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지구온난화 앞에서 누가 자유로운가 / 오재호

지구온난화는 노인이나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2032~2051년 동안 지구온난화로 인해 여름철 고온인 날수 증가로 초과사망자 수는 증가해,
2050년경에는 사망자가 500명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2008년 1월 하순부터 내리기 시작한 중국의 폭설이 재앙으로 번지고 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을 앞두고 폭설로 인해 주요 도로와 철도, 항공까지 마비되면서 약 50만 명 이상의 귀성객들이 길 위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피해를 입었다. 폭설이 휩쓸고 간 곳에선 일주일 넘게 식수와 전기가 끊겨 주민들이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다. 이재민도 1억 명을 넘어섰다.

예사롭지 않은 기상현상들
후난성 천저우는 일주일째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바람에 전등은 물론, 전열기구도 켤 수 없는 밤이 되면 암흑으로 변한다. 중국의 중부지역에서만 160여 곳의 도시와 농촌에서 전기와 수돗물, 생필품 공급이 차질을 빚었다. 이곳에서는 수돗물마저 끊겨 400여만 명의 주민들은 식수를 구하기 위해 날마다 전쟁을 치르고 있다. 중부와 남부, 동부지역을 휩쓴 이번 폭설로 한국 인구의 두 배가 넘는 1억 명의 이재민이 생겼다. 가옥 14만9천 채가 부서지거나 무너져 긴급대피한 이들도 250여만 명에 이른다. 지금까지 집계된 피해규모는 사망자 60명, 주민대피 175만9천 명, 건물피해 108만5천 건 등이며 경제적 손실액도 7조 원에 달하고 있으나 앞으로 최대 13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그림1] 참조).
이런 변덕스런 날씨를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많은 기후학자들은 이러한 이상기상 현상이 유례없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원인을 지난 세기부터 본격적으로 관측되기 시작한 지구온난화 현상에서 찾고 있다. 이번 중국 폭설에 관해서도 중국기상청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따뜻한 날씨와 동태평양 지역의 라니냐의 영향으로 인한 춥고 건조한 날씨가 번갈아 나타난 탓으로 설명했다. 사실 지난 2006년은 중국의 평균기온이 55년 이래 가장 높은 해로 기록되기도 했다.

IPCC의 비극적 전망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는 산업혁명 이전에 단지 280ppm이었던 데 비해, 에너지 생성과 토지이용 변화를 포함, 인간의 활동에 따른 배출량 증가로 현재 430ppm이다. 2007년 2월 2일에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의 시나리오에 의하면, 2035년까지 550ppm에 이를 것이며 연간 4.5ppm으로 증가, 2100년에는 830ppm에 달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1980~1999년에 비해 금세기 말(2090~2099년)의 지구 평균기온은 최대 6.4도, 해수면은 59센티미터 상승한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만약 온실가스 배출이 환경친화적으로 유지되면 금세기 말 기온은 최소 1.1도, 해수면은 18~38센티미터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 평가보고서에서는 전 지구 평균온도가 1도 정도 상승하는 2020년대에는 대략 4∼17억 명이 물 부족의 영향을 받을 것이며, 2∼3도 정도의 기온 상승이 예상되는 2050년대에는 10∼20억 명이, 전 지구 평균온도가 3도 이상 상승하는 2080년대에는 11∼32억 명이 물 부족에 시달릴 것이고 전 세계 인구의 5분의 1 이상이 홍수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와 지구온난화는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전 지구 평균온도가 1도 상승하는 2020년대에는 양서류가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산호의 백화현상이 만연할 것이다. 전 지구 평균온도가 2~3도 증가하는 2050년에는 전 세계의 동물과 식물의 20~30퍼센트는 멸종위기에 처할 것이며, 전 지구 평균온도가 3도 이상 증가하는 2080년대에는 전 지구 생물의 대부분이 멸종되거나 지리적 분포의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피부로 느끼는 지구온난화
우리나라에서도 이상기후 징조는 피부로 느낄 정도가 됐다. 최근에는 장마가 종료된 후에 더 장마 같은 날씨가 계속됐다. 여기저기 내리는 집중호우에다 해마다 증가되는 열대야 현상은 누구도 정상적인 날씨로 보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게 됐다. 1907년 관측 이래 가장 따뜻한 겨울을 보인 온난화 경향은 여름까지 계속됐다. 전국 60개 지점의 여름철(6, 7, 8월) 기상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여름은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0.3도 높았다. 최고기온 35도 이상 발생일수는 1970년대 0.4일에서 지난해 8월은 1.1일로 0.7일 증가했으며, 특히 열대야라 불리는 최저기온 25도 이상인 날은 지난해 8월이 4.7일로 1970년대에 비해 3.1일이 증가했다([그림2] 참조).
9월에도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1.2도 높았다. 특히 11호 태풍 ‘나리’와 12호 태풍 ‘위파’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9월 중순에도 열대야가 나타나는 이상 늦더위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1990년대부터 전형적인 장마시기인 6월 말에서부터 7월까지의 강수량보다 더 많은 비가 8월 중에 내리고 있다. 6월 중 강수량도 증가하고 있다. 또한 내리는 비도 성격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 지속적으로 가늘게 내리는 비가 국지적으로 내리는 소나기 형태로 바뀌고 있다([그림3] 참조).
IPCC의 지역 기후모델 예상에 의하면, 앞으로 100년 동안 한반도 및 동아시아 지역은 6.1도 정도의 온난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기온상승은 전 지구 평균 온난화에 비해 그 진행 속도가 빠른 것으로 보인다. 전 지구 평균기온은 2090년대는 19.33도로 2000년대에 비해 약 3.7도 상승하는 데 반해, 한반도 및 동아시아 지역은 5.45도로 전 지구 평균값에 비해 약 1.65도 정도 더 높은 값이다.
우리나라 인근 해역에서 평균적인 해면상승은 연간 0.1~0.6센티미터로 연안 지역 침수 가능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 부산 연안에서는 지난 34년간(1973~2006) 7.8센티미터 상승해 연간 0.2센티미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연안은 매년 0.5센티미터씩 상승, 지난 43년간(1964~2006) 21.9센티미터 상승했다. IPCC 제4차 보고서는 2100년경 최대 59센티미터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에 치명적
지구온난화는 노인이나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2032~2051년 동안 지구온난화로 인해 여름철 고온인 날수 증가로 초과사망자 수는 증가해, 2050년경에는 사망자가 500명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지구온난화는 산림생태계의 구조와 기능의 변화를 유발한다. 한반도 평균기온이 6도 상승할 경우 금세기 말 우리나라는 기존의 산림생물들이 고사하거나 고립되는 등 멸종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다.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의하면 금세기 말(2081~2090)에는 전국 평균 벼 수확량은 14.9퍼센트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과는 현재보다 2도만 올라간다고 해도 현재의 사과 주산지의 일부는 폐원의 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 배, 복숭아, 포도, 단감은 안전재배지역이 확대될 것이다. 남부해안 가까운 곳에는 참다래와 같은 난지과수의 재배가 일반화되고 제주도는 아열대과수 재배가 가능할 것이다.
우리나라 근해 수온은 1968년부터 1997년까지 30년 간 동해는 0.62도, 남해는 0.61도, 서해는 0.88도 상승했다. 해수면 기온상승은 비브리오균 등 미생물의 증식을 일으키고 해수나 해산물을 통한 질병발생의 가능성을 증대시킬 것이다. 앞으로 예상되는 북태평양 지구온난화에 따라 아열대 어종의 번성과 아한대권 어종의 쇠퇴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다.  특히 명태어업과 연어어업이 가장 심각하게 타격을 받으리라 예상된다. 온수성 어종인 다랑어류는 그 세력이 지금보다 현저히 넓어질 것이다.  

