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불꽃놀이를 그만 끝내라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꽃놀이를 강행한 롯데아울렛 파주점 ⓒ함께사는길 이성수
 
“전쟁이 난 줄 알았어요. 이곳에서 북한이 아주 가깝거든요. 소리 듣고 밖으로 나가보니 엄청 많은 새들이 머리 위로 날아가고, 키우고 있는 반려견도 놀라서 숨고, 길냥이들도 달아나더라고요.”
 
가족들이 모여 쉬고 있는 저녁, 달콤한 평온을 두려움과 공포의 순간으로 대치해버렸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이하 롯데아울렛 파주점)에서 고객들을 위한다며 쏘아올린 폭죽 때문이다. 
 
롯데아울렛 파주점은 지난해 추석 연휴 때부터 매월 2회 이상씩 불꽃놀이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2일과 3일에도 연속으로 불꽃놀이를 진행하였다. 주거지에서 불과 400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라 주민들의 민원도 적지 않다. 하지만 항의하는 주민들의 민원에 롯데아울렛 파주점 담당자는 자신들은 매주하고 싶지만 자제하는 것이라며, 서울이나 김포는 민원이 없는데 왜 파주만 그러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항변한다. 
 

공포 유발 불꽃놀이

 
소리와 불꽃 그리고 진동으로 구성되는 불꽃놀이는 즐기는 이에게는 감흥이지만 환경공해와 민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실제 불꽃놀이 시 심장질환 환자 등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2010년 크리스탈 J. 고드리(Krystal J. Godri)와 공동 연구팀이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호흡기 및 심혈관과 관련된 인간의 질병과 사망은 불꽃놀이에 의해 생성된 대기오염과 독소에 의해 유발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불꽃의 특성은 화약에 의해 추진되어 밤하늘로 올라가 폭발에 의한 불꽃이 생성되기 때문에 깨어진 파편도 바람에 흩어져 사람, 가축, 건물 등에 피해를 줄 수 있다. 
 
불꽃놀이가 진행되는 동안 측정한 소음 ⓒ정명희
 
폭죽에 사용되는 중금속으로 인한 환경오염 우려도 있다. 불꽃놀이로 인한 대기오염 보고에 따르면 폭발 때 마그네슘, 구리, 바륨 등 금속성분이 발생되고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등의 오염물질이 유독가스와 함께 미세먼지로 2차 생성되어 공기 중으로 흩어지게 된다. 중국 춘절 불꽃놀이가 한반도 미세먼지의 농도를 높이는 원인이라는 게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터다. 미세먼지 없는 푸른 하늘을 소망한다면 이제는 불꽃놀이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할 것이다. 
 
소음문제도 심각하다. 불꽃놀이 때 주민들과 함께 소음을 측정해보니 최고 83db까지 올라갔다. 평균도 63db로 기준치를 초과했다. 생활소음 규제기준에 따르면 주거지역, 녹지지역, 자연환경보전지역에서는 확성기를 옥외설치해도 저녁 8시에는 60db이하여야 한다. 사람이 들었을 때도 공포감을 주는 폭죽 터지는 소리는 야생동물과 반려동물들에게는 더 큰 충격을 준다.  
 
롯데파주점 바로 앞에 있는 출판단지유수지는 사계절 철새들의 쉼터다. 겨울에는 기러기떼와 개리, 오리류 등이 취식활동을 하고 밤에는 잠자리로 이용을 한다. 봄철 이들이 떠난 빈자리에 개개비들이 들어와 산란을 하고 새끼들을 키워낸다. 사실 롯데아울렛 파주점이 들어선 곳은 원래 철새들의 서식지인 삼남습지였다. 롯데아울렛 파주점에 서식지를 빼앗긴 철새들에게 출판단지유수지는 유일한 쉼터다. 하지만 롯데아울렛 파주점은 불꽃놀이로 남은 철새들마저 쫓아내고 있는 것이다. 
 
폭죽소리 때문에 순간적으로 패닉 상태에 빠진 새들은 안전한 장소를 찾아 위험을 무릅쓰고 야간 비행을 감수해야만 한다.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에너지 소모 또한 엄청나다. 
 
폭죽이나 화약사용은 공공장소든 사유지든 대한민국에서는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적용받아 관할 경찰서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사용자의 신변이나 관리의 문제가 없는 이상 불허하기가 어려운 맹점을 가지고 있다.  
 
불꽃놀이는 몇 분 동안의 눈요깃거리에 비해 너무나 많은 폐해가 있다. 소음, 대기 오염 등 환경 피해와 함께 화재의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에는 불꽃놀이 때문에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대전에서 열린 유성온천축제 개막식에서 터뜨린 불꽃의 일부가 인근 갈대섬에 떨어져 불이 난 것이다. 이 불로 갈대섬 1000제곱미터가 탔다고 한다. 
 
올림픽에서도 불꽃놀이 사용을 금지하자는 논의가 있었다. 2010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는 불꽃놀이가 해로운 대기오염 물질들을 많이 배출하므로 환경 보호를 위해 앞으로 올림픽 개·폐회식 때 불꽃놀이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이 제안된 적 있다. 당시 이 같은 제안을 한 맥스웰 드 실바 스리랑카 올림픽위원장은 “환경은 환경이다. 한편으로는 깨끗한 올림픽을 얘기하면서 오염 물질들을 배출하는 것은 모순이다. 레이저쇼 등을 통해 불꽃놀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물권리 운동가들도 불꽃놀이보다 훨씬 저렴하고 안전한 라이브 음악이나 레이저쇼 등의 동물 친화적인 대안 행사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이에 대해 검토한다더니 8년이 지난 지금까지 권고안도 나오지 않고 있고 환경올림픽을 표방한 2017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화려한 불꽃놀이를 볼 수 있었다. 하긴 15일간의 동계올림픽을 위해 500년 원시림인 가리왕산을 훼손했는데 그들에게 환경 보호는 실천할 의지 없는 거창한 구호일 뿐이다. 
 
이제는 불꽃놀이 없는 올림픽과 축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불꽃놀이를 중단하라

 
문산수억고 환경동아리 학생들이 철새들에게 위협이 되는 불꽃놀이 반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김흥수
 
6월 2일과 3일, 문산수억고 환경동아리 학생들은 롯데아울렛 파주점에서 ‘불꽃놀이 NO!’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다니며 쇼핑객들에게 주민들과 철새들이 입는 피해와 화려한 불꽃 아래 숨겨진 진실을 알렸다. 더 이상의 불꽃놀이는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민들도 점점 늘고 있다. 롯데아울렛 파주점은 지금 당장 불꽃놀이를 중단해야 한다. 주민들과 철새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더 나아가 ‘불꽃놀이 반대’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더 이상 지자체에서 예산낭비성 불꽃축제를 유치하지 않도록 하고 2010년 IOC의 약속처럼 올림픽에서도 불꽃축제가 금지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글 / 정명희 파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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