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GMO는 식량부족의 해결책이 아니다 / 님모 바세

전 세계적으로 1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굶주린 채로 잠자리에 들고 있다. 이의 2배가 넘는 사람들은 충분한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하고 건강에 이롭지 않은 음식 섭취로 영양결핍을 겪고 있다.(International Commission on the Future of Food and Agriculture. 「Manifesto on the Future of Seed」, Navdanya/RFSTE, New Delhi) 기아로 죽는 사람은 매일 약 2만5천 명에 이르고 있다. 이 숫자는 에이즈나 말라리아, 폐렴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숫자다.(UN-Energy. April 2007. 「Sustainable Bioenergy: A Framework for Decision Makers」, A UN paper)
최근 ‘식량부족’이 전 지구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식량위기의 원인이 생산량 부족 때문이라는 것은 아직 충분히 증명되지 못하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식량을 상품화해 투기하는 것이 식량부족의 진짜 원인이라고 지목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공학 기업들은 전 지구적인 식량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유전자조작(GM) 식품뿐이라는 자신들의 잘못된 주장을 다시 펼치려 하고 있다.
문화적 다양성과 토종작물의 위기는 곧 식량위기
기후변화가 농업생산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리고 GM작물 재배와 같은 단일작물 생산 시스템이 기후변화에 가장 민감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 역시 분명하다. 호주에서 있었던 가뭄으로 인한 밀 재배불황은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전 지구적인 식량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주요한 방법은 종자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환경친화적인 방법으로 농사를 짓는 것뿐이다. 어느 지역에서는 지난 20년간 식량생산이 2배가 넘게 증가했지만, 서아프리카의 여러 국가에서는 심각한 식량부족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자주 듣곤 한다.(Economic Community of West Africa States (ECOWAS). March 2007. Action Plan for thedevelopment of biotechnology and bio-safety in the ECOWAS sub-region 2006~2010) 그동안 아프리카의 식량위기에 대한 진단과 해결책은 부분적인 정보에 의존한 것이었고 해결책도 올바르지 못했다.
식량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환경친화적이고 다각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화학비료나 수입한 농약과 제초제, 그 지역의 사회와 문화에 기반을 두지 않은 농사법과 같은 외부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량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문화적 다양성과 토종작물을 지켜내는 것과 동시에 종자를 보존하고자 하는 과단성 있는 태도다. 생명공학기업들은 GM작물이 전혀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도 GM작물을 도입해 토종 작물들을 노리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잎모자이크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사용하려는 GM 카사바의 경우를 살펴보자. 아프리카에는 잎모자이크병에 잘 견디는 토종 카사바가 있다. 하지만 생명공학 기업들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원하지도 않는 GM 카사바를 도입하려고 애쓰고 있다.

식량주권 유린하는 GM작물
지역의 문화가 받아들일 수 있는 식량과 건전한 식량 생산을 보증하기 위해서는 식량주권이 필요하다. 이러한 면에서 본다면 GM작물은 그 지역 주민들의 식량주권을 지키는 데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 도리어 GM작물은 농부들을 생명공학기업에 의존하게 하고, 부정을 고착화시키며, 소비자들에게 적절한 음식을 제공하는 통로를 강제적으로 통제함으로써 그들의 식량주권을 유린할 것이다.
식량주권은 그 지역의 문화를 지키고 종자의 다양성을 보존하려는, 세계 시민의 빼앗길 수 없는 당연한 권리 위에 존재한다. 문화적 다양성은 토종 종자를 생산하고 보존하며 이를 사용하는 과정을 통해 그 지역의 지혜의 보고를 풍성하게 하고 유지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수세기에 걸쳐 시험되고 사용돼오면서 발전한 토착 농사법을 더욱 발전시키고 지키게 한다. 식량주권은 농부들이 마음 놓고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하고, 식량원조로 자신들의 식단을 바꾸도록 강요하지 않는다. 오늘날 식량을 원조하려는 국가들은 원조가 필요한 국가의 수요를 완전히 무시한 채 GM 농산물을 밀어넣고 있다.
2002년 남아프리카에서 GM작물 원조로 인한 논란이 있을 때 노르웨이의 국제개발부 장관이 했던 말을 상기해 보자. 그는 “어떠한 국가나 사람이 식량위기에 처했을 때, GM작물만을 오랜 시간 먹게 된다면 상당한 위험에 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Johnson. F. H, Minister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 of Norway. 2003년 2월 5일 ‘Globalisation, food and freedom’ 연설문에서 발췌)

이득은 생명공학기업들뿐
때때로 GM작물이 세계 기아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한다. 하지만 GM작물이 상업화된 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 농부들은 종자로부터 더 멀어지고 독점적인 기업에 더 의존하게 되었다. 단일작물 재배는 가속화되었고 제초제나 농약, 화학비료의 의존성은 더 커졌다. 이에 더해 GM작물은 환경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었으며, 식량주권과 식품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GM작물은 영양학적으로 일반 작물에 비해 더 우위에 있지도 않으며, 화학비료와 농약 사용을 줄이지도 못하고 있다. 게다가 알파드 푸스타이 박사나 매완호 박사와 같은 생명공학기업에 비의존적인 독립적인 과학자들의 연구결과는 GM 식품이 인체 건강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작물 생산이 망해 빚만 떠안고 모든 희망이 꺾인 채 결국은 자살에 이르는 농부들의 이야기가 기사화되곤 한다. 생명공학 기술로 이득을 보는 것은 오로지 그 뒤에 숨은 생명공학기업들뿐이다.
더구나 지금과 같은 식량위기의 상황에서 GM작물은 유기농업이나 관행농업보다 더 높은 생산량을 보이지도 못하고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GM 콩은 non-GM 콩에 비해서 최대 20퍼센트까지 생산량이 감소했고, 심지어 인도에서는 BT-면화(몬산토의 유전자변형 면화종) 재배에 100퍼센트 실패했다는 보고까지 있다. 이러한 결과는 세계 최대의 GM 생산국인 미국 농무부와 조지아대학의 공동연구팀이 조사한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이들 연구팀은 미국에서 재배된 GM면화가 수입 면에서 최대 40퍼센트까지 감소했다고 밝혔다.
GM작물은 또한 해충의 공격에도 민감하다. 왜냐하면 이들 작물은 흔히 간작으로 재배되는 유기농업과는 달리 단작으로 재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충에 의해 피해를 받게 되면 그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 재앙이 된다. 인도 펀자브 지역의 사례를 보면 면화 재배면적 중 80퍼센트가 살충제 내성인 BT면화종이 심어져 있었는데, 이곳에 지난 2006년 벚나무깍지벌레라는 진디 일종의 해충에 의해 전체 생산면적의 25퍼센트를 잃게 되었다. 또한 GM작물은 지구 곳곳에서 심각한 산림훼손을 발생시킨다. 산림훼손은 바이오연료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세계의 식량부족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한 자신들의 생계를 유지하고 더불어 지역경제를 지탱하면서 환경을 지켜오던 소규모 농부들의 능력을 위축시키고 이들의 존재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식량주권으로 기아 해결
우리가 이러한 현실을 짚어볼 때, GM 농작물은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는 전 세계 기아인구를 위한 올바른 대책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앞서 주장했듯이 각 지역의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존중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의 고유한 문화의 다양성을 유지하며 식량 증대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는 세계인의 인식의 변화와 노력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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