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케미족을 꿈꾸는 당신을 위한 DIY 가이드

글 / 강윤화 아로마테라피스트 
 
생활용품 속 화학물질이 두려워 직접 생활용품을 만들어 사용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강윤화     
 
여러 해 전의 일이다. 생활용품 몇 가지가 필요해 밤 10시가 넘은 시간, 24시까지 영업하는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었다. ‘샴푸도 다 썼고, 폼클렌저도 필요하네. 바디클렌저도 다음 주까진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나중에 다시 올까? 다 썼는데 없으면 불편하겠지? 온 김에 사두는 게 낫겠다.’ 그리고 사야할 물건이 더 없나 생각하며 여러 가지를 고르는 중에 선반 가득 진열된 제품을 보며 문득 물건이 참 다양해지고 많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 씻는 바디클렌저, 스크럽제도 있고  얼굴용 폼클렌저, 손 씻는 세정제 등등 세안제만 해도 몸 부위별로 제품들이 나눠져 있다. 꼭 이렇게 따로따로 사용해야만 하는 걸까?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어렸을 적 어머니는 향이 좋은 비누 하나로 얼굴이며 온 몸을 씻기고 머리도 감겼다. 손수건이나 속옷 정도는 같은 비누로 빨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참으로 많은 물건들을 소비하고 있다. 
 

다양하고 강력한 생활용품들

 
강력하고 다양한 생활용품들이 시중에 판매중이다. 과연 이 많은 것들이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것들일까
 
아침에 일어나 잠자리에 들기까지 내 몸에 직접 닿는 생필품을 세어 보니 10~15개다. 그리고 간접적으로 접하게 되는 물건들, 이를테면 방향제, 모기약, 생활 세제 등을 더해 보니 하루 동안 소비하는 물건 가짓수만 해도 20여 가지가 넘는다. 
 
꼭 필요한 물건만 골라 보자고 다시 살펴보는데 하나도 빼기가 쉽지 않다. 어쩌다 바디클린저로 얼굴을 씻게 되는 날이면 큰 일 나는 줄 알고 얼른 서둘러 얼굴을 씻었다. ‘얼굴에 쓰는 건 폼클리징이 따로 있지!’ 하면서 말이다. 어느새 제각각 용도별로 나누어져 판매되는 물건들은 이제는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꼭 갖춰둬야 하는 필수품으로 내 생활에 확고히 자리 잡은 것 같다. 
 
그렇다면 세정제는 부위별로 어떤 성분 차이가 있을까? 제품 뒷면 성분표시를 보니 어려운 화학명이 가득하다. 뭐가 뭔지 알기 어려운 표시들, 제품을 비교하다보면 ‘뭔가 다르게 만들어진 것에는 이유가 있겠지. 그러니 제각각 용도에 맞게 사용하는 것이 몸에 더 좋지 않을까?’하며 그냥 쓰기로 한다. 사실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아도 차이를 알기가 쉽지 않다. 
 
우리가 쓰는 생활재의 대부분은 다양한 화학성분들이 들어간다. 많은 사람들에게 확실한 효과가 있어야 지속적인 구매가 일어나니 제품에 들어가는 성분들은 점점 더 강력해진다. 제품마다 차이는 있겠으나 한 사람을 위해 만드는 제품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여러 사람들에게 공통적인 효과가 있으려면 더 강력한 세정력, 더 오래가고 진한 향기, 더 빨리 냄새를 없애주는 탈취제, 균을 쉽게 제거해 주는 제품 등 강력해지는 효과를 주목적으로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물건 속 화학성분들이 우리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미처 다 알 수가 없다. 
 
최근 가습기살균제 사태뿐만 아니라 점점 대두되고 있는 생활용품 속 미세플라스틱도 마찬가지다. 치약, 세안제, 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에 들어가는 미세한 플라스틱 알갱이는 녹지도 않고 이와 잇몸 사이, 피부에 남아 인체에 쌓이고, 물, 하수를 통해 바다로 흘러들어가 해양생물이 섭취하여 다시 우리의 식탁에 올라온다. 생활용품 속 화학물질을 잘 알고 사용하고 싶어도 우리가 성분을 알기도 쉽지 않고 어렵고 제품 생산에 대한 믿을만한 규제나 사용가이드조차 부족한 실정이다. 
 

