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야, 환경호르몬과 납으로부터 아이들을 지켜줘

마트야, 환경호르몬과 납으로부터 아이들을 지켜줘


글·사진 김신범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국민행동(준)>,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산업위생실장 wioeh@hanmail.net


어린이용품의 안전을 요구하는 캠페인이 시작되었다.
최근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국민행동 준비위원회(이하 발암물질국민행동(준))』가 이마트 성수점과 천호점에서 판매하는 52종의 어린이용품을 구매해 분석한 결과, 13개 제품(25%)에서 납이 발견되었고, 6개 제품(12%)은 정부기준을 초과했다.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는 PVC 제품 25종에 대해서만 분석했는데, 13개 제품(52%)에서 프탈레이트가 검출되었고, 4개 제품(16%)은 정부기준을 초과했다. 프탈레이트는 0.1㎍/g이 기준이고, 납은 90~300㎍/g이 기준이다.

 

어린이용품서 납·프탈레이트 검출
이번에 조사한 어린이용품 중 고무공은 노란색, 주황색 색소에 크롬산납 계열이 사용된 것으로 보였다. 장난감을 포장하는 PVC 비닐에서는 프탈레이트가 검출되었고, 노란색 코팅재에서 납이 검출되었다. 인조가죽(PV레자) 필통은 납과 프탈레이트가 고농도로 검출되고 있었다. 인조가죽을 만드는 과정에서 납이 사용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한 유명회사의 금속 자에서도 납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었다.


한편, 어린이 완구류는 재질표시가 의무화되어 있지 않다. 때문에 60퍼센트 제품의 재질확인을 할 수 없었다. 납과 프탈레이트가 함유될 가능성이 높은 PVC 재질인지 아닌지 소비자가 확인할 길이 없는 상태였다. 특히, 이마트의 자체상표인 이마트키즈 제품은 모두 재질표시를 하지 않고 있었다.


조사 후 발암물질국민행동(준)은 이마트에 두 가지를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첫째, 아이들 장난감에 재질 표시를 의무화하여 소비자들이 위험한 플라스틱인 PVC 제품을 구매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할 것, 둘째, 아이들의 안전을 위하여 PVC 제품을 줄여나가겠다는 약속을 할 것. 이마트는 품질관리팀장이 서한을 받았으며, 앞으로 발암물질국민행동(준)과 함께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더욱 적극적 노력을 하겠다고 답했다.


그런데, 발암물질국민행동(준)은 왜 마트를 대상으로 캠페인을 하는 것일까? 책임은 불량제품을 만드는 제조업체와, 그것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는 국가에게 있는 것이 아닐까?


물론, 아이들 용품에서 납이나 프탈레이트가 계속 검출되는 데에는 정부나 제조업체, 또는 품질인증기관의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마트는 대부분 품질안전을 인증해주는 KC마크가 있는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KC마크가 있는 제품에서 납이나 환경호르몬이 기준을 초과하더라도 그것이 마트의 책임은 아니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정부는 최근 제품안전기본법을 제정해, KC마크가 있는 제품들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였으며, 불량제품은 리콜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도 마련하였다. 이른바 사후관리 시스템을 강력하게 구축한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후관리 시스템은 불량제품을 완벽히 막아낼 수 없으며, 감독 인력과 예산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의심하고 감시하지 않으면, 언제든 불량제품은 늘어나고 아이들이 위험에 처하게 될 가능성도 높다.


한편, 정부가 정한 기준치 미만으로 유해물질들이 함유되는 것에 대해서는 받아들여야 한다는 불안함도 있다. 우리는 이것을 사후적, 유동적, 상대적 안전성이라고 부른다. 우리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조금 더 높은 수준의 안전성이 요구된다.


여기에 마트와 소비자의 역할이 있다. 시장이 저가제품만 요구한다면 안전성이 무시되고, 규제가 약한 제3세계로 공장을 옮기면서까지 불량제품을 생산하여 판매하려는 행위가 증가한다. 반면, 시장이 안전성을 요구한다면 생산 질서도 그에 따라 변하게 된다.

 

위험 물질, 이제 좀 줄이자
발암물질국민행동(준)은 ‘`발암물질 없는 사회`’를 지향한다. 사전적이고 근원적인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한다. 따라서 최소한 PVC 제품에 대해서는 표시를 강화해 소비자들이 피할 권리를 확보해야 한다. 납과 프탈레이트가 함유된 제품은 모두 표시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트가 역할을 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납과 프탈레이트가 가장 많이 오염된 PVC 제품은 아예 어린이용품 시장에서 없애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른바 “`오늘은 표시하고, 내일은 없애자.`”(미국의 환경운동단체인 EWG에서 화장품중의 프탈레이트에 대한 성분표시의무화를 요구하면서 사용한 표현. “`Label today and remove tomorrow`”)란 말이다.


발암물질국민행동(준)의 주장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캠페인 과정에서 만난 이마트 담당자도 발암물질국민행동(준)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이해한다고 하였다. 자신들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며, 특히 어린이용품에 대해서는 철저히 제품관리를 하겠다고 했다. 이제, 다음 대상은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이다. 특히, 롯데마트는 미국의 거대한 장난감 유통기업인 토이저러스가 입점하고 있다.


발암물질국민행동(준)의 캠페인은 ‘`위험한 물질은 이제 좀 줄이자`’는 생각이 우리사회의 상식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많은 응원과 참여 부탁드린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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