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당원 생활

저는 한 번도 정당의 당원이 되어본 적이 없습니다. 매번 선거 때마다 별 차별성도 없는 기성정당들 가운데 차악을 고르느라 진이 빠지는 선거를 그나마 시민의 의무라 생각해 빼먹지 않고 투표를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었거든요. 감히 당원이 되겠다는 야심 따윌 가질 이유가 없었죠. 그런데 ‘아 이 정당엔 당원 가입하고 싶다!’ 그런 생각 들게 한 정당이  나타났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제게 당원이 될 기회를 준 ‘나의 당’을 소개합니다. 푸르당! 그 이름처럼 푸른 정치계획, 정책을 내놓은 신생미 뿜뿜한 정당입니다. 
 

개구리의 시장 출마

 
 
이쯤이면 눈치 채셨겠지만, 푸르당은 현실 속에 출현한 정당이 아닙니다. 녹색도시를 꿈꾸는 시민들이 가상공간에서 메타버스 정당을 표방하고 창당한 정당입니다.매우 놀랍게도 서울시와 아주 비슷한 ‘서운시’를 배경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서운시 ‘넘산’에 살고 있는 개구리, 프루리가 현실 속에 갇힌 당원들의 염원을 대리해 행동하는 주인공입니다. 
 
프루리는 따뜻해진 날씨 때문에 2월 말에 조금 이르게 서운시 넘산에서 깨어났습니다. ‘어쩐지 잠 깬 게 좀 이른데!’ 싶었지만 프루리는 그 사실에 크게 신경 쓰진 않았습니다. 눈 뜨고 나와보니 플로깅을 하는 동물 친구들 덕에 플로깅도 하고, 참새 친구를 만나 플라스틱 방앗간에도 가보면서 환경에 대한 관심을 키워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넘산에 거대한 산불이 발생합니다. 다른 동물 친구들 덕분에 불은 끌 수 있었지만, 삶의 터전 웅덩이가 말라버렸고, 동생들이 죽을 뻔했습니다. 기후위기 때문에 더 크고 잦은 산불이 일어날 거라는 사실을 알고, 프루리는 혼자 힘으로는 바꿀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운시를, 지구를 지키기 위해 프루리는 서운시장 출마를 결심하고, 푸르당을 창당합니다.
 

프루리와 함께라면, 지구는 푸르당

 
당원, 기후/생태/환경 전문가들의 지지와 후원을 바탕으로 푸르당은 크게 여섯 가지, 환경 분야를 중심으로 시장선거 공약을 준비했습니다. 어떤 내용일까요? 
 
①더 많은 공원과 나무 지키기, 생태도시 공약
 
 
미세먼지 흡수, 뜨거운 도시 식히기, 산소 만들기, 생물 다양성의 터전이 되는 공원은 꼭 필요하지만, 지역마다 공원서비스 편차가 큽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모든 가구의 300m 이내에 최소 5천㎡ 크기의 녹지에 접근할 수 있어야한다고 권장했습니다. 생활권 내에서 공원은 편리하게 갈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합니다.
▶ 걸어서 7분, 우리 동네 공원 : 적어도 집에서 500m 이내에 갈 수 있는 공원 확충
▶ 서운시 트리맵 제작 :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트리맵 제작을 통해 나무의 탄소흡수, 대기오염 완화 등 생태계 서비스가치 분석
▶ 시민과학 조례제정 : ‘서운시 시민과학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을 통해 시민과학자-전문가-행정의 협력 강화
 
②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발전설비 1GW 설치, 기후에너지 공약
 
 
서운시는 많은 전기를 쓰고 있는데, 그 중 태양광 발전 비율은 0.1%밖에 되지 않습니다. 2017년, ‘태양의 도시 서운’을 표방하며 2022년까지 태양광 1GW를 보급하기로 했으나, 2020년 말 기준으로 305MW밖에 안 됩니다. 서운시 건물 옥상의 전부를 태양광으로 바꾸면, 무려 8.5G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고, 이는 서운시 옥상 1/3에만 설치해도 서운시 전력 수요를 충분히 채울 수 있는 양입니다.
▶ 태양광 5GW 달성을 위한 목표 마련 : 2050 태양광 5GW달성을 위해 2026년까지 1GW는 달성해야 함
▶ 건물 온실가스 총량 관리 : 서운시 온실가스 배출 1등인 건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모든 건축물에 온실가스 총량 감축을 의무적으로 부여
▶ 공공기관 RE100 실현 : 기업, 회사가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하겠다는 자발적 캠페인을 공공부문 건물부터 제로에너지빌딩을 위해 실천
 
③ 마을에서 한강까지, 흐르는 서울의 하천, 한강습지 공약
 
 
한강은 동에서 서로 42km를 흐릅니다. 그동안 중랑천, 안양천 등 수십 개의 하천과 만나는데,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물이 땅으로 흡수되지 않고 있습니다. 비가 많이 내리면 침수되고, 가뭄이 오면 하천이 말라갑니다. 물순환이 안 되다보니 서운시는 하천에 물을 인공적으로 공급하며 빗물 관리 시설, 투수블록 등을 설치하고 있지만, 물 흐름과 생태계를 단절시키는 하천의 보를 철거하는 일은 10년째 제자리입니다.
▶ 도심하천 복원 : 재개발, 재건축 때 사라진 하천을 복원하고, 하천 옆의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체육시설이나 자전거도로 대신 녹지와 습지가 있을 수 있도록
▶ 하천 생태 흐름을 개선하기 위한 보 철거 : 지난 10년 동안 축적된 신곡수중보에 자료를 바탕으로 보 철거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실행 전략 수립
▶ 다양한 하천이용 문화 : 한강의 동력선 중심 이용문화는 조류에게 부담이 됨. 하천 생태계에 부담을 주지 않는 다양한 강 이용문화 조성
 
