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사람들이 주인 되는 꿈의 황토방 만들기 _ 이도형



도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농촌의 황토방 만들기 프로젝트가 있다. 저비용 고효율 에너지 제로형 황토방을 위해 시민들의 기금으로 황토벽돌을 모아, 서너 평짜리 황토방을 직접 만드는 운동이다. 마음의 고향을 잃고 사는 도시인들이 힘을 모아 짓는 황토방은 도시 사람들과 농촌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오염되어가는 생태환경을 되살리는 생명살림운동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경기도 여주, 충청북도 충주, 강원도 원주의 경계인 남한강 유역의 마을들은 청미천과 섬강의 생태계가 보전된 살기 좋은 곳으로,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도시인들이 단순히 쉬어가기 위한 공간이 아닌 도-농 간의 생태적 연대를 꿈꾸는 곳이다. 생태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과 급격한 산업발전으로 인해 파괴된 지구환경은 이미 인류의 생존환경마저 위협하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그 징후가 뚜렷해지는 지구온난화 현상과 지구 곳곳의 기상이변은 많은 인명과 삶의 터를 잃어버리고 마는 큰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펄벅의 소설 『대지』 에 나오는 왕룽 일가의 가족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땅을 사랑하는 마음과 숭고한 노동의 가치일 것이다. 읽어버린 마음의 고향과 노동의 아름다움을 회복하고, 생태적 공동체와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 활동하는 <황토벽돌모으기회>를 소개한다.

황토방 이야기
황토방을 지을 때 사용하는 황토는 생황토로 단열에 유리하고 황토벽돌은 한 장당 15킬로그램 정도 된다. 못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지진을 견딜 수 있는 내진구조로 설계하는 것은 기본이다. 농가마다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내진설계가 이미 되어 있는 서구형 목구조 주택의 외벽과 내벽을 황토벽돌로 마감하거나 직경 30센티미터 이상의 한옥형 목구조에 황토벽돌을 쓰기도 한다. 황토벽돌을 조적할 때는 운모석과 천연방부제 및 천연방수제를 혼합한 몰탈을 사용한다. 그렇지 않으면 습기에 취약하여 곰팡이와 구조적인 안정성에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미 지어진 세 채의 황토방은 벽돌모으기 기금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농가 주인이 지은 것으로 우리 모임은 노동력을 품앗이했다. 이런 식으로 황토방과 집짓기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좀더 나은 황토집을 위한 기술을 배우고 있다. 집을 짓는 일은 회원들 중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황토벽돌 한 장의 기금은 천 원으로, 보통 벽돌 천 장이 모이면 4~5평 형의 아담한 황토방을 만들기 시작하는데 단 한 장의 벽돌을 후원해도 황토농막 마을의 가족이 될 수 있다.

<여주장애인쉼터>에서는 장애인들이 주체가 되어 황토벽돌 기금을 모으고 있으며 이는 장애인 황토방 1호가 될 것이다. 우리 모임은 장애인 복지 증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황토벽돌은행과 햇빛발전소
황토벽돌이 많이 모아져서 경제적인 여유가 생겼을 경우, 형편이 어려운 농가에 무상으로 황토벽돌을 지원하는 ‘황토벽돌은행’을 설립, 운영할 야심찬 계획도 있다. ‘황토벽돌 나누기 대출적금’과 같은 아이디어를 통해 하나의 생활 공동체를 만들어가자는 의미이다. 황토벽돌은행에서는 벽돌을 모아서 서로 돌려 쓰고, 기금으로 모아진 벽돌을 농촌 마을의 회원에게 대여한다.

농촌에 태양광발전소를 짓기 위해 <농촌햇빛발전소협의회>란 모임도 함께 만들었다. 햇빛발전소는 어린이들의 이름으로 태양전지를 후원받아 세워질 계획이다. 무엇보다 단순히 돈을 후원한다기보다는 아이들에게 재생가능에너지의 좋은 점을 알리고 자연스럽게 에너지에 대해 고민할 계기를 주자는 에너지체험교육의 일환이다. 30년이 지난 후, 고사리손으로 만들었던 햇빛발전소를 어른이 된 그들이 직접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무엇보다 햇빛발전소는 이 농촌마을을 깨끗한 재생가능에너지를 이용하는 에너지자립형 공동체로 바꾸어나갈 것이다.

벽돌을 후원한 가족들은 이곳에 조성된 유기농 고구마밭 등의 주말농장을 이용할 수 있다. 주말마다 아이들과 함께 흙을 밟으며 농사를 짓는 ‘가족 주말 농장’도 운영한다. 이곳에서 함께 거름주고 땀을 흘려 일하다보면 자라나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밥과 생명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훌륭한 산교육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농민들이 가꾸어내는 쌀과 작물, 과일과 채소를 직접 배송해주는 ‘황토농막 마을 생산지 사이버 장터’를 만들 계획도 있다. 회원들은 인터넷으로 이곳에서 난 무공해 농산물을 대어 먹을 수 있고, 농가에서는 소득도 올리게 되니 도시회원들의 몸뿐만 아니라 농촌을 살리는 일에도 일조할 것이다.

더 나아가 남한강과 섬강이 만나는 곳에 <생명살림 생태문화 순례본부>를 두고 생명살림 생태문화 체험 순례자를 위한 황토방을 짓고 새로운 체험지도 계속 발굴할 예정이다. 도시회원과 농촌회원이 공동으로 준비할 그곳은 쉼터의 역할과 함께 우리글과 문화를 배우는 교육의 장이 될 것이다.


글·사진 / 이도형 human-network@hanmail.net
<황토벽돌모으기회> 대표


함께 하시려면
이 모든 계획의 첫 걸음은 황토 벽돌 모으기이다. 아이들과 함께 땀을 뻘뻘 흘리며 만들어가는 황토방, 우리 몸과 마음을 살리는 귀한 먹거리를 가꾸는 생태공동체 가꾸기 운동에 동참해주길 바란다.
<황토벽돌모으기회> http://cafe.daum.net/stonem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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