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방주가 인류를 구원할 것인가 _ 정유진



프란츠 알트는 독일 공영방송 ARD에서 30년 가까이 정치, 생태, 사회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진행한 저널리스트이다. 그가 쓴 책 중 우리말로 번역된 책으로는 『생태적 경제기적』, 『생태주의자 예수』가 있으며, 『태양은 청구서를 보내지 않는다』라는 책이 곧 출간된다고 한다. 방송인으로서의 대중적 감각과 에너지 문제에 대한 철학적·신학적 접근이 인상적이었고, 그의 열렬한 강연을 선 채로 경청하는 이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뮌헨의 재보험사 계산에 따르면 인류가 이대로 석유, 석탄을 태워나가면 2050년에는 총 경제생산량이 자연재해로 인한 손해들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한다. 세계에너지협의회(World Energy Council)는 석유 40년, 핵발전의 연료로 쓰이는 우라늄 50년, 석탄 150년으로 전통적인 에너지원의 수명을 계산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그가 줄기차게 강조하는 대안은 ‘태양을 통한 평화’이다.

태양이나 바람, 식물 등의 대안에너지산업은 바야흐로 새로운 일자리까지 만들어낸다. 에너지문제를 국가나 기업체, 은행에서 다루고 녹색당 이전의 보수당 시절부터 에너지전환정책을 실시한 독일의 경우, 현재 전체 전기의 6퍼센트를 1만7천 개의 풍력발전기에서 얻는데 그로 인해 5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기술이니 당연히 수출도 많다. 연간 1억8천만 톤의 온실가스를 저감하는 환경적 이익뿐만 아니라 수출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국가경제에도 이바지하는 것이다.



지난 9월 스위스는 2020년까지 100퍼센트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고, 독일에는 이미 디젤의 경우 5퍼센트 이상을 식물성 디젤을 넣어서 이용해야 한다는 법이 있다. 브라질의 경우 교통수단 연료의 25퍼센트가 에탄올로부터 공급되고 있다고 한다. 대안은 자연과 함께, 자연의 지혜를 배우면서 일하는 것이며 이는 자연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는 일에 다름아니라고 갈파한다.

1995년에 오스트리아에서 18명의 시장이 그를 초청했다. 이 18명의 시장은 자기 지역에서 2010년까지 100퍼센트 식물에서 에너지를 얻겠다고 했다. 최근에 다시 방문했더니 이미 70~80퍼센트의 에너지를 바이오매스로부터 얻는다고 했다. 그 지역의 농부들은 세 가지 이유에서 이 일을 한다고 대답했다. 첫째, 우리는 우리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에너지를 이용한다. 둘째, 우리 지역에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난다. 셋째, 자본이 우리 지역에 고스란히 남는다. 그러니 이것은 세계화에 대한 가장 현명한 대답이 될 수도 있겠다.

그가 만든 마지막 TV프로그램에서 달라이 라마를 초청하여 지금 종교라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달라이 라마가 얘기하기를, “현대의 종교는 창조의 보존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 요체”라고 대답했다. 태양에 의한 평화는 경제적·생태적·사회적 장점뿐만 아니라 도덕적·윤리적 장점까지 아우른다며 예로 든 이야기다.

그는 또 “모든 종교에서 성스러운 것의 상징이 태양이라는 것이 우연이 아니다. 석유왕 록펠러는 ‘석유는 악마의 눈물’이라고 했다. 내가 악마의 눈물을 사용한다는 것과 태양을 향해 나를 개방한다는 것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이것은 석유를 둘러싼 전쟁이 아니라 태양에 의한 평화를 위한 것이다.”라고도 했다. 알트 박사의 비유에 따르면 우리 세기는 자살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는 유일한 세기이며, 핵 전쟁이나 스스로 자초한 환경재앙으로 인해 우리 스스로 자신을 소멸시킬 능력을 가진 최초의 세대이다.

그에 따르면 에너지문제의 해답은 ‘하늘’에 있다. 수력만 가지고도 인류가 필요한 모든 에너지 공급이 가능하고, 인류에게 필요한 모든 에너지의 15배를 바이오매스로부터 얻을 수 있다. 그 뿐인가? 바다의 파도만으로도 지금 에너지의 76배를 공급할 수 있고, 대양에서 부는 바람까지 전부 다 활용한다면 1년 동안 소비되는 전기량의 308배나 되는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태양은 우리가 1년 소비하는 에너지의 1만5천 배의 에너지를 보내주고 앞으로 42억 년 이상 계속 그렇게 보내줄 수 있단다. 단, 빛을 향해 우리 마음을 연다면 말이다.

프란츠 알트 박사의 홈페이지 www.sonnenseite.com


정유진 기자 jungyj@kfem.or.kr
사진 및 자료제공/에너지대안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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