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영향평가제도, 사전환경성검토제도, 전략환경평가제도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 _ 이상돈



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한 인구밀도의 증가 및 토지의 개발압력이 매우 높은 반면 그에 비해 좁은 국토를 가지고 있다. 각종 개발사업 수행시 발생하는 환경적인 영향에 대한 고려는 우리가 21세기에 지향하는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하는 정책과제이다. 이를 달성할 목적으로 1980년대 이후에 환경영향평가제도가 도입되었다. 개발사업에 대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함에 있어 미리 당해 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여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이 되게 하는 데 환경영향평가제도의 목적이 있었다. 그러나 환경영향평가제도는 개발사업의 기본계획이 이미 수립된 이후에 시행되는 제도로 녹지의 보전, 토지이용계획 등이 이미 거의 완성된 상태에서 시행되므로 개발사업 수행시 환경영향의 반영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미비하다. 따라서 환경영향평가제도는 개별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집중하고 있으며 사전예방이라는 ‘의사결정지원수단’으로서의 환경예방에 대한 기능이 상당히 약하다.

이러한 환경영향평가제도의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 ‘사전환경성검토제도’이다. 사전환경성검토제도는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행정계획이나 개발사업을 수립, 시행함에 있어서 당해 계획을 최초로 입안하거나 수립하는 초기단계에서 환경적 측면을 고려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계획 및 개발대상 입지의 타당성, 개발구상 및 토지이용계획의 적정성, 사업지역 및 주변지역에 미치는 환경영향을 사전에 검토, 분석하여 최적의 환경보전대책이 당해 계획 등에 반영, 시행되도록 함으로써 ‘개발과 보전의 조화’를 이루고 ‘환경친화적인 개발’을 유도하여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도모하고자 하는 제도이다. 사전환경성검토제도는 사업의 기본계획단계에서 시행되고 입지의 규모, 개발구상안의 적정성을 검토하여 최적의 대안을 강구하는 데 비해 환경영향평가제도는 사업시행에 따른 환경영향 및 저감방안을 강구하는 데 차이가 있다.

환경영향평가협의는 한해 170∼200건 정도이나 실제로 초안평가서, 평가서본안, 보완서 등을 포함하면 평가서 검토건수가 500∼600건 정도가 된다. 또한 사전환경성검토서는 2000년 이전까지는 연간 600∼700건 정도였으나 「환경정책기본법」에 의한 사전환경성검토제도가 발효된 이후 협의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현재 연간 2천여 건의 사전환경성검토서가 작성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환경오염의 저감대책을 수립하는 환경영향평가제도와는 달리 환경에 대한 영향이 극히 심각하여 이를 사전에 회피, 방지하기 곤란한 사업에 대해서는 계획 자체를 취소, 축소, 조정하거나 환경적 영향이 최소화되는 대안을 제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사전협의제도를 통해 사전환경성검토가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경우에 따라 사업계획 확정 후 행해지는 환경영향평가 협의절차나 내용을 간소화 또는 생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용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환경영향평가가 개별대상사업에 대한 사업계획 확정 이전의 환경에 대한 영향을 평가하고 저감방안을 수립하는 제도라면, 사전환경성검토제도는 환경적인 영향이 큼에도 불구하고 다른 법령에 의거하는 사업계획이므로 환경적인 고려가 미흡한 점이 있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1999년 12월 통합법으로 운영되는 「환경정책기본법」 11조에서 환경기준의 유지 등을 위한 사전협의제도를 도입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사전환경성검토제도는 법적인 모양을 갖추게 되었다. 동법시행령을 개정하여 사전환경성 검토대상 행정계획 및 개발사업을 대폭 확대해 사전예방적 의사결정수단으로서 2000년 8월부터 환경성검토제도가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략환경평가의 필요성과 도입방안
위에서 언급한 사전환경성검토제도는 개발사업의 방지를 위한 목적과 더불어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행정계획의 환경적 고려가 중요한 제도운영의 내용이다. 이에 대한 법적 근거와 행정계획에 대한 환경적 영향을 미리 검토하기 위해 전략환경평가제도의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전략환경평가는 「환경정책기본법」 제11조 ‘관계행정기관의 장은 환경기준의 적정성 유지 및 자연환경의 보전을 위해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행정계획을 수립, 확정하거나 개발사업을 승인하고자 할 경우에는 당해 행정계획 및 사업계획을 확정, 승인하기 전에 환경부 장관 또는 지방환경관서의 장과 미리 협의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것이다. 위에 근거하여 모두 9개 법률에 의한 10개의 행정계획이 있다. 또 이와는 별도로 각 개별법에 협의규정에 의한 행정계획이 있다. 이들은 관계법령에 의해 행정기관의 장과 사전에 협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국토, 지역, 도시의 개발의 분류에 의한 「국토이용관리법」 등 총 21개의 법률에 의한 29개의 행정계획이 사전협의 대상이다. 현재 전략평가제도는 행정계획과 사전환경성검토제도를 통합하여 환경영향평가 시행 이전에 이루어지는 정책(policy), 프로그램(Program), 계획(Plan)의 3P 단계가 있으며 환경적인 고려를 수행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따라서 전략환경평가의 궁극적 목적은 개별 프로젝트에 머물고 있는 환경영향평가를 보다 상위단계에서 환경의 ‘의사결정수단’ 시스템 실현을 위해 제도화하는 것이다.

