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용 랩의 환경호르몬 소비자 안전 위협 _ 문은숙



소비자의 안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식품이다. 식품과 더불어 소비자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 식품용기와 포장재이다. 식품용기와 포장재가 안전한 물질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내용물인 식품도 안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는 대표적 예가, 환경호르몬 물질인 합성가소제가 들어 있는 폴리염화비닐(PVC) 용기 및 포장재들이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안전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식품용기 및 포장재 또는 어린이용품에 PVC가 사용되고 있다.

포장용 랩에 들어 있는 환경호르몬
환경호르몬 물질 또는 내분비장애물질(환경부에서 정한 환경호르몬의 정부 공식명칭)은 생산과 소비활동을 통해서 생성되고 방출된 화학물질이다. 환경호르몬은 생물체에 흡수되면 내분비계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거나 혼란을 일으킨다. 결국 인간이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엄청난 양의 화학물질들이 인간의 정상적인 신체기능을 교란시키고 나아가 지구생태계를 파괴하는 독성물질이 되어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독성의 악순환이며 인간이 만들어 인간과 자연계 전체가 피해를 보게 하는 ‘사람이 만든 재앙’이다.

<소비자시민모임>에서는 1998년부터 환경호르몬으로부터 식품원료와 성분, 용기와 포장재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조사, 검사, 교육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의 하나로 지난 7월 29일부터 8월 17일 유통매장, 식품매장, 식당 등에서 널리 쓰이는 업소용 식품포장 랩 6개 제품을 수거하여 <한국화학시험연구원>에 의뢰하여 환경호르몬 함유실태를 조사하였다. 이러한 조사가 필요한 이유는 조리식품 판매가 늘어나는 추세와 관련이 있다. 특히 대형 유통매장 등지에서 조리된 식품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고, 이에 따라 ‘사용하지 말아야 할 PVC 용기 및 포장재의 사용’ 또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검사 결과, 업소용 식품포장용 랩에서 환경호르몬인 디에틸헥실아디페이트(Diethylhexyladipate, DEHA)가 최고 25만9천피피엠(ppm)까지 검출되었다. 업소용 식품포장랩에서 검출된 환경호르몬 물질 DEHA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가소제의 일종으로 세계자연보호기금(WWF), 일본 후생성 등에서 환경호르몬 물질로 분류하여 관리하고 있는 유해화학물질이다. 우리나라에서도 DEHA를 내분비장애물질로 지정하고는 있으나 유해관찰물질로는 지정되어 있지 않다.

업소용 식품 포장랩 DEHA검출량 검사 결과
번호제품명제조사결과치 (%)검출량 (ppm)
1썬랩(주) 삼영화학공업23.8238,000
2럭키랩(주) LG 생활건강00
3유니랩(주) 테이팩스23.7237,000
4이츠웰랩신흥화학 (주)(제조원)
CJ Food System (유통판매원)
24.6246,000
5롯데랩(주) 희성화학 (제조원)
롯데알미늄주식회사 (공급판매원)
23.8238,000
파워랩(주) 파워랩25.9259,000
시험방법 : 일본위생시험법

자세한 검사 결과를 보면 검사 대상이었던 6개 업체의 6개 제품 중에서 (주)LG생활건강에서 제조한 럭키랩을 제외한 5개 업체 5개 제품에서 23~25.9퍼센트의 DEHA가 검출되었다. 이를 피피엠으로 환산하면 23만에서 25만9천피피엠이 검출된 것이다. 제품별로는, (주)파워랩의 파워랩에서 25만9천피피엠의 DEHA가 검출되었고, 신흥화학(주)가 제조하고, CJ푸드시스템이 공급판매하는 이츠웰에서는 24만6천피피엠이 검출되었다. 그 밖에 썬랩, 롯데랩에서는 각각 23만8천피피엠이 검출되었고, 유니랩에서는 23만7천피피엠이 검출되었다. 식품을 직접 포장하는 랩에서 이처럼 다량의 DEHA가 검출되었다는 것은 해당 랩으로 포장된 식품도 안전할 수 없으며 우리 소비자들이 화학물질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PVC 대신 PE 랩으로 바꾸어야
환경호르몬 DEHA가 들어 있는 식품포장용 랩으로부터 소비자 안전을 확보하려면 최소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항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첫째, 현재 DEHA는 환경부 지정 내분비계장애물질로 분류되어 있으나 ‘유해물질 금지, 제한, 또는 관찰 물질’에서는 제외되어 있다. 플라스틱 가소제인 DEHA는 현재 식품포장재, 생활재에 널리 쓰이고 있다. 정부는 DEHA를 ‘유해물질 제한 또는 관찰 대상’으로 지정하여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여야 한다.

둘째, 랩 제조 판매업체는 환경호르몬 물질인 DEHA가 최고 25만9천피피엠이나 검출된 PVC 포장랩의 제조, 판매를 중지하고 가정용 랩처럼 폴리에틸렌(PE) 랩으로 바꾸어야 한다. 폴리에틸렌은 미국식품의약국이 인체 무해성을 인정한 원료로 연소시에도 다이옥신이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셋째, 백화점, 대형 유통매장, 식당 등에서 업소용 랩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고객의 안전을 생각해 환경호르몬이 검출된 PVC 랩의 사용을 즉시 중단하여야 한다.

넷째, 소비자는 문제가 된 PVC 랩을 사용하는 매장, 식당 등의 이용을 자제하여야 한다.


문은숙 moon@cacpk.org
<소비자시민모임> 기획실장, 소비자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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