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6월호] 해외논단/ 유전자 조작식품 막아야 한다

해외논단 - 생명부정, 생태계 파괴하는 유전자 조작식품을 막아야 한다

[월간환경운동 1997년 6월호]

◈ 브라이언 토카 / 고다드대학 사회생태학부 조교수

미국에서는 유전자 조작된 식품의 상업적 판매에 대한 길이 열렸다.
머지 않아 우리의 시장에도 등장할 이들 식품의 위험성을 경고한
『리서전스(Resurgence)』3월호(제 79호)에 실린
브라이언 토카의 글을 정리해 보았다.

미국 정부는 미국 전역의 실험실과 실험농장에서 10여년간 연구한 끝에 만들어낸
유전자 조작된 작물의 대량재배와 판매를 허가했다. 지난 95년 유전자 조작된 옥
수수, 호박, 감자, 토마토, 콩, 카놀라, 목화 변이종(變移種) 등이 그것으로, 같은 해
에 이들 중 많은 수가 종자용으로 재배되었다. 이제 이들 변이종은 올해 안에 시
장에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90년 이후 3천여 종의 유전자 조작된 식물과 동물, 세균이 개발되었고,
이에 대한 현장 실험도 이루어졌다. 이 현장 실험은 여섯 개의 주를 제외한 미국
전역에서 실시되었다. 이러한 식물들은 주로 제초제의 고농도 사용에 내성을 가지
며, 살충 독소를 생산하고,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은 물론 좀 더 천천히 또는 균
일하게 익으며, 자체의 화학적 구성성분이 달라지도록 유전자가 조작되고 있다.
한편, 현재 대규모 상업적 종자회사 뿐만 아니라 <몬산토>(Monsanto),
<시바`-`가이기>(Ciba-Geigy), <듀퐁>(Dupont), <업존>(Upjohn) 등의 화학회사
들은 점차 독점화되어가는 식량산업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생명공학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유전자 조작된 작물 중 일부는 특
수 품목으로 판매될 것이지만 나머지는 일반 식품에 섞여 유전자가 조작되지 않은
것들과 구별이 어려울 것이다. 오직 광범위한 소비자들의 저항만이 우리의 먹거리
에 대한 이들 거대 기업들의 ‘위험한 신기술’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유전자
가 변이된 식물은 천연재배 식물과 구별되는 성질을 많이 가지고 있다. 변이종의
식물은 다른 식물과 세균, 바이러스, 심지어 동물의 유전자까지 초기 성장단계에서
주입받게 된다.