환경영향평가제도, 개선 어떻게 할 것인가
환경영향평가제도와 관련하여 2003년 12월에 몇 가지 중요한 제도의 도입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첫째는 개별사업에 대한 분리발주를 의무화한 것이다. 현재 환경영향평가서 및 사전환경성검토서는 개발사업자가 작성하도록 되어 있으나 전문용역기관에서 이를 대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개발주체가 평가서를 작성하는 ‘사업자주체주의’로 환경영향평가서의 부실작성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 따라서 사업자주체주의가 아닌 제3자주체주의 등의 사업자와 평가서 작성자가 분리되는 형태의 제도운영이 필요하다. 비록 완전한 제3자 주체에 의한 평가서 작성은 아니지만 이에 대한 중간단계로 현재 사업자가 평가서작성자를 선정하는 사업자-평가대행자의 운영의 틀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 ‘개별사업에 대한 분리발주의 내용’이다. 둘째는 일명 스코핑(scoping)제도라 불리는 평가항목범위획정제도가 도입되었다. 본 제도는 대상사업으로 인한 평가서항목의 과중 및 중복의 우려를 개선하여 평가서항목을 대상사업에 맞게 집중하고자 도입되는 제도이다. 본 제도는 <평가항목범위획정위원회>를 사업시행시 두게 되어 있으며 획정위원회는 평가서항목과 범위를 선정하는 기능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사업시행자가 스코핑제도를 선택하게 되어 있으며 주민의견수렴 및 참여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그동안 환경영향평가의 협의기관이 수행하는 환경에 대한 평가과정에 사업시행자(협의기관이 아닌 사업시행기관)가 환경에 대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제도의 운영초기에 <평가항목범위획정위원회>의 운영에 혼란 및 미숙이 예상되나 선진국의 스코핑제도 정착이 이루어지면 환경영향평가의 내용과 사회적 갈등의 해소에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영향평가제도는 많은 문제점 및 논란에도 불구하고 사업의 시행에 대해 환경적 고려가 이루어지는 반드시 필요한 제도이다.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사회적 요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대한 전문인력의 증가가 절실히 요구된다. 환경영향평가제도의 정착을 위해 ‘환경영향평가사’ 도입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환경영향평가제도가 국토의 공간계획 및 토지이용계획, 환경계획, 개발관련법 및 개발계획수립, 시행체계, 입지규제 관련법령, 자연환경, 대기· 수질보전 시책 등에 대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므로 사회는 전문인력을 배출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속적인 환경평가 전문인력의 양성은 국토의 균형 있는 발전과 환경을 지키기 위해 필수적 요소인 것이다.


이상돈 lsd@ewha.ac.kr
이화여자대학교 환경학과 교수


사례로 본 환경영향평가 문제점

환경영향평가가 천차만별이다. 개발사업 계획시 환경적 고려가 우선돼야 할 환경영향평가가 개발이익 앞에 무책임하게 협의되거나 평가서를 작성하는 평가대행기관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 잘못된 환경영향평가는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관련기관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 대표적 사례를 뽑아봤다.

북한산국립공원 관통도로
북한산관통도로는 서울외곽순환도로로 일부구간은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또한 북한산은 국립공원으로서 개발사업이 그 안에 행해질 수 없다. 현재 국립공원에 대한 관리업무는 행정자치부에서 환경부로 이관돼 환경부가 국립공원 관리업무와 환경영향평가 협의기관의 역할을 동시에 맡고 있다. 하지만 환경부는 그 역할과 상관없이 국립공원 지역을 관통하는 도로에 대해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해 주어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러한 사업은 환경영향평가가 무책임하게 협의되고 있는 단적인 사례로 그 개발사업은 여전히 진행 중에 있다.

새만금간척사업
새만금간척사업은 환경영향평가에 있어 해양생태계 뿐만 아니라 육상생태계를 모두 고려하지 않은 복합적인 환경오염 사업으로 현재에도 진행 중에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국립공원인 해창석산 등 주변 150여 개 이상의 산을 환경적 고려 없이 파괴해 논란을 일으켰다. 농림부는 지난 89년 11월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사업타당성 분석시, 투자비용 가운데 어업보상비를 적게 계산하고 도시기반시설 조성비를 누락시킨 바도 있다. 또 수질오염으로 사업시행이 불투명한 담수어 양식장의 편익을 과다 계산해 정부투자사업의 경제적 타당성 기준 이상으로 맞추어 이 사업을 지금까지 진행하고 있다.

경의선 복원공사
경의선 복원사업은 문산역∼군사분계선을 잇는 철도사업과 통일대교 북단∼군사분계선을 연결하는 도로사업으로 총 사업비 1512억원이 투입된 사업이다. 철도청은 경의선 복원공사와 관련해 1994년 환경영향평가 협의시, 비무장지대 구간에 대한 공사를 시작하기 전 생태계 정밀조사를 실시하는 조건으로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후 2000년 6월 15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경의선 복원이 빠르게 진행되자 철도청은 환경영향평가 협의사항의 조건인 비무장지대 생태계 정밀조사를 실시하지도 않은 채, 남북연결도로 환경영향평가서 내용을 베껴서 제출했다가 협의기관인 환경부에 들통나 반려된 일이 있었다. 4계절 1년 이상의 환경영향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 남북의 정치상황을 이유로 졸속으로 공사를 시작했던 것이다. 현재 이 사업은 지난 2001년 북측의 공사 중단이후 다시 재개돼 진행 중에 있다.

백지훈 기자 backjh@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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