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트레이는 쓰레기! OUT” 시민들 외침에 답은?

영국 일간지인 『가디언』은 전 세계 일회용 플라스틱 원료 생산 규모가 앞으로 5년 동안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도 지난 10년간 42%가 증가해 2017년 기준 3억4800만 톤이 생산됐다. 이 수치대로라면 2050년에는 연간 11억 톤의 플라스틱이 생산되는 것이다. 이중 재활용되는 것은 약 9%뿐으로 연간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10억1천만 톤에 이른다.
 
플라스틱 쓰레기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포장재 쓰레기’이다. 페트병에 담긴 음료수, 플라스틱 비닐에 담긴 과자와 아이스크림 등 우리가 흔하게 사용하는 거의 모든 제품에서 포장재 쓰레기가 발생한다. 평균적으로 연간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들 중 60%가 ‘포장재 쓰레기’이다. 이 포장재 쓰레기들 중 소비자와 시민사회가 주목한 것은 바로 ‘플라스틱 트레이’이다. 
 

플라스틱 트레이는 쓰레기

 
4월 7일 환경운동연합은 플라스틱 트레이 생산기업에 대한 생산중단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환경운동연합
 
포장재 안에 또 다른 포장재가 들어있는 제품들이 상당하다. 과자, 김, 장난감, 선물세트 등 많은 제품에서 겉 포장재를 뜯으면 내용물을 담고 있는 또 다른 플라스틱 용기를 쉽게 볼 수 있다. 기업들은 제품을 보호하고 소비자에게 양질의 제품을 전달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포장재라고 말하지만, 과대포장의 주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플라스틱 트레이는 대표적인 과대포장재이며 플라스틱 쓰레기일 뿐이다. 플라스틱 트레이는 다양한 소재로 이루어져있어 재활용이 어렵다. 플라스틱은 단일재질일수록 플라스틱의 순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재질이 섞일 경우 재활용이 어렵다. 또한 크기가 작은 트레이는 선별장에서 선별되지 않고 버려진다. 이렇게 버려진 트레이들은 소각이나 매립으로 처리된다. 
 
이에 시민사회와 소비자들은 국내의 대표적인 식품 제과 업체에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할 것을 요청했다. 
 

시민들 요구에 답한 기업  

 
환경연합은 국내 대표 제과 업체인 △농심 △롯데제과 △해태제과 △동원F&B 제품에 불필요하게 포함된 플라스틱 트레이(식품을 담는 플라스틱 용기)를 제거할 계획이 있는지, 제거할 계획이 있다면 구체적인 계획 및 시기가 어떻게 되는지를 묻는 질의서를 보냈다. 
 
가장 먼저 응답한 기업은 롯데제과였다. 지난 4월 15일 롯데제과는 시민사회와 소비자의 요구에 과자 포장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완충재’를 제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제과는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플라스틱 완충재의 필요 여부에 대해 논의하였고, 그 결과 최근 더욱 중요시되고 있는 환경 문제에 적극 대응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고 플라스틱 트레이를 전면 대체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롯데제과에 따르면 올해 9월 이전에 우선 ‘카스타드’ 제품에 사용하고 있는 플라스틱 완충재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모두 종이 완충재로 대체할 예정이다. ‘엄마손파이’, ‘칸쵸’, ‘씨리얼’ 컵 제품에 쓰이는 플라스틱 용기도 종이로 변경하는 방안도 연내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연간 350만 톤 이상의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두 번째로 응답한 기업은 농심이다. 자사주력제품인 ‘생생우동’에 사용하는 플라스틱 트레이를 전면 제거하는 기술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술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종이 트레이로 대체하는 방안도 연내에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올 연말까지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종이 트레이 적용 포장설비 투자규모와 어떤 종이 트레이를 적용할 것인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내년 상반기에는 설비 도입 및 테스트 과정을 거쳐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플라스틱 트레이 없는 제품을 생산판매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해태제과에서도 응답이 왔다. 그동안 해태제과는 ‘홈런볼’의 제품 특성상 플라스틱 트레이 제거가 어렵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시민사회와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요구에 결국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하겠다”고 선언하였다. 해태제과는 내년 태양광 발전 설비를 갖춘 ‘친환경 과자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공장에 ‘홈런볼’의 플라스틱 트레이를 친환경 재질로 대체할 수 있는 기술과 설비를 도입하여 생산라인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해태제과는 친환경 플라스틱과 종이류를 대상으로 플라스틱 트레이를 대체하기 위한 집중적인 실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실제 생산설비에 적용할 수 있는 실행방안 또한 함께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원F&B도 시민사회와 소비자의 요구에 응답했다. 동원은 2020년 7월경에 기존 제품에서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한 ‘들기름김 에코패키지’를 출시한 바 있다. 이 제품으로 기존 제품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을 63.1% 감축하였고, 현재까지 약 21.5톤의 플라스틱을 감축한 바 있다고 밝혔다. 동원F&B는 위 제품 외에도 다른 김 제품에도 ‘에코 패키지’ 활용 범위를 넓히기 위한 제품 개발을 추진 중이며, 2021년 6월에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한 ‘명품김’을 출시할 예정이다. 동원F&B는 품질 안정성을 확보한 친환경 트레이를 개발하기 위해 대체 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며, 2023년 4분기부터 종이 등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제품을 생산 및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플라스틱 쓰레기 해결에 기업 나서야

 
지난 4월 29일 환경운동연합은 해태제과 본사 앞에서 홈런볼 트레이 제거를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환경운동연합
 
기후위기와 플라스틱으로 인한 위기의식이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지금, 전 세계 기업들이 ESG 경영을 선언하고 있다. ESG 경영이란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앞글자를 딴 단어로, 친환경적이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유지한다는 의미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친환경과 같은 지속가능성 경영을 하겠다는 이야기이다. 이는 더 이상 환경보호가 소비자들만의 몫이 아님을 기업들이 깨닫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매우 부족하다. 호주의 비영리 단체인 <마인더루> (Minderoo)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2019년 한 해 동안 바다에 버려져 오염을 초래하고 있는 쓰레기들과 소각 또는 매립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절반 이상이 전 세계 다국적 기업과 국영 기업에서 배출한 것들이다. <마인더루>가 전 세계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기업도 함께 조사하였는데, 우리나라의 ‘롯데 캐미칼’이 2.1%로 12위를 차지하였다. 
 
환경연합이 지난해 조사한 ‘전국 쓰레기 브랜드 조사’에서도 ‘롯데’가 1위를 차지했다. 결국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는 기업들이 나서서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해결해야 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플라스틱은 단순히 쓰레기, 악취, 생태계 파괴만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다. 플라스틱은 기후위기, 탄소중립 등 수많은 환경문제와 연결되어 있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존재들 중 하나이다. 이제 플라스틱을 ‘줄여야 하는 것’으로는 안 된다. ‘쓰지 말아야할 때’이다. 플라스틱으로 오염된 바다가 육지를 덮치고, 플라스틱에 오염된 흙과 대기를 밟고 마시기 전에.  
 
 
글 /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국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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