지구온난화 속도를 늦춰라
2100년 우리나라의 기후를 상상해보자. 겨울은 예전보다 춥지 않을 것이나, 어김없이 찾아오는 겨울에 내리는 강설량은 과거보다 훨씬 많을 수도 있다. 습윤해진 대기로 인해 눈은 한 번에 무릎까지 내릴 경우도 생길 것이다. 여름은 예전보다 5~10도 정도 더 덥고 습할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이상난동과 같은 현상은 더 자주 반복될 것이다. 지금보다 자주 엄청난 게릴라성 폭우가 휩쓸기도 하고 전례 없는 혹독한 가뭄에도 시달릴 것이다.
기후전문가들은 실제로 다양한 기후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믿고 있다. 2008년 1월 18일 벨기에 루뱅대학 부설 재난역학연구센터(CRED)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지구온난화로 인해 발생한 홍수, 한파, 폭우, 폭설 등의 재해로 2007년 동안 세계 약 2억 명의 인구가 피해를 입었으며 특히 피해가 큰 지역으로 인구가 많은 아시아를 꼽았다. 특히 중국은 인구가 많고 고속성장 등으로 인한 개발 열기로 지구온난화 문제가 다른 국가보다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누구도 지구온난화 위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문제는 온난화 그 자체가 아니라 속도가 문제다. 온난화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정치적으로 행정적으로 환경정책을 개발해 화석연료도 줄이고 환경개선이 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마다 세부적인 추진 전략을 마련해야 하며, 언론과 국민들도 각 가정 또는 개인별로 전구를 에너지 절약형으로 바꾸고, 헌옷을 재활용하고,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고, 친환경적인 에너지를 이용하고, 컴퓨터를 비롯한 사용하지 않는 가전기기의 전원을 끄고, 육식을 줄이는 등 개인 탄소 소비계획을 세우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오재호 jhoh@pknu.ac.kr
부경대학교 환경대기과학과 교수
자료제공 오재호



사진


지구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회의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13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펼친 퍼포먼스 ⓒ안준관



IPCC는 2090~2099년이면 지구 평균기온은 최대 6.4도 해수면은
59센티미터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얼음이 급격히 녹고 있는 북극 ⓒ안준관



[그림1] 2008년 1월 하순에서 2월 상순에 발생한
중국 폭설 피해 현황


[그림2] 60개 지점의 8월 및 여름의 전국 최저기온 25℃
이상인 평균 일수(1973~2007)



[그림3] 60개 지점의 8월 및 여름의 80mm 이상/일 강수일수
(1973~2007)



누구도 지구온난화 위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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