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먹는 식품 GMO일까 Non-GMO일까


▒ 서울환경연합 회원들이 지난 1월 21일 명동 롯데백화점 정문 앞에서 소비자의 올바른 선택 권유 및 GMO 원료 사용 여부 공개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한미영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는 유전자조작생물체를 말한다. 유전자조작이란 한 종으로부터 유전자를 얻은 후에 이를 다른 종에 삽입하는 것으로 1953년 세포 속의 DNA 구조가 밝혀지고, 1970년대 이후 DNA를 자르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시작되었다. 이와 같은 기술을 이용해 과학적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생명체를 GMO라고 하며 유전자조작이 벼나 감자, 옥수수, 콩 등 농작물에 행해지면 유전자조작농산물, 이 농산물을 가공하면 유전자조작식품이라고 한다. 이러한 유전자조작식품은 언제부터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 1980년대 후반부터 우리 밥상에 오르고 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그럼 현재, 유전자조작농산물로 만들어진 식품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GMO 원료 사용 제품 조사 실시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10월 우리 주변의 가공식품 중 콩이나 옥수수 등 유전자조작농산물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는 식품들에 대해 조사해 보기로 했다. 유전자조작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양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먹을거리의 안전성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는 콩, 옥수수를 원료로 한 가공식품에 대해 그 원료가 수입산 특히 유전자조작농산물을 생산하는 국가에서 수입한 것인 경우, 무조건 유전자조작농산물로 만들어진 것이라 생각하며 피하고 보자는 생각에 꺼리게 된다. 반대로 먹을거리에 관심이 없는 소비자는 유전자조작이 무엇인지, 또 내가 먹는 식품에 어디에 그런 것이 혼입되어 있는지 관심조차 없다. 양자의 경우 모두 소비자들에게 정보 제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이 조사는 가공식품의 원료에 대한 정보를 공개,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현명한 소비를 이끌어내고 우리 주변 가공식품의 Non-GMO 원료 사용을 확대해 보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환경단체, 생협 등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오던 유전자조작식품반대운동은 시민들에게 그 개념과 위해성을 알리고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거치기도 전인 2001년 유전자조작식품 표시제가 입법화되며 소강기에 접어들었다. 이후 유전자조작식품반대운동은 소비자들에게 유전자조작식품에 대해 알려내는 등 사회적 확대의 과정을 거치기보다는 표시제 대상의 확대와 비의도적 혼입률(판매처에서 의도하지 않았지만 유전자조작농산물이 혼입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설정해 놓은 혼입률)을 3퍼센트에서 1퍼센트 이하로 낮출 것을 요구하는 대정부 운동으로 초점이 맞추어졌다. 이에 대해 정부는 몇 년을 지루하게 끄는 동안 혼입률을 낮추라는 요구에는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으며 표시대상 확대 요구에 대해서는 간장과 식용유는 가공 후 GMO 혼입 여부에 대한 검사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를 들어 표시대상에 포함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는 사이 기업들은 비의도적 혼입률과 유전자조작식품표시제는 ‘법대로’ 충실히 따르고 있지만 또 다른 형태의 피해를 보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우리 주변의 가공식품에 유전자조작농산물이 늘 혼입되어 있다는 불안감을 안겨준 사건들은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기업 이미지가 실추되고 판매율이 하락하는 등의 결과가 그것이다.
기업의 경우 유전자조작 표시대상 품목에 대해서는 ‘구분유통증명서’를 구비하고 있다. 구분유통증명서(IP Handling)란 원료 종자의 구입, 생산, 보관, 선별, 운반, 선적 등 전 과정에 걸쳐 최종제품 공급자 및 판매자, 제조·가공업자가 인수하기까지 유전자조작농산물과 구분하여 관리하였음을 입증하는 서류다. 즉, 유전자조작 표시대상에 해당하는 원료가 포함되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서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기업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전자조작과 관련된 사건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비의도적 혼입률 때문이다. 즉, 유전자조작농산물이 3퍼센트 미만으로 혼입되어 있으면 법적으로 용납되기 때문에 기업으로써도 더 이상 어찌할 바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자사의 원료가 Non-GMO 원료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알리려 해도 이를 표시하는 것조차 금지되어 있다. 만약 어떤 제품이 Non-GMO라고 광고하면 마치 다른 제품은 GMO로 인식될 수 있다는 역차별을 방지하고자 정부에서 정한 규정 때문이다.

