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대를 위하여] 너무 많은 게 아닌가

너무 많은 게 아닌가


박현철 편집 주간 parkhc@kfem.or.kr


우리는 지구에서 살아간다. 우리는 이 별에서 가장 번성하는 단일종이다. 그 수로 보자면 곤충이나 미생물에 비할 수 없고, 개체의 물리력으로 보자면 고양이과 포유류에 비할 수 없고, 생리학적 생산성으로 보자면 햇빛에서 직접 에너지원을 만드는 식물들에 비할 수 없는 보잘 것 없는 종이지만 우리는 오늘날 지구를 행성 차원에서 생명을 끊을 수도 지속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슈퍼파워’의 주인공이다. 우리는 이 별에서 매일 지수적 크기로 태어난다. 새로운 태양이 뜰 때마다 25만 명의 ‘슈퍼맨’들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토록 놀라운 인구증가로 오늘날 인류는 64억에 달한다. 그들은 ‘말씀’으로만 사는 존재가 아니고 ‘빵’과 나중에 필요하면 포도주로 바꿀지라도 우선 마실 ‘물’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우리를 부양하기 위해 자기를 헐어 먹이고 있는 지구 입장에서 보자면 인류는 너무 많은 게 아닌가?

 

지구 생태계가 선물한 생태적 수용력의 잉여분을 먹고 살아야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은 지속가능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잉여, 즉 이자를 넘어서는 원리금까지 훼손해서 먹어치우는 인간 질주 때문에 아주 심각하게 무너진 지구의 주요 생태계가 25군데나 되고 지구의 생태적 다양성의 본산인 중요 열대림들이 위기에 처해 있다. 이들을 보호하고 복원하는 데는 겨우 300억 달러가 필요할 뿐이라고 당대의 에코 멘토인 생물학자 데이비드 윌슨은 말한다. 그리고 그 액수란 사실, 세계 연간 총생산액의 1000분의 1에 지나지 않으며 또한  연간 지구 생태계가 인류에게 선물하는 생태적 서비스 가치의 1000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한다.

 

인류에 대한 지구의 생태적 서비스는 너무 많은 것이 아닌가? 너무 많아 인류가 고마워할 줄 모르는 게 아닌가? 인류의 총생산액 또한 너무 많은 게 아닌가?

 

한국사회가 경제에 관해 현재 벌이고 있는 두 개의 국가적 캠페인이 있다. 하나는 출생률이 너무 낮아 미래에 필요한 충분한 노동력을 확보할 수 없으니 ‘아이를 많이 낳자’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토건산업이 전체 경제의 30퍼센트를 넘는데 이 덩치를 유지할 먹을거리가 없으면 국가경제가 파탄난다며 벌이는 토건경제 일감 공급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구체적으로 ‘4대강사업’과 미분양으로 골병든 부동산 건설시장을 살릴 ‘대출규제한도 완화’ 등이다.

 

늙은 나를 벌어 먹이라고, 지금도 초과상황인 지구의 수용능력은 신경 안 쓰고 아이를 둘, 셋 더 낳아야한다는 데 동의하는가? 당장 먹고살고자 국가의 미래자산을 빚으로 돌려 4대강사업비로 계속 써야한다는 데 동의하는가? 아무래도 우리에게 진짜 많은 것은 욕망이지 싶다. 아주 이기적인!

제작년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