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용 빨대 법으로 금지하자

지난 6월 4일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회용 플라스틱 빨대 법적 사용 금지’를 촉구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1회용 플라스틱 빨대는 대체로 PP(폴리프로필렌)로 만들어진다. 플라스틱 계열인 PP는 성형하기도 편리하고 내열성도 좋은데다 값도 싼 편이라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1회용 플라스틱 컵도 PP로 만들어진다. PP 단일 재질로 만들어진 1회용 플라스틱 컵은 별도 수거하면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빨대는 재활용되기가 어렵다. 빨대의 특성 때문이다. 기다랗고 좁은 모양 때문에 빨대 내에 묻어있는 음식물을 세척하여 분리배출하기 쉽지 않다. 공을 들여 세척하여 분리배출을 해도 선별장에서 선별이 안 된다. 일반적으로 선별 과정에서 각 종류별로 플라스틱을 분리한 후 나사 모양의 스크루가 돌아가는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재활용이 가능한 모양으로 플라스틱을 분쇄한다. 헌데 빨대는 모양 특성상 스크루에서 분쇄가 되지 않고 밑으로 그냥 빠져버려 재활용이 어려운 것이다.
 
재활용도 쉽지 않은 1회용 플라스틱 빨대는 페트병, 플라스틱 컵 등 다른 1회용 플라스틱보다 부피가 작고 가벼워 미세플라스틱이 되기 쉽다. 육지를 통해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3분의 2로 추정되고 있는데 바다로 흘러간 빨대는 페트병, 플라스틱 컵보다 더 빠른 시간 내 잘게 부서진다. 1회용 플라스틱 빨대는 잘게 부서져 미세플라스틱으로 바다를 떠돌다가 미세플라스틱보다 더 작은 나노 플라스틱으로까지 쪼개진다. 나노플라스틱은 미세플라스틱보다 독성이 더 크고 세포막까지 손상시킨다. 
 

우리도 법적 규제가 시급하다

 
때문에 1회용 플라스틱 빨대를 법적으로 규제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영국은 2020년부터 국가적으로 1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EU와 캐나다는 2021년부터 플라스틱 면봉이나 빨대, 풍선막대, 식기에 대한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연방국가인 미국은 자치주에 따라 뉴욕주 뉴욕시, 로스앤젤레스주 말리부시와 버클리시, 샌프란시스코주, 워싱턴주 시애틀,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시와 샌루이스오비스포시와 데이비스시, 플로리다주 할렌데일 비치시, 하와이에서 사용 금지 법안을 시행하거나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인 대만은 올 7월부터 1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2030년부터는 요식업에 사용되는 모든 1회용 플라스틱을 사용 금지할 계획이다. 인도는 2022년까지 1회용 플라스틱 빨대를 포함한 플라스틱 사용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적 문화유적지나 관광지가 있는 태국 국립공원,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페루 마추픽추, 남태평양 사모아섬, 인도네시아 발리섬도 1회용 플라스틱 빨대를 포함한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 금지하는 계획이 나오고 있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1회용 빨대에 대해 아무런 법적 제재가 없다. 우리나라는 현재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조 ‘별표1’에서 1회용품 품목을 규정하고 무상제공과 사용억제를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2009년 이후 1회용품 품목은 한 번도 개정되지 않았다. 그 사이 엄청나게 발달한 IT와 정보통신으로 인해 택배, 배달 등 서비스업이 발달했고 보지 못했던 1회용품도 생겨났지만 법은 제자리걸음이다. 1회용 플라스틱 빨대에 대한 문제 인식에도 제재는커녕 국내에서 얼마나 생산되고 있는지, 또는 얼마나 수입되고 있는지 알 수 없고 폐기량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정확한 사용량을 바탕으로 어떻게 단계적으로 감축할 수 있는지 계획을 세울 수도 법적 규제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당장 1회용품의 규정에 1회용 플라스틱 빨대를 포함시켜야 한다. 법적 1회용품으로 규정하여 무상제공과 사용억제 품목으로 규제되어야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환경부는 자발적 협약을 통한 1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 줄이기의 한계로 매장 내 사용 금지 및 단속을 실시한 바 있다. 1회용 플라스틱 빨대 역시 일부 기업의 자발적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강제적으로 매장 내 1회용 플라스틱 빨대를 상시 비치하지 않도록 하거나 고객이 원할 때만 지급하는 방안으로 전환해야 한다. 법적 1회용품 규정을 통해 사용량을 조사하고 규제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정부가 2027년까지 자원순환기본계획을 통해 1회용 플라스틱 빨대의 단계적 감축을 밝혔지만 법적 1회용품으로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통계 자료와 법적 근거의 뒷받침 없이 계획의 이행가능성은 보장되기 어렵다. 법 시행령의 조속한 개정을 통해 1회용 플라스틱 빨대를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 
 
글 / 김현경 서울환경운동연합 생태도시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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