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텍스트 141] 펭귄도 사람을 좋아할까?

 
펭귄은 사랑받는 동물이다. 애완견처럼 키울 수만 있다면 아마도 제법 많은 펭귄들이 아파트며 집 마당에 뒤뚱거리고 다녔을지 모를 일이다. 일단 귀여우니까 말이다. 어느 곳 하나 모난 곳 없이 둥근 유선형의 생김새부터 일단 점수를 따고 들어간다. 뒤뚱거리는 뒷모습, 별다르게 기술적이어 보이지 않는 날갯짓, 끅끅 거리는 울음소리까지. 
 
아파트에 데려올 수 없는 펭귄은 동물원에서는 산다. 그럴 수 있었던 건, 동물원에 있는 다른 동물들의 히스토리와 마찬가지로 이기적인 휴먼스토리 때문이다. 그러니까 19세기 중반 작살에 화약을 폭발시켜 고래를 잡았던 포경선에 실려 오게 되는 그런 류의 이야기. 당시의 포경선은 고래만 잡은 게 아니라 펭귄도 잡았다. 당연히 산 채로 배에 실어오는 사람들이 생겼다. 이방인의 외모, 독특한 행동방식들, 펭귄의 모든 조건들은 당연히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고, 1931년 애딘버러 동물원 개장에 맞춰 남극에서 실려 왔다. 
그렇게 자기의 고향에서 떠나온 펭귄들은 언제까지나 구경의 대상이다. 어쩜, 너무 귀여워! 딱 그 선에서 끝나는 관심. 펭귄이 어떻게 짝을 찾는지, 무리지어 생활하는 가운데 어떻게 가족들의 의사소통이 가능한지, 계절을 나는 방법은 무엇인지, 그것을 위해서 저자는 남극 세종기지에서 펭귄 연구를 시작하게 된다. 
 
펭귄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무리지어 생활한다. 하지만 펭귄의 의사소통에 관한 자세한 신호 전달과정은 아직 정확하게 파악이 되지 않았다. 어린 펭귄들은 자기들끼리 모여서 일종의 보육원을 형성한다. 그것은 당연히 필요에 의한 행동양식이다. 부모가 먹이를 찾으러 나간 동안 자기들끼리 체온도 나누고 포식자에 대해서도 대응하기에 유리한 방법이기도 하다. 이 복잡한 상황에서도 부모는 자기 새끼의 목소리를 기억했다가 서로를 찾는다. 이른바 칵테일파티효과.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시끄러운 소리로 떠드는 파티장에서도 찾아내야 할 사람은 찾고, 들어야할 목소리는 꼭 들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암컷 황제펭귄은 알을 낳을 때까지 평균 45일 동안 굶은 상태로 눈보라를 맞으며 버틴다. 알을 낳은 암컷이 수컷과 교대하여 먹이를 찾아 바다로 떠나면 수컷 황제펭귄은 아무것도 먹지 않고 평균 115일 동안 암컷을 기다린다. 먹이가 없을 때는 식도에서 분비되는 물질을 새끼에게 먹인다. 그들은 그렇게 같이 산다. 
 
안타깝게도, 혹은 당연하게도, 펭귄은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더 정확히는 싫어하는 것에 가깝다. 대부분의 야생동물들에게 인간의 호기심과 사냥본능 같은 것들은 생존의 위협이거나 최소한 생활에의 방해에 불과하다. 연구자들의 관찰에 따르면 펭귄들은 인간의 방해로 인해서 번식이 저하됐다는 보고도 있다. 
사실 그 정도면 좋을 텐데, 사랑받는 동물 펭귄은, 좀 냉정하게 말하면, 사람 때문에 골치 아픈 와중에 있기도 하다. 사람들은 1970년 대부터 고래를 잡는 대신 펭귄의 먹이인 크릴을 잡기 시작했다. 해양 포유류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먹이 경쟁이 심해지고 있고, 겨울철 온도는 5~6도 상승했고, 해빙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그들은 그렇게 같이 괴롭게 산다. 
 
아름다운 것들은 있는 그대로 사는 것들이다. 변화되는 환경에 적응하면서도 살던 대로 사는 그런 모든 풍경들이 곧 아름다움이다. 나는 몸길이 70센티미터의 젠투펭귄이 200미터 깊이까지 잠수할 수 있는 능력을 변화시키고, 해빙을 건너뛰느라 드디어는 하늘을 날게 될까봐, 그게 걱정이다. 몇백 년후 쯤 그렇게 될까봐, 노파심이 든다는 거다.
 
 
글 / 조은영 무가지로 발행되는 서평 전문 잡지 『텍스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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