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환경정책 성적표

영산강 승촌보 Ⓒ함께사는길 이성수
 
문재인 정부의 잔여 임기가 9개월 남았다. 수립 후 만 4년이 흐른 문재인 정부의 공약 이행률, 특히 환경정책공약 이행률은 얼마나 될까? 시민사회가 지난 5월 문재인 정부의 환경정책 성적표를 매겼다. 하나는 환경연합 전문기관 시민환경연구소가 매년 진행하는 ‘환경·에너지정책 전문가 평가’이고 다른 하나는 지난 2018년 시작된 공약평가 프로젝트 그룹인 <문재인미터(moonmeter.kr)>가 내놓은 ‘문재인 정부 공약 전수조사·평가’이다.
 

임기 내 최하점, 4년차 환경·에너지정책

 
시민환경연구소의 ‘2021 환경·에너지정책 전문가 평가’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4년차 환경정책에 대해 5점 만점에서 2.76점을 주어 현 정부 들어 최하점을 줬고, 에너지정책에 대해서는 보통 이하(2.75점)라고 평가했다. 한편, 4년차 환경·에너지 공약 이행 수준은 ‘보통’ 수준(환경공약 평균 2.8점, 에너지공약 평균 2.9점)으로 평가했다.
 
전문가들이 지난 1년간 정부가 행한 가장 잘한 환경정책으로 평가한 것은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계절관리제 법적 근거 마련 △과대포장과 재포장금지에 관한 제도 도입 △대기관리권역법의 시행에 따른 대기관리권역의 확대 및 배출총량제 도입 순이었고, 에너지정책에서는 △노후석탄발전소 조기 퇴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교통·농업·산업·에너지 등 분야별 정책 전반을 포함한 한국형 그린뉴딜 순이었다. 
 
지난 1년간 추진됐던 정책 중 실효성 적은 것으로는 △일회용컵 보증금제 도입(11.4%) △연근해 어업구조 개선 및 불법어업 행정처분 강화를 통한 어업 관리 개선(10.1%) △낙동강 유역 상수원 문제 해결 대책 마련 시도(9.8%)로 나타났다. 
 
또한 향후 역점을 두어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기후위기 시대 기후중립(넷제로)를 위한 녹색사회 전환 로드맵(23.3%) △쓰레기 발생량 감축과 플라스틱 총량 관리 및 제로 배출 달성 로드맵 제시(19.5%) △미세플라스틱 관련 제도 및 안전관리 체계 구축(16.6%) 등의 정책이 꼽혔다.
 
문재인 정부의 4년차 환경·에너지정책 전문가 평가를 분석해 볼 때 가장 특징적인 것은 환경정책 상의 ‘4대강재자연화추진 공약’이 다른 공약에 비해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대통령 공약이자 정부 환경정책이었던 4대강 재자연화가 그만큼 미진했다는 비판인 것이다. 
 
한편 에너지정책에서 문제적 정책으로 평가된 것은 응답자의 65%가 ‘잘못했다’고 꼽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통과였다. 정치적 의도가 높은 선심성 입법이라는 점과 대표적 고탄소산업인 항공산업과 연계된 불필요한 대규모 환경훼손을 불러올 입법이라는 점이 호된 평가의 이유였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시민환경연구소 백명수 소장은 “현 정부 들어 환경정책이 가장 낮게 평가됐고 대통령 환경공약 이행 평가 결과도 보통 이하 수준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임기 말 한계를 극복하고 적극적인 정책 실행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환경과 에너지정책 분야 기여도에서 여타 정책 관련 기관 가운데 국회가 최하위 평가를 받았다는 점을 국회가 기억해야 한다. 실질적인 환경에너지 정책 개선을 위한 입법기관으로서 반성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4대 지체 공약 중 하나는 환경

 
<문재인미터(moonmeter.kr)>가 실시한 ‘문재인 정부 공약 전수조사·평가’에서는 완료된 대통령 선거공약이 17.4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미터’는 환경연합, 참여연대, 나라살림연구소 등 18개 시민사회단체, 기관이 문재인 정부 공약 887개를 △정치 개혁 △경제 △노동 △지방분권·농어촌 △민생복지 △교육 △외교·통일·국방 △안전·환경·동물 △성평등 △문화·예술·체육·언론 등 10대 주제로 분류해 그 이행율을 체크 평가한 ‘대통령 공약 체크 프로젝트’다. 2020년 총선에서 여당이 180석을 확보한 뒤 1년이 지났고 대통령 임기 또한 9개월밖에 남지 않은 2021년 5월 중순 시점에서, 평가 결과 ‘대통령 공약 완수율이 20% 이하’라는 것은 기대 밖의 결과다. 
 
공약이 진척되지 않는 상황인 ‘지체 공약’ 순위를 보면, 외교·통일·국방 38.71%, 정치개혁 31.19%, 노동 30.14%, 안전·환경·동물 23.39% 순으로 높았다. 특히, 안전·환경·동물 주제의 대통령 공약은 124개였는데 이중 지체되고 있는 공약만 29개(23.39%)에 달한다. 완료된 공약은 총 16개(12.90%)였고, 진행중인 공약은 64개(51.61%), 공약 변경 4개(3.23%), 파기 3개(2.42%)로 나타났다. 
 
지체됐거나 본래 취지에서 벗어난 환경정책들을 살펴보면 △탈원전 정책과 에너지전환 관련 공약은 대부분 지체 상태(‘노후 원전 수명연장 금지와 월성 1호기 폐쇄’, ‘원자력안전위원회 독립성과 권한 강화 & 원전 내진설계기준 상향 조정’)를 벗어나지 못했고, △원전 중심 발전 정책 폐기 △단계적 원자력 발전 감축으로 원전 제로 시대 이행 공약은 본래 취지에서 변경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지부진 4대강 재자연화 그리고 탈핵한국

 
2016~2017년 촛불의 바다에서 가장 큰 소리로 울려퍼졌던 목소리는 “4대강 재자연화” 그리고 “탈핵 한국”이었다. 당연히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공약에서도 대표적인 환경분야 공약으로 다뤄졌고 정책 반영 또한 정부 수립 초기부터 시작됐다. 물관리일원화와 4대강 유역관리정책의 강화 등 4대강 재자연화와 관련된 정책전 진보에도 불구하고 4대강에 놓인 보들 대다수는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서있는 현실, 계획된 원전 건설을 취소시키지 못한 채 사실상 탈핵이라기보다는 자연수명 만료정책으로 완화, 변경된 탈핵정책에 대한 시민사회의 평가는 엄정하다. 남은 임기 9개월이 이런 평가가 고착화된 ‘임기 말이라 무력’했던 때로 기억되어선 안 된다. 탈핵 한국과 댐(보) 없는 4대강 비전을 역진될 수 없는 현실로 만들 책무가 문재인 정부에 있다.  
 
글 / 박현철 편집주간 parkhc@kfem.or.kr
 
 
 
 
제작년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