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면’이 맛있다고?

‘김종면’이 맛있다고?

이지현 환경재단 어린이환경센터 사무국장 ecojh@greenfund.org

얼마 전 TV를 보던 아이가 “엄마! 나도 김종면 먹어볼래!”하며 내 눈치를 살폈다. ‘김종면’은 한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된 ‘컵밥’으로 가수 김종민이 연습생 시절 배고플 때 값싸게 칼로리를 채우기 위해 먹었던 음식이라며 출연자들이 ‘김종면’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다.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우동 컵라면을 뜯어서 맨 밑에 참치캔 하나를 통째로 넣는다. 기름까지 싹 넣어야 한다. 그 위에 즉석밥을 올리고 마지막으로 우동 면발과 스프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은 뒤 전자레인지에 5분을 데우면 된다. 출연자들의 요란스런 반응이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다. ‘에이 한 번쯤은 어떨까?’ 하는 마음에 인터넷을 검색했다. ‘김종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조리법을 따라하는 네티즌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내 아이를 설득할 수밖에 없었다. 

1990년대 후반 ‘환경호르몬’의 위해성이 국내에 소개되며 큰 충격을 주었을 때, 환경호르몬 노출 경로로 많이 거론되었던 것이 바로 컵라면 용기였다. 스티로폼 용기와 용기 내부에 코팅물질이 전자레인지에 돌려 열을 가할 경우 환경호르몬이 용출된다는 것이었다. 전자레인지에 돌리지 않더라도 뜨거운 물을 부어 기름진 라면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환경호르몬 물질이 용출될 가능성도 높았다. 당시 식약청은 ‘5분 안에 먹으면 안전하다.’고 발표해 ‘그럼 4분 59초는 괜찮냐?’는 시민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결국 식약청은 ‘스티로폼 컵라면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가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물론 환경호르몬을 우려해 다른 용기에 덜어서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별다른 용기를 찾기 힘든 편의점에서 이 모든 것을 컵라면 용기에 한꺼번에 넣고 2분 30초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리라고 조언하는 네티즌들도 상당했다. 게다가 1000칼로리 이상의 고칼로리 음식으로 이 또한 비만이 증가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문제를 생각할 때 염려스러운 부분이었다.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컵라면, 즉석밥, 참치캔. 휴가철 대표적 먹을거리인 이 세 가지를 합해서 만드는 ‘김종면’은 지금 분위기라면 방송과 인터넷에서의 인기만큼 휴가지에서 애용될 가능성이 높다. 엄마의 시선으로 TV를 보면서 불편해지는 까닭이다. 고칼로리 음식인 이 음식을 먹어보라 권하기는 힘들지만, 꼭 먹어야겠다면 귀찮더라도 컵라면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실수는 하지 말길 바란다.


모 방송에서 소개된 ‘김종면’ 조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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