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버스’를 에코카로 변신시켜라

이지현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 팀장 leejh@kfem.or.kr


아침 8시, 한 대 두 대 노란 버스들이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온다. 유치원 버스, 미술학원 버스, 어린이집 버스, 아파트 밖에는 초등학교 버스도 대기중이다. 시간을 못 맞춘 아이들을 기다리느라 버스는 공회전중이다. 아이를 버스에 태운 엄마도 자리를 뜨지 못한다. 버스가 출발할 때 ‘잘 다녀오라’며 손이라도 흔들어 주고 싶은 것이 엄마의 마음이다. 그 사이 통학 버스의 배기가스는 아파트 단지 내로 퍼져 나간다. 
어느 동네, 어느 아파트 단지 안에서 흔히 벌어지고 있는 풍경들이다. 주로 아이들이 학교에 통학할 때나 보육시설로 이동할 때 운행되는 ‘노란 버스’, 과연 괜찮을까? 

디젤 배기오염물질에 노출된 아이들

서울시 공식 통계에 의하면 서울시내 보육시설은 총 5704곳으로 이 중 차량 운행을 하는 곳은 1439곳이다. 학원 등 보육시설이 아닌 곳까지 포함시키면 그 수는 훨씬 더 늘어날 것이다. 
‘노란 버스’는 버스나 승합차가 대부분인데 주로 디젤 차량이다. 문제는 디젤 차량에서 나오는 배기가스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미국 자연자원보존회(2001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디젤 스쿨버스로 학교 다니는 학생이 자동차로 다니는 학생보다 배기가스 노출 농도가 최대 4배 이상 높고 이는 


정부가 규정한 심각한 암 유발 수치보다 23~46배 이상 높다. 

또 맥도널드 등의 연구(2008)에 의하면 미국 중부 텍사스에서 스쿨버스 내부 오염 조사 결과 NOx(질소산화물) 농도는 44.7~148ppb로 일반 도로 노출 농도보다 1.3~10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서울시의 NOx 평균 농도는 31ppb이고 도로 평균 농도는 54ppb이다. 서울 시내의 도로 평균 농도보다 스쿨버스 내부가 더 오염되어 있는 것이다. 
질소산화물뿐만 아니다. 와이너 등(2005)이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솔린 버스, CNG 버스와 일반 디젤 차량을 비교했는데 디젤 차량의 경우 실내 검댕이, 다환 방향족탄화수소, 이산화질소 등은 창문을 열어놨을 경우 8~11배, 닫아놨을 때도 1.8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일반 디젤 차량으로 어린이집이나 보육시설 등을 다니는 아이들은 도로와 주변 디젤 차량에서 디젤 배기 물질에 한 번 노출되고, 본인들이 타고 있는 차량에서 발생하는 자기오염배출 물질(self pollution)에 다시 한 번 노출되는 것이다. 

‘건강한 노란버스’로 바꾸자
 
서울시는 시민들의 건강과 대기오염 개선을 위해 디젤 차량에 배기오염저감장치를 부착하거나 버스 등은 천연가스 버스로 교체하고 있다. 시내버스 중 간선버스인 파란 버스를 천연가스 버스로 교체하고 있고, 지선버스와 민간 청소 차량인 녹색 버스도 천연가스 버스로 교체하겠다고 나섰다. 청소차량은 민간으로 운영되는 차량이지만 주거지를 인접해 곳곳을 운행하기 때문에 시민들의 건강에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2010년 개최된 다보스포럼에서 발표된 지속가능성지수에서 한국은 94위에 머물며 OECD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특히 대기분야의 순위는 전체 160개국 가운데에서도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실제로 최근 이루어진 서울시 조사 결과와 서울환경연합 회원 설문 결과 서울시민은 가장 심각하고 시급한 환경문제를 여전히 대기환경 개선으로 꼽았다. 서울에 사는 것만으로 도쿄에 사는 시민들보다 평균 수명이 3년이나 짧아진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서울시의 대기질 개선을 정책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서울시의 정책이 자체 모니터링 결과로는 ‘괄목할 만한’ 개선을 이루어내고 있다 하더라도 시민들의 피부에 와 닿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금까지 디젤 차량 개선정책이 시민 전체의 건강을 고려해 파란버스와 녹색버스를 중심으로 시행되었다면, 여기에서 더 나아가 대기질에 누구보다 민감한 계층인 아이들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노란 버스’로 시급히 확대되어야 한다.
서울환경연합 조사 결과 현재 운영중인 노란버스는 대부분 디젤 또는 LPG 차량이었다. 또한 이들 노란버스는 학교 소유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개인소유이거나 소규모 학원 등에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책임은 개인에게 맡겨진 채 차량으로 인한 안전과 배기가스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등에 우리 아이들은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에 서울환경연합은 대기오염에 민감한 계층인 우리 아이들의 건강 보호를 위해 파란 버스, 녹색버스에 이어 ‘노란버스’도 디젤 차량에서 친환경차량으로, 더 나아가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교체할 것을 제안한다. 
현재 우리 아이들의 건강 보호를 위해 학교 주변의 차량들에 대해 공회전을 금지하는 법이 시행중이다. 또 우리 아이들의 먹을거리를 친환경으로 그리고 무상으로 바꾸어 내는 일이 선거 시기를 앞두고 많은 시민들의 호응 속에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이 못지않게 우리 아이들이 숨 쉬는 공기를 건강하게 바꾸어 내는 일 또한 중요하다. 
‘건강한 노란 버스’가 그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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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캡션


디젤로 달리는 ‘노란 버스’는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한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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