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대를 위하여 156] 후쿠시마 올림픽

2020년 7월 24일부터 보름 동안 도쿄 올림픽이 열린다. 2011년 9월 도쿄 올림픽이 개최지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일본은 동북지방 대지진으로 후쿠시마핵발전소 폭발 등 피해를 입은 나라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피해자가 부활의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일본을 32회 올림픽 개최국으로 선정해달라는 의도였다. 의도는 적중했고 도쿄는 다시 한 번 올림픽 개최도시가 됐다. 개최지 선정 캠페인 테마였던 부활은 올림픽 슬로건이 됐다.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동북지방의 후쿠시마, 이와테, 미야기 3개 현에서 난 식재료를 올림픽 기간 동안 선수촌 음식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선수촌 숙소 건축에 이들 방사능 피폭지 목재를 포함한 전국의 목재를 공모 받아 사용한다고도 밝혔다. 야구와 소프트볼 종목의 일부 경기가 후쿠시마 아즈마경기장에서 진행될 예정이기도 하다. 이 정도면 일본이 올림픽에 참여하는 외국 대표선수들을 대지진과 핵발전소 폭발사고로 무너진 동북지방, 나아가 무너진 안전 일본의 이미지를 부활시키는 소도구로 착각하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일본이 후쿠시마를 비롯한 방사능 피폭지 표토만 걷어서 자루에 담아 쌓아두고 그 땅에서 벼농사를 짓고 그 쌀을 달랑 ‘자국산’ 표시만 붙여 유통시켜 음식점 공기밥이나 편의점 김밥 재료가 되게 하는 일은 일본 내국의 문제이고 선택이지 혀를 찰 순 있어도 막을 순 없다. 설령 산지가 7할인 집중 피폭지 3현의 제염되지 않은 산림에서 바람이 불어와 방사능 물질이 다시 평지로 날아들고 비가 흘러내려 평지 제염이 별 소용없는 일이라 해도 말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무신경하게 일본 여행을 가서 ‘후쿠시마만 아니면 되지!’ 하고 생각 없이 식도락이라고 즐기는 이들에게는, 애써 걱정해 주거나 역사 갈등이 정치경제 갈등이 된 현실을 생각해 ‘애국심 운운’하며 혈압을 올리는 건 무익하고 가치 없는 일이다. 그들 선택의 문제니 뭐라 하기에는 말이 아깝다. 하지만 도쿄 올림픽에 우리 대표선수들을 보내는 문제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후쿠시마 올림픽이 될 게 분명한 곳에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을 보내는 것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선수 생명’이 걸린 일이므로 보이콧이 불가능하다면, 최대한의 안전조치를 취해야 한다. 야구와 핸드볼 경기장의 이전을 요구해 관철해야 하고, 음식물 일체를 공수해 섭취를 통한 내부피폭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 방사능 관련 안전관리 요원들을 선수단에 동행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이런 걱정을 하고 있는 세계 각국의 올림픽 선수단과 그 정부들과 후쿠시마 올림픽 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 이제 1년밖에 시간이 없다. 피폭지산 목재가 사용되는 선수촌 교체, 선수들의 안전한 섭식을 위해 선수단을 파견하는 모든 나라가 힘을 합쳐야 한다.
 
글 / 박현철 편집주간 parkhc@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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