했다는 것
이다. 그 지독한 관행을 깰 수 있었던 주요 논거 중 하나가 참여연대에서 전개하는 소액주주운동이었다. 만일 그 회사가 그때 무리한 지원을 했더라면 동반 부도가 초래되었을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사회는 복잡하게 변해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유기적 연관성의 밀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이제 기업은 단지 특정 주주만의 문제로 볼 수 없는 것이며 그렇기에 국민적 관심과 감시가필요한 것이다. 최근의 대우 사태는 이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 대우 부도는 단지 ‘주식의 휴지화’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신인도의 하락은 물론이요 수많은 노동자를 거리로 내모는 안타까운 결과를 초래하고 있지 않은가.
절차적 민주주의를 내용적 민주주의로 만들어 나가는 것, 국가 시스템을 합리화·효율화시키는 것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니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 자체가 올바르지 않은 일이다. 지속적이고 일상적인 관심과 참여 속에서 국민 각자가 체화될 때만이 민주주의의 내용이 튼실해지는 것이고 이것이야말로 오만한 새만금 건설 논리 같은 것이 발붙이지 못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정성원 참여연대 기획실장
 

제4계명
지방자치, 참여해서 개혁하라

우리 지방자치 현실은 척박하고, 위기적이다.
최근의 러브호텔 파문이나 용인을 비롯하여 전 국토를 몸살나게 하는 무분별한 난개발, 부패사건 등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지만, 주민소환 주민투표 등 주민의 직접참여에 의한 책임정치 실현
의 수단은 봉쇄되어 있고, 자치의 주인인 주민들은 스스로 자치행정의 평가와 심판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미 지방자치의 가능성 자체를 회의한 것으로 보인다.
무책임한 자치행정이 지역 재정이나 개발이익을 목적으로 한 환경파괴에 몰두한 지도 오래 되었다. 이 브레이크 없는 열차를 막을 방법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지방자치의 실시는 참여와 자치를 키워드로 하여, 90년대의 한국 사회가 지난 세기의 한계를 극복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결정적 의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일대 사건이었다. 우리는 지역을 ‘시민의 참여를 통해 세상을 바꿔갈 수 있는 새로운 힘의 원천(源泉)’으로 이해하기도 하였다. 이것을 다시 살리는 데서, 우리의 지역사회, 자치 행정, 우리의 환경을
살릴 수 있는 열쇠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주민소환제와 투표제 등 지방자치 제도개혁운동으로 출발하여, 주민의 정주성 강화와 지역사회의 정체성 형성을 위한 참여활동, 나아가 내년 지방선거 참여에 이르기까지 지역운동과 자치 역량의 성장이 있어야 지방자치 개혁이라는 성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다. 주민의 참여와 환경우선의 관심이 자치 행정에 직접 관철될 때, 비로소 우리는 지방자치를 통해 환경을 지키는 귀한 열매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신종원 서울YMCA 시민사회개발부장
 

제5계명
인간 내의 성차별과
불평등에 저항하라
그 동안 자연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환경’으로 정의되어 온 것과 마찬가지로, 여성은 남성과의 관계에서 오랫동안 ‘주변적인 존재’로 간주되어 왔다. 따라서 자연을 우리가 함께 살아가
야 하는 파트너로 인정해야 하는 생태적 패러다임과 함께 남성과 여성을 평등하게 보는 패러다임이 여전히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불평등은 언제쯤 그 자취를 감출 것인가? 우리와 미래세대에게 건강하고 평화로우며 평등한 지구를 남겨주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대답은 단순하다. 지속가능하고 평등한 사회를 위해서 우리는 환경보전과 동시에 인간과 자연, 그리고 인간내의 모든 불평등과 부정의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실천적인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 우리가 익숙해져 있는 방식과의 결별이 필요하다. 소비를 줄이고 욕망을 줄이는 것도 쉽진 않겠지만, 지구환경과 인간의 밝은 미래를 위하여 자연파괴와 함께 여성억압을 사회구조적으로 인식하고 그 해결을 위해 이런 문제들과 얽혀 있는 우리 자신의 생활양식을 바꾸려는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 남성과 여성이 함께 힘을 합치는 세상, 만물은 평등하며 모든 생명은 살아 숨쉬는 유기체인 지구의 모든 부분들과 연결되어 조화롭게 어루러지는 세상을 위해서 생태위기의 성차별 사회를 직시하고 인간내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을 그대의 생활 속에서 실천하라!

