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나노물질이 인체에 유해한 까닭 / 신동천

나노기술(nanotechnology, NT)이란 나노미터 크기의 구조를 만들고 그 성질을 연구하며, 이들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1나노미터(nm)는 10억 분의 1미터로서 10Å과 같다. 나노의 세계는 대략 1nm에서 1마이크로미터(=1000nm) 사이의 크기를 가지는 세계를 뜻하지만 그 경계가 명확한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은 특정물질이 주목 받고 있는 이유는 나노세계의 물질들은 그 크기만 작아진 것이 아니라, 작아진 크기로 인해 기존의 물질이 가지고 있던 화학적, 물리적 성질마저 달라지기 때문이다. 즉 나노기술은 아주 작은 구조를 정밀한 크기로 다듬어 완전히 새로운 특성과 기능을 지닌 물질로 변형하는 신기술로 혁신적인 미래사회로 향한 문을 열어 놓고 있다. 그러나 기회는 항상 위험을 동반하듯 나노기술은 환경과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안전성에 대한 위험의 문 또한 동시에 열어 놓고 있다.

나노물질이 유발하는 질환들
최근 환경 중 나노크기의 먼지입자로 인한 인체 유해영향의 다양성이 보고되면서 더욱 나노물질로 인한 인체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003년 도날슨(Donalson)과 스톤(Stone)은 이 나노크기 극미세먼지의 단위질량당 입자수와 표면적이 급격히 증가함으로써 체내 흡수 및 반응을 극대화시켜 염증반응 및 산화성손상에 의한 호흡기계 및 심혈관계 유해영향 유발 메커니즘을 정립했다.

이후 이와 유사한 역학 연구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최근 탄소입자(carbon black) 크기가 작아질수록 단위 질량당 과독성(extratoxicity) 염증 증가가 관찰됨에 따라 나노크기 입자로 인한 유해영향의 독성학적 가능성도 밝혀지고 있다.

즉 많은 수의 나노입자들이 체내에 들어오게 되면 입자표면 화학조성이 자유산화기나 전이금속매개 화학반응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산화기의 형성을 야기한다. 또한 체내 유입 입자수가 너무 많아지게 되면 탐식세포(대식세포, 몸의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로 침입한 세균 등을 잡아 소화시킴`―`편집주)의 포식능력을 초과하게 되고 포식되지 않은 입자들은 폐상피세포와 접촉할 기회가 많아지게 된다.



탐식세포에 의해 형성된 산화스트레스 작용과 포식되지 않은 입자의 세포접촉에 의한 면역단백성분(cytokine)과 산화성물질(oxidant)의 분비 및 간질 염증반응, 세포침투성 증가 등의 독성반응을 일으켜 활성화된 염증이 누적되게 된다. 이러한 염증반응 물질들이 누적되면 증식과 변이까지 나타나 섬유화와 종양의 형성으로 발전한다. 더욱이 심장의 자율신경계 자극이나 직간접적인 손상으로 인해 심장리듬에 변화가 생기거나, 폐내 입자들에 의해 응고와 혈전에 의한 허혈이 야기돼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작은 크기로 인한 특성과 독성
대기 중 극미세먼지로 인한 인체영향 가능성이 밝혀지면서 제조된 나노물질의 안전성에 대한 의심이 증대되고 있다. 물론 오염물질이 복합적으로 흡착된 극미세먼지와는 다르게 제조나노물질은 일정한 성분 구성과 구조를 유지해야 하는 고순도의 정밀물질이다. 때문에 안전성이 입증된 성분의 나노물질의 경우 예상되는 독성이 낮은 수준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인체 안전성이 입증된 은도 나노크기로 작아질 경우, 흡입 독성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을 보면, 그 크기가 무한히 작아지면서 기존의 물성이 변형돼 새로운 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제조나노물질 독성의 특징이자 두려운 점이다.

제조나노물질의 유해영향은 작은 입자크기로 인한 세포막 투과능력 증가와 큰 표면적으로 인한 높은 생체 반응력뿐만 아니라 변화된 표면특성에 의한 생체 반응성 증가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다. 동물실험을 통해 탄소나노튜브의 폐, 소화기관 및 뇌로까지의 침입과 금나노입자의 태반장벽 이동에 대한 가능성이 관찰됐다. 더 나아가 석면처럼 생체에 축적될 개연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나노물질의 독성은 노출량과 성분도 중요하지만 입자의 크기, 모양, 표면적, 표면활성 및 구조가 더욱 중요한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제조나노물질로 인한 유해성은 독성과 더불어 제품생산 및 사용 후 환경에 배출됨에 따른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나노물질이 인체나 생태계 등 생명을 지닌 유기체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인 영향과 폐기 후 공기, 물, 토양 등의 환경계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제조나노물질은 크기가 작고 구조가 안정적이어서 환경 속에 오래 존재할 수 있고, 장거리 이동 또한 가능하다. 수용성의 물질은 수서생물과의 반응이 유발될 수도 있을 것이며, 매립이나 소각 시 토양이나 대기로 재배출돼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의혹들은 앞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한 부분이다.

안전한 신기술을 위한 노력
DDT, 유전자조작농산물, 석면, 원자력 등의 경우를 보면 20세기에 우리는 신기술 및 신물질의 활용에 있어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 과거에는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신기술 개발이 이루어지면 경제적 타당성 우선적으로 고려한 후 사회에 적용했고, 이는 곧 시장의 확대로 이어져왔다.

이 과정에서 신물질로 인한 인체 및 환경 유해영향은 발현되고서야 알아채기 마련이었고 따라서 늘 사후약방문격의 해결방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한 내분비계장애물질, 잔류성유기오염물질 등의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남아 있다.

이러한 교훈 덕택에 우리 사회는 이제 신기술의 긍정적 매력에만 현혹당하지 않는다. 나노물질 역시 그 이용에 있어 적합한 유해성 평가와 함께 신중을 기하고 있다. 나노기술에 의해 개발된 제품이 원료에서부터 사용 및 폐기의 전 과정에서 어느 한 부분에서라도 안전하지 않다면 시장에서 제품이 확산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나노제품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건강, 안전,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초연구가 수행돼야 한다. 이런 자료를 근거로 신뢰성 있는 표준화 과정이 진행되어야 기업은 소비자들이 믿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나노제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의 나노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나노기술에 기초한 많은 소비제품이 시장에 나오고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 실험절차와 인가조건을 채택함으로써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나노입자의 인체 및 생태계에 대한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독성시험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나노물질의 인체 및 환경의 안전에 대한 노출평가는 새로운 분석기법과 장비를 필요로 한다. 국제표준기구 및 OECD의 ‘ISO/TC299’와 같은 국제적인 나노물질 독성시험 및 노출평가 방법 표준화 활동은 관련 연구가 일관된 방법으로 수행되는 것을 보장함으로써 나노물질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다. 이러한 표준평가지침은 불확실성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그 혜택이 잠재적인 불이익을 능가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개별적인 연구기관 또는 기업 중심의 연구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연구 성과로 그칠 가능성이 많다.

나노기술의 긍정적 발전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연구기획이 필요하고, 성능 중심의 나노기술/제품 개발과 더불어 신기술의 인체 및 환경영향에 대한 의혹을 풀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 간 협력이 필요하다. 신기술은 기회와 함께 위험도 동반한다는 것을 이미 경험한 21세기 사회는 건전성이 확보된 신기술만을 선택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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