“꼭 필요할까” 소비패턴 먼저 점검해야

 
과연 이러한 것들로 우리의 생활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을까? 몸도 마음도 편안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에코 라이프는 어떤 것일지 우리 삶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우리의 소비패턴을 점검하자. 과연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생활재들이 꼭 필요한가.  기업의 마케팅과 소비를 부추기는 문화에 우리도 인식하지 못한 사이 길들여져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으니 나도 쓴다’거나 새로운 제품 광고에 자극되어 ‘저런 제품도 써야 하는구나.’는 생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제품이 많아지면서 발생하는 또 다른 문제는 플라스틱, 비닐 등의 포장용기 소비도 같이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나에게 꼭 필요한 제품이 어떤 것인지를 살펴보고 나의 소비 기준을 정리해 보면 어떨까. 그런 후에 소비하는 물건을 최소화하고 건강한 생활 대안의 방법들(숯, 식물을 활용한 공기정화, 자주 환기, 레몬을 이용한 주방, 욕실 기름기 제거, 베이킹소다, 구연산 생활재 활용 등)을 나의 생활에서 적용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더 나아가 내가 직접 생활재를 만들어 다양한 용도에 안심하고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공산품이 늘어나고 물건이 세분화되고 많아지기 전에 우리는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들어 사용했다. 자연이 주는 재료를 최대한 사용하여 생활용품을 만드는 것이 의, 식, 주 전반에서 당연한 생활 문화였다. 그러다 점차 삶의 리듬이 빨라지고 비용을 지불하면 손쉽게 살 수 있는 제품들이 늘어나면서 제품을 직접 만들어 쓰는 활동은 귀찮거나 시간이 없어 하기 어려운 활동이 되었다. 소비문화가 달라지면서 자본의 흐름 또한 제품 생산, 판매, 소비를 지향하는 홍보 등으로 집중되고 어느새 우리는 소비지향 문화에 길들여진 것인지도 모른다. 
 
나에게 필요한 물건을 만들기 위해 직접 재료를 준비하고, 시간을 들여 만들다보면 물건을 아끼고 소중히 사용하는 마음도 생기면서 과소비도 자연스럽게 줄게 된다. 직접 만든 비누 하나로 얼굴을 씻는 폼클린징과 바디클린저, 스크럽제 등을 대체할 수 있다면 소비해야 하는 물건의 종류도 줄어들고 화학성분이 주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된다. 만들어 쓰는 생활이 주는 즐거움의 덤이기도 하다.  
 
만들기는 자연스럽게 나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같이 살피게 되는 시선을 깨워 주기도 한다. 화학물질이 최소화된 재료, 천연에 가까운 재료를 준비하고 선택하다 보면 자연이 주는 재료의 효능들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다양한 먹거리 활용, 식물의 효능이 담긴 각종 오일 등을 활용하면서 자연이 주는 선물에 감사하게 된다. 더불어 그 효능들이 나에게, 우리에게, 나의 가족에게 어떤 작용을 하게 되는지 우리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살펴보는 시선이 함께 생긴다. 내 주변, 내가 쓰는 물건, 자신도 찬찬히 살피면서 내가 접하게 되는 다양한 물건들이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인지 자신만의 기준으로 점검하게 된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에코라이프의 시작

 
생활 속에서 알게 모르게 접하게 되는 많은 유해화학물질이나 생활용품 속 물질들은 안전성 검사를 철저히 하고 엄격한 검사 기준을 거쳐 일반 시민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소비자에게 친절하고 상세한 사용 가이드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소비자 역시 내가 내 삶의 오롯한 주인으로서 나에게 적합한 생활의 기준은 무엇인지, 나와 주변의 상태를 살피고 물건을 소비하는 행동에도 ‘나다운 것’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나에게 맞는 물건들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물건의 소중함을 알아간다면 그것 또한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삶, 에코라이프의 멋과 즐거움이다. 
 
우리를 위한 건강한 행동, 에코 라이프를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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