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대를 위하여 163] 세수보다 먼저 세심

2월 중순, 신천지대구교회 예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참석했고 이로 인해 예배자 1001명 중 의심 증상자 90명, 확진자가 38명 발생했다. 더구나 예배자들은 대구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모인 이들이었고 그 중 수백 명은 현재 연락이 닿지 않아 유행을 심화시킬 원인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시민들의 공포는 배가됐고 가뜩이나 쪼그라든 경기는 물론 생활세계의 안전에도 실제적 위협이 되고 있다. 두려운 일이다. 그런데 이런 공포와 두려움의 크기에 합당할 만큼 코로나19는 예방도 어렵고 사망률이 높으며 치료가 어려운 난치병인가? 의학적 진실은 이런 일반의 공포와는 거리가 있다. 공포의 크기로 보자면 거의 ‘걸리면 죽는 불치병’인 듯이 느껴지지만, 사실은 꼼꼼하게 손을 씻고 마스크 등으로 분비물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며, 기침할 때 팔뚝으로 입을 가리는 에티켓만으로도 감염을 막을 수 있다. 공포는 과장됐고 대응행동은 신경질적으로 과잉된 현실이다. 공중을 배려하는 개인위생 철저, 의심자의 자발적인 격리와 대인 접촉 억제라는 시민의식만 있다면 코로나19는 무섭지 않다. 
 
코로나19의 유행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희비극 속에서 ‘우리가 진짜 두려워해야 할 일에는 제대로 두려워하고, 또 적절히 반응하고 있는가?’ 의심이 든다. 지난 2월 10일, 일본 경제산업성 소속 <오염수 처리대책 전문가소위원회>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120만 톤의 해양방류 안을 담은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공식보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입장은 ‘희석해서 기준치 이하로 방류하면 안전’하다는 것이다. 거짓말이다. 방사능 오염에는 어느 선까지는 안전한 ‘역치’가 존재하지 않는다. 적으면 적은 대로 많으면 많은 대로 위험하다. 태평양에 방류된 방사능 오염수는 해류를 타고 최장 5년 이내에 태평양 전안을 순환한다. 한반도 해역처럼 일본 근해 해류와 밀접한 곳에는 1년 이내에 당도할 수도 있다. 우리 사회가 이 국제 민폐이자 지구 해양에 대한 국가 테러에 대해 ‘합당한’ 공포와 공분을 쏟아내며 대응행동에 나서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일본에게 방사능 오염 방지를 위해 ‘손을 씻는 방법’을 알려주고, ‘마스크를 제공’하는 방법을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방사능 오염에서 벗어나고, 저지른 오염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를 정립하는 길은 첫째도 둘째도 ‘완전한 탈핵’이고 그 다음이 오염 처리 비용 부담 따위 경제적 계산보다 ‘오염자 책임 원칙의 준수’라는 환경문제 해결의 국제적 원칙을 견지하는 국가 태도를 확립하는 것이다. 의무는 방기, 태도는 불량한 국가를 돕는 진정한 우방의 태도 또한 첫째도, 둘째도 완전한 탈핵의 길을 재촉하는 것이고 그 다음이 이웃의 맹성을 촉구하는 정당한 분노이다. 코로나19가 뒤흔드는 시국, 한국 시민들은 세계시민으로서 차분하게 현실을 점검하고 적절하고 유효한 ‘전염과 오염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손을 씻는 세심(洗手)보다 공포에 질려 과잉반응하거나 정작 두려운 일에는 무관심한 마음을 씻는 세심(洗心)이 필요한 때가 아니겠는가.
 
 
글 / 박현철 편집주간 parkhc@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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