생태계질서 파괴하는 유전자 조작
업계 대표들의 반복된 주장과는 달리 이 기술은 ‘완벽하게 안전한’ 것이 아니
다. 여러 유전자들을 조합한 결과 아무런 연관성이 없던 종들의 유전자를 가지게
된 재조합 개체는 독특하고도 예기치 못한 반응을 나타내거나, 특수한 영양학적,
생태적, 환경적 특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최근의 유전자 조작된 식물의
연구와 개발 속도에 비하면 이것들의 영향에 대한 연구는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
다.
그러므로 이들 새로운 작물의 장기적 영향은 아직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아주
극단적인 경우에만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기타 관련 기관의 특별 검사를 받
을 것이며, 나머지 상품에는 아무런 꼬리표도 붙여지지 않을 것이다.
유전자가 조작된 대부분의 식물들은 정상적인 개체와는 달리 특정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 항생제에 내성을 갖고 있는 유전자는 토양내의 세균이
나 동물, 심지어 사람에게까지 전파될 수도 있다. 또한 식품내에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존재하던 독성물질의 농도가 증가할 수 있으며, 새로운 유전자들의 조합이
식품의 소화기능을 변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유전자 조작된 많은
작물들은 제초제와 살충제의 사용증가를 초래할 것이며, 유전자의 변환 과정에서
알레르기를 일으킬 유전자가 도입될 수도 있다.
이제 이러한 생명공학의 혁명(?) 덕분에 이번 여름시장에 나올 ‘유전자가 조작된
’ 농산물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싱싱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토마토:『푸드 앤 워터(Food &
Water)』지는 93년부터 보다 오래 진열될 수 있도록 더 천천히 익는 토마토를 개
발하기 위한 <캘진(Calgene)>과 기타 생명공학 회사들의 노력을 보도했다. 그러나
이런 토마토를 사도록 소비자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한 캘진은 지난해 여름 부도위
기를 맞았는데, <몬산토>가 캘진 주식의 49.9%를 구입하여 캘진과 ‘플레이버`-`
세이버(Flavr`-`Savr)’ 토마토를 살려 냈다. 몬산토는 또한 야채재배 및 포장 전
문회사인 <가길로(Garguilo) LP>를 사들여 캘진과 합병시켰다.
▶ 유독성 제초제와 함께 재배될 콩과 목화:몬산토는 ‘라운드업(Roundup)’이
라는 상표로 전 세계에 팔리는 제초제인 ‘글라이포세이트’에 견디는 ‘페튜니아
와 세균’,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함께 가지고 있는 콩을 판매할 것이다. <농
약 대책 네트워크(Pesticide Action Network)>는 지난해 8월 몬산토가 대부분의
식물에 유독한 제초제인 라운드업의 생산량을 두배로 늘렸다고 보고했다.
한편 프랑스의 화학회사인 <롱프랑(Rhone-Poulenc)>은 제초제인 ‘브로모자이닐
’에 견디는 목화의 유전자 변이종을 개발해 <미국 환경보호국(EPA)>의 승인을
얻어냈다. 이 승인은 3년간의 시도 끝에 받아낸 것으로 롱프랑은 브로모자이닐이
인체 건강에 끼치는 영향에 관한 자료를 제출해야만 했다. 이 고독성 제초제는 실
험 동물의 기형과 인간의 선천적 기형 및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들 유전자 조작된 작물의 광범위한 재배가 제초제의 사용을 증가시키리라는 것에
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 스스로 살충성분을 만들어내는 작물:작물을 갉아 먹는 애벌레들에 치명적인
독소를 만드는 세균 ‘바실러스 투린지엔시스(Bt)’의 유전자를 가진 옥수수, 감
자, 목화가 다양하게 개발되었다. 자연상태의 바실러스 투린지엔시스는 특수한 환
경에서만 활성화되기 때문에 수명이 짧은 이 세균을 직접 유기농민이 사용하는 것
은 안전하지만, 유전자가 조작된 식물에 의해 생성되는 독소는 여러 종류의 이로
운 곤충과 나비들에 대해서까지 해로울 것은 뻔한 사실이다.
특히 바실러스 투린지엔시스 유전자를 가진 작물의 광범위한 재배는 3∼5년 후엔
목표 해충이 이 독소에 대한 저항력을 갖게 할 것이라고 미국 환경보호국은 예측
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유기농민들은 가장 안전하고도 유연성 있는 무기를 잃게
되는 셈이며, 보다 고성능의 화학 살충제를 사용하거나 생명공학 업계에 더욱 강
력한 살충독소를 생성하는 작물을 다시 개발할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다. 스위
스의 다국적 기업인 <시바-가이기(Ciba-Ggigy)>는 주요한 살충제 제조업체 이면
서 바실러스 투린지엔시스 독소를 생성시키는 옥수수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
▶ 열대 식물성 기름을 대체할 카놀라유:캘진은 <프록터 앤 갬블(Procter &
Gamble)>과 공동으로 코코넛과 야자씨 기름에 주로 있으며 ‘라우린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카놀라유의 원료인 서양 유채를 개발했다. 열대 식물성 기름은 라
우린산 같은 포화 지방산이 많아 이를 이용한 식품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
지만, 비누와 세제, 화장품 제조에는 주요한 원료가 되고 있다. 프록터 앤 갬블은
이미 ‘고 라우린산’ 카놀라유 1백만 파운드를 사기로 계약했다. 서양 유채는 미
국 전역에서 자라는 야생 겨자와 가까운 종으로 겨자는 이 유전적 성질을 자연 상
태로 유출시킬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최근 스코틀랜드의 연구가들은 유전자 조작된 서양 유채의 꽃가루가 1.5마일 떨어
진 식물에 수정되었다고 보고했다. 또한 이 고 라우린산 카놀라유는 코코넛과 야
자유 수출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지아 등의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다.