최문성미 한국여성단체연합 부국장
 

제6계명
현명한 소비로 시장을 바꿔라

얼마전 한 젊은 주부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전날 아기용품을 사왔는데, 마침 뉴스에서 유아용품에서 환경호르몬 물질이 검출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자기가 산
제품도 해당사항이 있는지 알고 싶어했다. 아마 이 주부는 유아용품을 파는 가게들을 한차례 순례하면서 어느 게 더 색깔이 고운지, 모양이 더 이쁜지 즐거운 고민을 하며 그중 마음에 드는
걸 골랐을 것이다. 그러나 아마 그 유아용품의 원료로는 무엇이 사용되었는지, 또 말랑말랑하게하느라 어떤 가소제를 사용했는지, 고운 색깔을 내느라 유해 색소나 첨가물을 사용했는지는 꼼꼼하게 따져 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유아용품이니 좋은 원료를 썼겠지’ 하고 막연하게 믿었을 수도 있고 혹은 값이 조금 비싼거니 안심해도 되겠지 하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행위는 시장을 바꿀 수 있다.
바른 선택을 하려면 충분한 정보가 있어야 한다. 환경호르몬 물질이 들어간 제품은 어떤 게 있는지, 유전자 조작 식품은 어떤 문제가 있을 수 있는지, 방사선 조사를 해서 식품을 장기 보존하
면 누구에게 어떤 이익이 있는지 현명한 소비자라면 알고 선택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들은 알고 선택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정보를 요구할 권리도 있다. 내 가족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정부에 혹은 기업에 혹은 판매상인에게 필요한 정보를 당당히 요구하고 그에 따른 책임있는 소비를 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의 선택이 시장을 바꾼다.

이혜숙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기획실장

제7계명
차를 버리고 자전거를 타라


우리는 각종 매체를 통해 다음과 같은 공상을 하도록 강요받고 있다.
‘멋진 스포츠카를 타고 길게 뻗은 도로를 신나게 달리자. 머리를 휘날리며 더 빠른 속도감을 만끽하는 해방감을 맛보자.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인가.’ 그러나 이 아름다운(?) 그림의 이면에
서는 무시무시한 파괴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교통사고로 인한 귀중한 생명의 사상(死傷), 배출가스로 인한 대기오염, 과도한 동력 사용으로인한 에너지(석유) 고갈이 그것이다. 이 밖에 자아(自我)와 타자(他者)의 엄격한 분리로 인한 사
회의 단절, 보행공간의 축소, 철강·고무 등의 무차별 사용으로 인한 제3세계 국가의 생태계 파괴, 자동차 폐차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로 인한 환경파괴 등 자동차 문명은 생명과 환경의 희생
을 통해 성장해 왔다.
“자전거는 인간의 신진대사 에너지를 이동력의 한도에 정확하게 맞춘 균형 잡힌 이상적인 변환기이다”라는 이반 일리히의 말처럼 자전거는 중병을 앓고 있는 작은 지구와 인간을 건강하게 치
유할 수 있는 대안 교통수단이다. 푸른 하늘 아래서 상쾌한 바람을 가르며 이웃과 밝은 미소로인사를 나눌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사회! 그 사회에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있다.
 
문성근 녹색교통운동 조사부장
 

제8계명
유기농산물을 먹자

땅과 물의 오염은 인간과 자연의 순환고리가 끊어진 데서부터 비롯되었다. 똥은 땅으로 돌아가밥이 되고 밥이 다시 똥이 되는 생명의 순환고리를 다시 이어야 한다.
스스로 병해충과 싸워 이겨내며 자연의 환경에서 성장한 유기농산물은 우리 몸속에 생생한 자연의 기운을 그대로 전달하여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다. 농약과 제초제를 뒤집어 쓴
야채들, 방부제 덩어리 수입 농산물, 그런 것들로 만든 패스트 후드, 몸은 영양을 섭취하기는커녕 해독하기에 바쁘다. 소화 안돼, 장이 나빠, 늘 피곤해, 이러니 약을 찾게 되고, 약으로 인한
독을 해독하느라 몸은 몸대로 또 피곤하다.
유기농산물은 비싸다는 낭설이 있다. 정말 그런가? 한달간 내는 각종 의료비, 약값, 건강을 염려하며 먹는 여러 가지 보조식품, 병원과 약국을 찾아다니는 비용, 시간, 건강 때문에 받는 스트레
스, 이것들과 유기농산물 값을 비교해 보자. 결코 비싸지 않다.
특별히 현미식을 권한다. 쌀을 현미로 바꾸면 약 40%의 증산효과가 발생한다. 이것만으로도 농지가 부족해 새만금을 막는다는 헛소리는 진짜 막아버릴 수 있다. 백미는 쌀이 갖고 있는 영양소의 95%는 깎아 버리고 나머지만 먹는 것이다. 현미에는 뇌에 필요한 영양소가 고루 들어 있어 아이들이 침착해지고 다양한 사고를 갖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유기농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은 환경이 철저히 보호되고 있는 곳이다. 유기농작물을 먹는 일은 그래서 생명이 숨쉬는 생태공간을 지키는 일이다. 시민 모두가 유기농산물을 먹게 되면 환경
안전지대는 그만큼 넓어진다.
무늬만 유기농에 속지 말아야 한다. 암암리에 농약 칠 것 다치고 높은 가격만 노려 유기농 표시를 하는 얌체상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믿을 수 있는 기관이 추천하는 진짜 유기농가를 찾아 직
거래 계약을 해야 한다. 유기농산물 직거래는 사람(소비자와 농민)과 환경을 살리는 길이다.