④ 자원순환의 도시, 자원순환 공약
 
 
서운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서운이 아닌 수도권 매립지로 보내는 중인데, 사용기한이 2025년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또한 쓰레기 매립량 감축을 위해 2025년부터는 건설폐기물, 2026년부터는 생활쓰레기 직매립이 금지됩니다. 하지만 서운시 25개 자치구 중 16곳은 이미 매립지로 배출할 수 있는 양을 넘겨, 쓰레기는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 종량제봉투 처리시설 분산 설치 : 대규모의 광역자원회수시설대신 분산형 시설을 통해 소각량을 줄이고, 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 
▶ 1자치구 1 ‘리앤업 사이클 플라자’ : 현재 2개소만 개소한 리앤업 사이클 플라자를 자치구마다 하나씩 설치해 자원순환 교육, 주민 워크샵, 수리장터 등 마을 자원순환 인프라로 구축
▶ 분리배출 플랫폼 운영 : 현재 ‘내 손안의 분리배출’이라는 민간 앱만 있는 상황이라, 지침을 제공하는 분리배출 공공 플랫폼을 만들어 운영
 
⑤ 서울 생물다양성과 기후위기 대응 위한 도시농업 활성화, 도시농업 공약 
 
 
서운시 도시농업은 2011년 대비 면적은 약 7배, 참여 인원은 약 15배 증가했지만, 농지는 오히려 10년 동안 22% 감소했습니다. 땅을 갈지 않고, 비료를 쓰지 않는 생태농법으로 친환경 농업을 하면 농지가 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 서운시 농지총량제 도입 : 농지훼손을 막고, 자연성을 높이기 위해서운시에 최소한으로 필요한 농지의 양 정하기
▶ 조례제정 및 농지 전수조사 의무화 : 농지총량과 연계해 정기적으로 농지 전체를 조사하고, 특히 서운시 내에 생물다양성이 보전 가치가 높은 농지는 선별해서 보호
▶ 생태농법 전환 활성화 : 도시농업이 이뤄지는 공간에선 일정 비율을 생태농법으로 경작할 수 있도록 의무화
 
⑥ 2030보행·자전거·대중교통 통합수단분담률 80% 달성, 대기교통 공약
 
 
서울시 자동차 등록대수는 2021년 317만 대를 넘겼고, 중·대형차 중심으로 차량판매가 증가하며 대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증가추세입니다. 서운시 수송부문 온실가스 감축정책은 친환경 차 보급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석탄화력발전이 40%가 넘는 한국에서 전기차는 친환경 차가 될 수 없습니다. 수송부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선 교통수요정책을 통해 도심 자동차 통행을 줄이고, 보행, 자전거, 대중교통 간의 연계를 통해 대체교통 수단분담률을 높여야 합니다.
▶ 2025 녹색교통지역 내 내연기관차 운행 제한 : 현재 5등급 차량만 제한하고 있는 녹색교통지역은 기준을 강화해 내연기관차 차량의 운행을 막아야 함
▶ 도로 다이어트를 통한 자전거 및 보행로 확보 : 2019년 기준 전체 도로 중 자전거도로의 비율은 24%에 불과. 3차선 이상의 도로에서 가장 우축 도로는 자전거와 PM이 이용할 수 있도록 지정
▶ 자전거 전용도로 비율 25% 달성 : 현재 서운시 자전거 전용도로의 비율은 10%. 전국 평균인 25%까지 늘려야 함. 생활권 도로 중심으로 전용도로 100km 이상 구축
 

푸르당원의 당원 생활

 
공약을 보니 이런 정당이라면 당원 생활도 해볼만 하다고 여겨지시나요? 푸르당의 공약은 pruri.kr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와 계속 업데이트 되는 당원들의 이야기, 프루리의 선거활동 이야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정당처럼 질기고 끈적하게 표만 달라는 일은 없습니다. 깔끔하고 깨끗하게 정당 생활이 가능한 공간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프루리의 출마선언 이야기도 보시고, 당원으로 활동했을 때 우리가 ‘서운시’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궁리도 함께 해주세요. 푸르당의 공약과 시장선거, 정치활동이 ‘서운시’를 바꿀 수 있다면, 그와 똑 닮은 ‘서울시’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한 1700명의 푸르당원들이 이미 함께 하고 있습니다. 푸르당원이 메타버스 공간에서 늘어날수록 오프라인 서울에서의 영향력도 늘어납니다. 생각과 의지의 힘은 공간을 가르지 않으니가요. 푸르당은 이번 ‘서운시 시장선거’ 때만 반짝할 정당이 아닙니다. 활동을 이어갈 것입니다. 푸르당원들이 두 개의 공간을 어떻게 바꾸어 나갈 수 있을까요? 두근두근 쿵쿵, 가슴 뛰는 정당활동을 함께 해주세요. 푸르당 당원이 되어주세요!
 
 
글 / 최화영 서울환경연합 기후에너지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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