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대를 위하여 187] 부동산 공화국의 한 풍경

20대 대선 결과, 0.7%의 환호와 탄식이 휩쓸고 갔습니다. 정권 교체를 불러온 제1의 원인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라고 합니다. 젠더 갈라치기와 노소 차별화 세대론은 부차적 승인이었다고도 합니다. 
 
“좀 섣부른 이야기일지 몰라도 대통령이 청와대로 안 들어오고 딴 데로 가면 우리 동네는 좋은 거 아녀요?” 평소 밥 먹으러 다니던 사무실 근처 사직동 골목길의 식당 사장이 반찬을 놓아주며 하는 말입니다. 실제로 집무실 이전 공약을 한 윤석열 후보의 당선 이후 종로구 효자로 일대 마을과 산 너머 부암동의 지가가 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기어이 당선자가 용산 국방부 이전을 확정 발표하자 동네 민심이 새로운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어 오르는 모양입니다. 0.7%에 탄식한 이들조차 침묵시킬 만큼 마을 부동산 경기가 핑크빛입니다. 확실히 지대추구경제가 노동생산경제를 압도하는 나라다운 날랜 계산들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반대로 용산구 삼각지 주변 마을들은 싱숭생숭한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경호와 의전이 강화되면 지역 생활이 불편해질 테니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걱정해야 할 것은 따로 있습니다. 당선자가 대통령 집무실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계획을 공식화하자 <온전한 생태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용산시민회의>가 논평(2022.3.22.)을 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공원 용산공원이 온전히 조성되길 기다리는 시민들의 염원을 짓밟는 처사’ 라는 게 논평의 핵심입니다. 왜냐하면 ‘용산공원 부지와 맞닿은 국방부 청사에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하는 것과 더불어 용산공원 부지 내에 관저와 영빈관을 건립할 경우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것은 물론이고 본체 부지와 연계 가능 부지, 국방부 부지와 미군 잔류 부지를 모두 포함한 357.7만㎡의 온전한 용산공원을 되찾을 기회는 영영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당선 첫 공식 정책으로 지역 부동산 경기를 움직이고 용산공원이 옳게 시민들에게 돌려지지 못할까 시민사회의 근심을 사다니 부동산 공화국 대통령으로 취임할 당선자다운 행보겠다 싶습니다. 그런데 정작 20대 대선에서 승패를 가른 첫 번째 요인이 바로 전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였습니다. 새 정권은 주택공급 확대로 집값을 잡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정작 문제는 공급할 주택부지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 하는 겁니다. 행정이 주택부지를 확보하는 제일 쉬운 방법이 그린벨트를 푸는 것입니다. 또 고도제한과 용적율을 완화하는 겁니다. 크게 보면 이런 해법에 여야 없이 동의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올해 안에 서울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이런 해법이 부동산 대책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도시녹지면적의 축소, 도시경관의 대대적인 악화에 대응할 시민환경운동의 응전이 필요합니다. 6월에 지자체 선거가 있습니다. 다른 해법을 말하는 후보들을 찾아내고 응원해야 할 때입니다. 다른 해법을 개발하고 그 해법을 수용할 시민후보들과 연대해야 할 때입니다.  
 
글 / 박현철 편집주간 parkhc@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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