성여경 전국귀농운동본부 사무처장

제9계명
‘나’와 ‘남’의 부정부패를
용서하지 마라
속설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해 ‘자신의 경우는 사랑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불륜’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신에게는 관대하지만 타인에게는 매우 엄격한 사회적 척도
를 적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심리구조는 자신은 규정을 위반해도 괜찮고 타인은 결코 해서는 안 된다는 유아적 사고의대표적인 모양일 것이다. 마침 숨바꼭질을 할 때 어린 아이는 얼굴만 가리고 자신이 안보이면 타인도 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과 같은 것이다. 유아적 사고는 한국사회의 많은 곳에 부정부패를만연시키고 있다.
잘못된 한국사회시스템을 극복하지 못하고서는 한국사회는 사상누각의 허상에 불과할 것이다. 한국사회가 부정부패를 척결할 수 있는 올바른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은 첫째, 규범과 질서가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의 기반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엄격히 준수해 나가야 한다. 둘째, 부정부패와 같은 사회적 죄악에 대해 철저하게 응징해 나가야 한다. 셋째, 한번이라도 잘못된 행동에 대해 지속적으로 처벌해 나가도록 사회풍토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왜 한국사회는 유아적인 사고로 전체 국민을 도탄과 질곡에 빠지게 하는가? 이제는 부정부패의 악순환 고리를 끊을 때가 되지 않았는가? 적당주의, 대충주의, 안면주의, 온정주의 등의 무사안일한 자세에서 벗어나 자신이 노력한 만큼만 보상받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런 사회시스템이 건설될 때 한국사회는 능력있는 사람이 제 역할을 하고 사회에 봉사한 사람이 진정으로존경받는 사회가 될 것이다.


박병식 경실련 정책부패감시단장
 

제10계명
지구를 위해 명상하라

다섯 손가락이 모두 생긴 모양도 다르고, 움직이는 것도 다르지만 한 손에 붙어 있다. 그리고 손과 발이 서로 모양이 다르고 따로 움직이지만 한 몸에 있다. 마찬가지로 세상만물은 서로 다르
고 별개인 것 같지만 하나의 몸, 하나의 지구에 속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 지구상에 있는 모든 것들은 서로 연관되어 있다.
한 그루의 나무를 가만히 살펴보면, 대지에 뿌리를 내려 땅속의 원소들을 받아들여 잎으로 보내고, 잎에서는 산소를 내보내고, 이산화탄소를 받아들여서 허공과 연관 맺고 있다. 또 태양과는
파동의 형태로 연관 맺고, 나중에는 잎을 떨구어 대지로 돌려주는 등 일체가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연관된 일체를 바라보는 명상이 우리에게 필요하며, 이것이 일체관이다. 조
용히 앉아서 삼라만상이 서로 연관된 하나라는 일체관을 한다면 우리는 타인의 아픔이 자신의 아픔이 되고 미물들의 죽음이 자기 죽음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연관을 온전히 아는 것이 깨달음이다.
무지한 상태에서는 손과 발을 별개의 것으로 보고 ‘제 발등 찍기’라는 말처럼 손이 발을 다치게 한다. 나무나 동식물, 대지와 공기를 파괴하는 것은 자기 몸을 다치게 하는 것이다. 불가(佛
家)에는 ‘한 몸으로 크게 아파한다’는 동체대비(同體大悲)라는 말이 있다. ‘크게 아프다’는것은 자기 몸과 같이 아픈 것을 말한다. 오늘날의 환경파괴는 자기 몸에 상처내기와 같다. 명상
이란 그저 호흡에만 깨어 있는 것이 아니라, 바위에 앉고 나무를 만질 때, 그 나무와 바위가 나의 일부이며, 물소리와 날아가는 저 새가 나의 일부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그런 일체관의 명
상에 들게 되면 미워해야 할 대상, 싸워야 할 적이 없어진다.
이기고 지는 관계 속에서 이기기 위한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연관을 깨닫고, 조화와 균형을이루는 삶이 가장 큰 행복이라는 깨달음이 필요하다.

법륜스님 한국불교환경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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