세균과 곤충의 유전자까지 조작
식량작물의 유전자를 조작하는 것 외에도 과학자들은 농업생산을 돕도록 세균과
곤충의 유전자까지도 조작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미국 환경보호국에 근무하던 몇
몇의 사람들이 유전자 조작된 ‘슈퍼 박테리아’의 승인을 위해 미국 환경보호국
이 앞장서 노력했음을 밝힌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세균은 알팔파와 클로버, 콩과 식물의 뿌리혹에 서식하며 이들이 공기중의 질
소를 흡수하도록 도와주는 토양 세균의 변이종이다. 이 유전자 조작된 변이종은
두배의 질소 고정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공생하는 식물의 질소 고정효율을 증가시
킬 것으로 연구가들은 희망하고 있다. 또한 이 세균은 이질을 일으키는 ‘시겔라
균’과 또다른 병원성 세균인 ‘클렙시엘라 뉴모니아’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이같은 미국 환경보호국의 행위에 대해 <환경 책임성을 위한 공무원(Public
Employees for En-viromental Responsibility)>이라는 조직에서 펴낸 보고서는 “
미국 환경보호국은 생명공학 기술 촉진에 너무 열심인 나머지 직원들과 과학자들
이 우려했던 사항들을 고의로 무시하거나 적극 억제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유전공학적 우(牛) 성장 호로몬의 사용을 추진하고 있는 업체로 유명한 <랜
드 오 레이크스(Land O’ Lakes)>의 자회사인 <리서치 시드 주식회사(Research
Seeds Inc)>는 수많은 건강적, 환경적, 농업적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93년 이 세
균의 현장 실험 허가를 받아냈다. 토양 생태계와 비옥도의 심각한 혼란, 보다 해로
운 잡초의 발생, 항생제 내성의 확산, 인간과 동물의 병과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
등이 있지만, 이 세균의 상업적 판매에 대한 미국 환경보호국의 승인은 임박해 있
다.

