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로 덮친 삼성발 석면 공포

조용한 살인자, 석면이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 일대를 덮쳤다. 건물 26개층, 층당 700평 규모의 삼성본관 리모델링 과정에서 떨어져 나온 석면이 건물 내부는 물론 인근 주변까지 확산된 사실이 시민환경연구소 조사결과 밝혀진 것이다. 


삼성본관 반경 최소 160미터까지 석면 오염 확인

시민환경연구소는 서울대 보건대학원과 공동으로 지난 3월 4일부터 6일까지 삼성본관 내부와 주변의 석면오염실태를 조사했다. 조사결과 삼성본관 내부에서 채취한 11개의 대기 및 먼지, 고형시료 중 91퍼센트인 10개에서 청석면, 트레몰라이트, 백석면이 검출됐다. 특히 리모델링 사업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행정사무실로 사용하는 지하 1층 사무실은 천정 뿜칠 시료에서 청석면이 20퍼센트 함유된 것으로 분석됐다. 사무실 바닥과 복도에서도 각각 청석면, 백석면이 검출됐다. 

청석면은 여러 종류의 석면 중에서 가장 독성이 강해 국제적으로 가장 먼저 채취, 사용이 금지됐다. 일본의 구보타쇼크, 부산의 제일화학의 경우도 청석면을 사용, 이로 인한 피해가 컸다. 

삼성본관뿐만 아니라 건물 주변 지역에서도 석면이 검출됐다. 삼성본관 뒤편 폐기물 승차장으로부터 반경 170여 미터의 외부공간에서 22개 시료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55퍼센트인 12개에서 석면 검출이 확인됐다. 

조사를 진행한 시민환경연구소와 서울대 보건대학원은 ‘삼성본관건물의 경우 전 층이 모두 오염된 것으로 보이며 외부의 경우 최소 반경 160미터 이내가 석면으로 오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삼성본관의 석면이 주변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석면노출인구도 광범위해졌다. ‘삼성본관 건물을 출입한 이용자뿐만 아니라 근처 교회, 식당, 주차장, 버스정류장 등 상주인구와 유동인구를 모두 고려하면 석면노출인구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석면오염 키운 삼성

이번 조사에 앞서 시민환경연구소는 지난 2008년 11월 현장조사를 통해 삼성본관 16층 사무실 책상 위 먼지에서 청석면(3퍼센트) 검출을 확인하고 삼성과 해당기관에 대책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삼성은 자체적으로 시정조치를 마련했다고 밝혔지만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작업 기일을 짧게 잡아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시민환경연구소의 현장실사마저 거부해왔다. 결국 삼성과 관할 정부기관 등의 미온적인 대처로 석면오염지역과 석면노출인구를 확산시켰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한편 시민환경연구소와 서울대 보건대학원은 재개발, 뉴타운, 건물리모델링 등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는 건축물의 철거과정에서 발생하는 석면철거 및 제거를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행정적, 법적, 기술적 개선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삼성본관 석면오염 사태에 대해서는 삼성본관건물 폐쇄 및 오염된 건축폐기물의 외부 반출중단, 불가피한 경우 오염방제조치 철저히 시행, 추가 정밀조사 실시 및 주변 환경정화 조치, 석면노출자에 대한 건강피해대책 실시, 석면피해보상 및 석면특별법 제정 등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글 박은수 기자 ecoations@kfem.or.kr  사진 이성수 기자 yegam@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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