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대를 위하여 180] 제주 제2공항 완전 백지화를 위하여

환경부가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2021.7.20)했다. 이전까지 3차에 걸친 보완에도 불구하고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지난 6월 최종 제출한 재보완서에서도, △비행안전이 확보되는 조류 및 그 서식지 보호 방안에 대한 검토 미흡 △항공기 소음영향 재평가 시 최악 조건 고려 미흡 및 모의 예측 오류 △다수의 맹꽁이(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 서식 확인에 따른 영향 예측 결과 미제시 △조사된 숨골에 대한 보전가치 미제시 등 다수의 미비 사항을 해결하지 못한 것이 ‘반려’의 이유다. 소음영향 예측 오류는 환경영향평가 이전에 사업 자체의 타당성이 부실하다는 지적과 다르지 않고, 조류 서식지 피해와 숨골의 생태적 보전가치는 공항 개발이 시작되면 보완은커녕 훼손이 기정사실로 되는 것이어서 보완이 불가능한, 근본적인 ‘사업 불가능성’ 지적에 가깝다. 그러니 사실상 백지화된 게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법적으로는 국토부가 재보완해 제출하면 다시 사업 과정을 밟을 수도 있다. 
 
이번 ‘반려 결정’의 배경을 환경부의 ‘선의’나 ‘바른 판단’으로 보기 힘들다. 만일 환경부가 그런 바른 판단의 의지나 선의를 가졌다면 ‘가덕도신공항 건설’ 추진과정에서 맥없이 정치권에 끌려다니거나 4대강사업 때문에 망가진 낙동강 수질을 재자연화로 개선하긴커녕 낙동강 ‘취수원 이전’ 결정을 환경부 장관이 주도해 결정하진 않았을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현장의 민심, 지역의 여론이 무엇을 선택했는가에 있다. 2021년 2월 15~17일 실시된 2개(엠브레인퍼블릭, 한국갤럽 조사)의 제주 제2공항 찬반여론 도민조사에서 제주 거주민들은 각각 찬성 43.8% 반대 51.1%와 찬성 44.1% 반대 47%로 반대 여론이 높았다. 반면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2021년 2월 8~9일 진행한 가덕도신공항 찬반여론 조사 결과는 찬성 72.4% 반대 19.7%로 나타났고 같은 달 26일에는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이 여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다. 
 
제주와 부산의 다른 여론조사 결과에 비춰 볼 때, 정부여당은 4.7재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을 의식해 제주와 부산의 공항 개발사업에 각기 다른 정치적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가 더 확실한 개발 불가 카드인 ‘부동의’ 대신 ‘반려’를 선택한 것에도 그런 정치적 고려가 들어 있다.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 제주 도민 여론의 변동 등 조건이 충족되면 정치권은 다시 2공항 건설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 이번 ‘반려’ 결정은 건설 예정지 주민의 삶과 지역 생태계 나아가 제주의 생태용량을 결정적으로 훼손할 위험성을 우려해 2공항 반대에 뜻을 모은 주민들의 승리다.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제주 제2공항 건설 백지화 절차를 밟아 이번 승리를 제주 환경생태를 지키는 밑돌로 삼아야 한다. 지역별 개발 이슈는 여전히 인기 대선 의제이다. 정치와 정책에 대한 시민감시를 더욱더 강화해야 한다.
 
글 / 박현철 편집주간 parkhc@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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