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자 1000명 넘을 듯… 접수 시한 폐기해야

 
사람을 죽인 가습기살균제 제품들 ⓒ최예용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 당초 530명에서 1000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12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살균제 신규 피해신고자 수가 2015년 12월 11일 현재 310명에 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신고하지 않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피해자 접수 시한을 올해 말로 정해놓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840명 사망자 143명 

 
 
정부는 가습기살균제 사용으로 인한 폐질환 피해자들에게 가해기업인 가습기살균제 제조사에 대한 구상권 행사를 전제로 의료비 및 장례비를 우선 지원하겠다며 12월 31일까지 피해 신청을 받고 있다. 이에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은 전국을 돌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찾기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2015년 12월 11일 현재 신규로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접수한 피해자는 310명이다. 2014년 4월 보건복지부 1차 조사와 2015년 4월 환경부 2차 조사로 확인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530명이었다. 이번에 추가로 신고된 피해자들에 대한 가습기살균제 사용 및 건강피해 여부에 대한 조사가 남아있지만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신규 피해 접수자들 모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로 보고 있다. 이들까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로 확인된다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840명이다.
 
12월 11일까지 집계된 3차 피해신고자 중 사망자는 38명이다. 1, 2차 피해자 중 사망자 143명을 더하면 모두 181명으로 전체 피해자 840명의 21.1퍼센트가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하다가 사망했다. 올해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메르스 감염자는 186명이었고 그 가운데 38명이 사망했다. 숫자로만 본다면 메르스보다 더 큰 참사다.  
 

가습기 살균제로 두 딸 잃어 남은 가족 건강도 걱정

 
이번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로 접수한 최 모씨는 가습기살균제 사용을 하다 두 딸을 잃었다. 이 가족이 주로 사용한 가습기살균제제품은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으로 첫째 딸이 태어난 직후인 1997년 말부터 2011년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사건 조사결과를 발표할 때까지 14년 동안 거의 매해 겨울철 가습기를 사용할 때마다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1997년 겨울에 태어난 딸은 1998년 7월부터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면서 병원 응급실에 실려갔고 만 4세 때인 2001년 10월 광주기독병원에서 사망했다. 사망진단서에 적힌 사인은 간질성 폐섬유증과 기흉, 폐렴으로 인한 호흡부전이었다.
 
2000년 12월에 태어난 둘째 딸도 생후 8개월인 2001년 8월 지속적인 기침으로 치료받다가 생후 1년 8개월인 2002년 8월경 광주 기독병원에서 폐섬유화 소견이 확인되었다. 이후 서울아산병원 정밀검사 결과 ‘소아에서 희귀한 간질성 폐렴’ 진단을 받았다. 호흡곤란 증세가 악화된 딸은 기도삽관을 하고 산소호흡기를 통해 숨을 쉬어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되었고 결국 2008년 4월 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둘째 아이의 사인은 간질성 폐질환으로 인한 호흡부전과 심정지였다.
 
두 아이 모두 전형적인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의 증상에 해당한다. 최 모 씨는 아이들이 병원에 입원했을 때에도 가습기와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는데 병원 측에서 가습기살균제를 구비해 놓고 병원직원이 직접 가습기물통에 넣는 것을 여러 번 목격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비염과 천식 증상 호소 많아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이번에 접수된 피해자들의 증상은 다양하다. 1, 2차의 경우 사망, 폐 이식과 같은 심각한 사례와 간질성 폐질환이나 기흉과 같은 중증 폐질환자들 중심으로 피해가 드러났다. 하지만 이번에는 가습기살균제 사용으로 인한 비염, 천식과 같은 비특이적 증상에서부터 폐암발병까지 다양한 건강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많은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들이 사용 당시 또는 사용을 중단한 이후에 오랫동안 비염과 천식 증상을 호소한다 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현재 환경부가 갖고 있는 가습기살균제 건강피해 관련성 판단기준이 2011년초 일부 종합병원에서 경험한 심각한 폐질환 사례에 기초하여 질병관리본부가 만든 기준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다양한 건강피해가 나타날 가능성에 대해 추가적인 조사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3차 피해신고자들이 사용한 가습기살균제는 주로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이었다. 1, 2차 사망자 143명 중 100명이 옥시싹싹 제품사용자였는데 3차 조사를 통해 100명을 훨씬 넘는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신고기한 정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피해자 찾기 나서야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은 전국을 돌며 피해자 찾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신고 되지 않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 많이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는 만큼, 환경부는 신고기한을 정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피해자 찾기에 나서야 한다. 국회환경노동위원회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검토하여 신고기한을 정해놓은 고시를 수정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에서만 제조 판매한 가습기살균제 바이오사이드사건의 경험은 한국이 생활제품 속의 화학물질안전관리에서 크게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처럼 소극적인 자세로 문제를 축소하고 덮어버리려고 한다면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치고 반복해서 소를 잃어 과오를 반복하여 국민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거나 피해가 의심되는 분들은 12월 31일 전까지 한국환경산업기술원(02-3800-575) 또는 환경보건시민센터(02-741-2700)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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