생명 부정하는 과학기술 막아야
플로리다 주립대의 과학자들은 작물을 해치는 잎진드기를 먹고 사는 조그마한 진
드기들에게도 새로운 유전자를 주입했다. 이와 함께 넣어진 표지 유전자가 1백50
세대 동안 유지되었으며, 연구원들은 이 진드기가 플로리다의 기후에 보다 잘 적
응하고 살충제에 내성을 가지게 하도록 연구하고 있다. 또한 유전자가 조작된 초
파리와 모기, 꿀벌, 목화솜벌레 등 많은 종류의 곤충들이 다양한 목적으로 개발되
고 있다. 이들이 상업화된다면 자연환경으로 급속히 확산될 것이 우려된다. 이들은
번식 속도가 빠르고 다양한 생태적 역할을 가지며, 먼 거리를 이동하고, 한번 방출
되면 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심각한 생태적 위험을 가져올 지도 모른다.
이런 다양한 개발들은 농업과 임업, 의학을 비롯한 거의 모든 영역에서의 자연적
인 과정을 인공적이고 단기적인 해결방법으로 대체하려는 생명공학 업계의 최근
노력의 일환이다.
과학자들은 식물의 성장과 개화를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리하며 이를 조작하고 있
다. 유전자 조작으로 동물의 젖에서 약물이 분비되고, 장기 이식의 재료로 쓰기 위
해 인간의 면역체제 단백질을 가지고 있는 돼지를 개발하고 있다. 또 최근 오스트
레일리아의 와르당 섬에 있는 실험 시설에서 유출된 치명적인 토끼 바이러스 뿐만
아니라, 공수병 바이러스를 포함한 동물 바이러스를 연구하고 있다.
온 세상을 통제와 이윤추구의 대상으로밖에 보지 않는 기업들에 의해 자연현상과
인간의 유전자조차 상품화되고 있다. 이러한 개발들은 경제체제와 문화 전반에 걸
쳐 자연 생태계의 조화를 파괴하고 있다는 징후이며, 이로 인해 지구상의 다양한
생태계는 점점 위협받고 있다.
그러나 이런 개발들이 업계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필연적인 것만은 아니다. 10년
전 전문가들은 우(牛) 성장 호르몬, 유전자 조작된 작물, 서리 방지 세균 등 많은
생명공학 제품들이 90년대 초반에 널리 보급되리라 예상했었다. 그러나 이것은 대
부분 실현되지 않았으며, 생명공학에서의 새로운 발전 가능성도 여전히 불투명하
고 논란의 여지도 많아졌다. 인도와 남아시아에서의 무장 농민운동은 기업영농의
폐해에 대한 전세계적인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며, 미국 내에서의 환경보호 활동만
큼이나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시민들의 조직화와 대중교육의 증대가 근본적
으로 생명을 부정하는 과학기술이 가져올 최악의 결과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몬산토 토마토를 믿지 말라!

1920년대에 몬산토는 논란이 많은 인공 감미료인 사카린을 들여와 미국 최초의 사
카린 제조업체가 되었으며, 현재 제초제의 세계 최대 판매처이자 살충제와 살균제
의 주요 제조업체이다. 1960년대에는 강력한 발암물질인 ‘PCB(Poly Chlorinated
Biphenyl)’가 함유된 전자부품 소재를 미국에 들여 왔다. 또한 1980년대에는 웨스
트 버지니아주에서 자사의 생산 및 관리 직원들이 다이옥신과 기타 유해 화학물질
에 노출된 사실을 숨기기도 했다. 이러한 몬산토가 이제 당신에게 신선한(?) 토마
토를 팔려고 한다.
1995년에 몬산토는 플로리다주 나폴리에 근거한 미국 최대의 토마토 생산업체인
<가길로 LP>의 최대 주주가 되었고, 유전적으로 변이된 ‘플래이버-세이버’ 토
마토를 개발한 <캘진>을 파산에서 구하기 위해 가길로와 캘진의 경영을 통합했
다. 이제 이들은 자신의 토마토 상표를 세계의 가정에 퍼뜨리려 하고 있다. ‘가길
로 농장’과 캘진의 ‘맥그레거’라는 상표로 팔리게 될 이 토마토는 이미 인디애
나주와 뉴욕주에서 시험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가길로 부사장인 로버트 슐만은 지난 해 말 『더 팩커(The Packer)』지와의 인터
뷰에서 “우리는 현재 1950년대의 맥도날드 햄버거 설립자인 레이 크록이 했던 것
과 같은 일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더 팩커』지는 “가길로는 소비자들
이 자사 상표명이 붙은 토마토와 야채를 찾도록 바라고 있다. 그래서 이들의 목표
는 가길로 상표를 대유행시켜 BLT(베이컨, 상추, 토마토) 샌드위치가 BLG(베이컨,
상추, 가길로) 샌드위치로 이름이 바뀌는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몬산토가 가길로 주식의 82%를 소유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유전자 조작된 농산물의 대량 유통을 위한 ‘실험용 쥐’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의문이다. 하지만 캘진은 지난 수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토마토의 대량 유통에 실패했다.
과연 몬산토의 ‘스텔스’식 판매 전략은 성공할 것인가? 세계의 소비자가 몬산토
의 가길로 상표 토마토를 단호히 거부한다면 이들은 실패만을 거듭할 것이다.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1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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