샘표·오뚜기라면·신동방 등
공개요구 묵살

이런 사회적 상황에서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10월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현재 시중에서 많이 유통되고 있는 콩과 옥수수를 원료로 한 제품에 대해 시장조사를 진행했다. 총 16개 기업, 8개 품목(식용유/ 옥수수유/ 간장/ 된장/ 고추장/ 쌈장/ 두부/ 두유), 125개 제품에 대한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각각의 제품에 대해 해당 업체에 구분유통증명서를 요청하였다.
조사 결과 조사대상 제품의 82퍼센트(125개 중 103개)가 Non-GMO원료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수입 콩, 옥수수를 사용한 가공식품 대부분이 GMO 원료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생각과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원료에 대한 정보 공개가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 결과는 소비자들에게 원료의 GMO 여부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소비자들이 Non-GMO 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GMO 원료를 사용한 주요 제품은 간장과 식용유로 확인되었다. 이는 간장과 식용유가 GMO 표시대상에서 면제되어 있어,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 시 제품 원료에 대한 GMO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파악되었다. 그간 환경단체 등을 중심으로 유전자조작표시대상품목을 확대해 달라는 요구가 유의미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인 것이다. 또한 이들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 중 (주)신동방, 샘표식품(주), 오뚜기라면(주)는 제품의 원료를 공개하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아 소비자의 알권리조차 묵살했다. 특히 (주)신동방과 샘표식품(주)는 식용유와 간장 생산과 판매에 있어 국내 최고의 기업으로 이런 기업의 행태는 윤리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이며, 최근 법을 넘어 소비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기업의 행태와도 정면으로 위배된다.

▒ 샘표, 오뚜기라면, 신동방 등 3개 기업은 제품의 GMO 원료 사용여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미영
유전자조작표시대상 확대돼야
서울환경연합은 조사 결과를 제품 분류별 표로 만들어 홈페이지에 게재, 많은 시민들이 볼 수 있도록 하였으며, 더 많은 시민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생활협동조합, 환경단체 등의 홈페이지 및 개인 블로그, 까페 등을 통해 관련된 정보를 게재하는 운동을 진행중이다. 또한 이러한 정보를 냉장고에 붙일 수 있는 형태의 홍보물로 제작하였다. 이 홍보물은 약 1만부가 제작되었으며, 서울환경연합 직능조직인 생활환경실천단원의 택시를 통해 배포되고 있다. 그리고 대형 마트 등을 통해 장을 보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정보를 알려 Non-GMO 원료로 만들어진 상품의 구매를 직접 촉구하기 위해 이마트 은평점, 롯데백화점 명동점, 현대백화점 신촌점 앞에서 세 차례에 걸쳐 125개의 조사 대상 제품을 직접 전시하며 냉장고 부착용 홍보물을 배포하는 캠페인도 진행하였다.
물론, 조사 대상 품목 중 Non-GMO 원료로 만들어졌다는 가공식품도 지난 일련의 유전자조작식품과 관련된 사건처럼 비의도적 혼입률 아래로 유전자조작 원료가 섞여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은 유전자조작 표시대상이 왜 확대되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으며, 이미 자신들이 원하던 그렇지 않던 자신들이 먹는 식품에 유전자조작이 된 원료가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나아가 이를 통해 우리 곁에 이미 깊숙이 들어와 있는 유전자조작원료를 피하는 방법은 유전자조작원료로 만들어진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것이며, 이러한 행동은 기업에 직접 소비자의 목소리로 Non-GMO 원료를 사용할 것을 촉구하는 사회적 행동이 될 것이다. 지구를 살리는 로하스의 삶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유전자조작 사용 여부를 알리는 홍보물을 냉장고에 붙여 놓고, 장을 볼 때마다 유전자조작원료가 혼입된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우리 가족의 건강을 지키고, 나아가 지구 생태계를 건강히 지키는 바로 로하스의 삶이 되는 것이다.


이지현 leejh@kfem.or.kr
서울환경연합 시민참여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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