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의 사건이라고?

 
‘세계 최초’라고 했다. ‘한국에서만 생산하고 한국에서만 사용했다’고 했다.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조금만 따져보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6개 국가 8개 다국적기업이 관여

 
먼저 ‘세계 최초’라는 부분에 대한 의문이다. 필자도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고 지금 확인중인 이야기지만 독일에서 1995년을 전후하여 ‘가습기살균제’가 제품화되어 시장에 판매되고 있었다고 한다. 멜리타라는 이름의 기업이 독일어로 ‘아클리마트’ 즉 가습기를 판매하면서 물에 타서 사용하는 방식의 가습기살균제를 함께 팔았다고 한다. 멜리타의 가습기살균제에는 ‘프리벤톨’이라는 이름의 살균성분을 사용했는데 1998년부터 한국에서 판매한 동양화학계열의 옥시가 만든 가습기살균제가 바로 이 프리벤톨을 사용했다. 옥시 제품은 독일 멜리타 제품의 카피본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만약 멜리타의 가습기살균제 개발 및 판매가 1994년 이전이었다면 SK케미칼(당시 유공)이 홍보한 ‘세계 최초’도 거짓이 된다. 
 
한국 검찰은 옥시 관계자를 구속하면서 옥시가 2001년 가습기살균제 성분을 프리벤톨에서 PHMG로 바꿔 뉴가습기당번을 출시하면서 독일의 PHMG 전문가로부터 호흡독성 안전시험을 권유받았지만 시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옥시레킷벤키저가 뉴가습기당번의 유해성을 인지하고도 학인하지 않았다며 죄를 물었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독일전문가와 독일의 멜리타 이야기가 상통한다. 
 
그리고 비록 한국에서만 제조되고 판매되었다는 이야기가 맞는 듯하지만 실은 한국 외에 6개 국가 8개 다국적기업이 관여한 국제적인 사건이라는 점은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 회사들의 국적을 살펴보면 금방 알게 된다. 영국의 레킷벤키저와 테스코, 미국의 코스트코, 일본의 다이소, 아일랜드의 엔위드, 덴마크의 케톡스, 중국의 PHMG 판매기업 등이다. 
 
주총을 마치고 나오는 옥시레킷벤키저 주주들에게 한국의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설명하는 항의단 ⓒ환경보건시민센터
 
먼저 2001년 옥시를 인수해 뉴가습기당번을 만들어 판 회사는 영국계 다국적기업 레킷벤키저다. 이어 2003년에 홈플러스의 가습기살균제PB상품을 만들어 판 것은 영국에서 가장 큰 슈퍼마켓인 테스코(TESCO)다. 홈플러스는 한국의 삼성물산이 처음 만들었고 이후 테스코와 합작으로 운영된다. 삼성물산도 홈플러스 가습기살균제에 절반의 책임이 있다는 이야기다. 2005년에는 아일랜드의 엔위드라는 알약제품이 직수입되었다. 2007년에는 덴마크의 케톡스가 PGH 원료를 팔았다. 세퓨는 처음엔 덴마크산PGH를 원료로 사용하다 중국산 PHMG와 섞어서 사용했다. 
 
요약하면 이렇다. 하나, 살균제를 가습기 물통에 넣어서 물과 섞어 사용하는 가습기살균제는 한국에서만 만들고 사용한 것은 아니다. 독일과 일본에서도 비슷한 제품이 있다. 둘, 하지만 지금까지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피해자가 보고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국내외 유수한 대기업들이 가습기살균제 제품을 앞 다퉈 만들어 팔고 국민의 20퍼센트인 1000만 명이 사용하고 그중 20퍼센트가량이 잠재적 피해자인 나라는 한국뿐이다. 미국의 LA에서 가습기살균제를 구입해 사용하다 사망한 사례가 있는데 한국제품을 구입해 사용하던 한국교민이었다.
 
글 /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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