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호두과자, 정말 있을까?

천안 호두과자, 정말 있을까?

 

최재숙 에코생협 상무이사 choijs@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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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때문에 천안을 지날 일이 있었다. 왠지 천안에 오면 호두과자를 꼭 사먹어야 할 정도로 천안하면 호두과자를 떠올리게 된다. 굳이 천안휴게소에 들러 호두과자 한 봉지를 사고야 만다. 


천안지역을 가면 ‘`원조`’가 붙은 호두과자 가게가 많다. 요새는 천안뿐만 아니라 호두과자 체인점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어 천안을 가지 않아도 쉽게 사먹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호두과자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아마도 어느 샌가 추억과 향수를 먹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호두과자하면 천안이다. 해서 왜 천안의 호두과자가 명물이 되었는지 살펴보게 되었다.

 

천안에서 만든 호두과자
왜 천안에서 호두과자가 명물이 되었을까. 1320년경 고려말 역신이었던 유청신은 중국에서 호두나무를 들여와 지금의 천안 광덕산에 심었다. 이것이 우리나라 호두의 시초가 되었고  호두는 천안의 특산물이 되었다. 그러다가 1934년 당시 제과 기술이 탁월했던 고 조귀금 씨와 심복순 씨는 선조들이 차와 병과를 즐기던 것을 되살리기 위해 천안의 호두를 선택해 병과를 만들게 되었는데, 병과의 이름을 호두과자라 한 것이 호두과자의 유래다. 로컬푸드의 절묘한 성공작이었던 셈이다.   


천안의 명물 호두과자, 하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천안 호두과자를 보면 호두나무의 유래와 호두과자의 탄생이 무색할 정도다. 애초 유래되었던 호두도, 주원료인 밀가루도 팥도 천안에서 생산된 것은 없다. 호두는 중국산 아니면 캘리포니아산 등에서 수입한 것이고 밀가루와 팥도 모두 수입한다. 천안에서는 단지 제조, 판매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물론 모든 재료를 수입해서 우리나라에서 제조 판매하게 되면 국내산이 된다.


이쯤 되면 천안 호두과자에 살짝 배신감이 들 정도다. 하지만 이게 천안 호두과자의 잘못이랴. 우리 농업의 쇠퇴와 식량주권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진짜 천안의 명물, 천안의 명품 호두과자를 맛보고 싶다. 호두와 밀가루, 팥 등 천안지역에서 생산된 재료를 갖고 천안에서 만든 천안 호두과자를 말이다. 로컬푸드의 의미를 다시 살린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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