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2] DMZ 생태계 파괴하는 동해선 철도연결공사

DMZ 생태계 파괴하는 동해선 철도연결공사


서쪽으론 경의선, 동쪽으론 동해선… 가로 막혔던 남과 북의 맥을 잇게 됐다고 한다. 비무장지대
(DMZ)를 관통하여 ‘달리고 싶다던 철마’는 물론 자동차들까지 왕래를 재개할 날이 멀지 않았다
고 한다. 개성을 향한 경의선은 그래도 DMZ 구간의 환경영향을 검토할 만한 약간의 시간이 있었
다. 그런데 동해선 계획은 지난 9월 공식발표가 나자마자 연말까지는 지뢰제거 및 남북을 연결하
는 노반공사를 끝낼 것이라 한다.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간의 화해효과, 경제협력 가능성, 북한
을 개방으로 이끌어 내는 효과, 그리고 장차 시베리아 횡단철로와 연결하는 데 대한 기대효과
등 남북연결 사업에 담긴 의미는 그동안 여러차례 논의돼 왔었다. 또 DMZ 생태계가 지닌 고유가
치며 독특한 환경으로서의 중요도는 우리 국민 모두가 다 아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우리사회에서
는 DMZ 철도사업이 개발이후의 기대효과 일변도로만 논의되고 있을 뿐, DMZ 환경과 생태계 훼손
최소화에 대한 얘기는 거의 없다. 벌써부터 논의됐어야 할 주제가 저만치 밀려난 셈이다. 사회
적 의견수렴이 균형성을 잃고 있다는 증거다.

생태파괴 고려 없이 연말까지 노반공사 끝
자연환경은 한번 훼손되면 복구가 어려운 것이 상식이다. 때문에 먼 앞날을 내다보고 꼼꼼히 살
펴야 한다. 그런데 동해선은 이야기가 나온 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남북 실무자간에 어떻
게 이을지 합의가 끝났다 한다. 빨리 잇는 데만 치중한다는 인상이 짙다. 이미 일제시대부터 존
재하던 노반을 그대로 잇는 데 불과하니 환경영향이 별로 없을 것이란 낙관론이 깔려 있는지 모
른다. 게다가 환경부와 국방부, 건설교통부, 국토관리청, 철도청들의 입장마저 제각각 다르지 않
겠는가? 그 와중에 공동관리를 위해 정해진 100미터 폭 안에서는 이미 가기로 한 길이 만들어지
고 있다. 환경영향 문제에 대해서는 항상 미리부터 준비해야 하는데도, 그보다 앞서 빠른 시일
안에 지뢰제거를 하다보니 정해진 폭 안의 사구와 습지는 다칠 수밖에 없다. 오히려 도심에서는
고가도로와 장대교량을 잘도 이어 나가고, 또 고속전철은 거의 모든 구간이 교량이다시피 지나가
는데도 우리는 지금 그런 고려는 엄두조차 못 내고 있다. 우리는 이제까지 워낙 자연을 고려한
모습을 보아 오지 못해서 그러한가.

다른 개발의 여파와 십년 뒤의 모습까지 고려해야
또 DMZ에 길이 나서 왕래가 잦아지면, 가까운 곳에 관광촌이나 물류기지, 공업단지 신도시 등 다
른 개발의 여파는 없겠나 하는 것도 파악돼야 할 터인데 그럴만한 여지는 더욱 없어 보인다. 현
행법상 동해선 구간 안팎의 토지는 어떻게 사용되어야 하고, 향후 적어도 십여년 뒤에는 어떤 자
연환경의 손상이 가해지겠나하는 좀 더 큰 그림을 바라볼 수는 없는 것일까. 현재의 노선안이 그
대로 확정되면, 생태적으로 가치가 귀한 습지 등 DMZ 고유 생태계 환경이 크게 훼손되는 것이 필
연적이다. 바로 지난 50년간 인간의 커다란 간섭을 피해 스스로 치유하던 자연현장이 또 다시 인
공의 발길 아래 멈춰 서게 될 것이다. 계곡수가 흘러내려 습지를 이루다, 해안 사주와 사구에 막
히기도 하며, 변화무쌍한 물길을 동해로 흘려 보내던 현장이 철로에 막혀 DMZ 이남에서 보는 제
모습 잃은 사구호와 그 주변을 보는 것과 다르지 않게 될 것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통일이 온
다 해도 비무장지대 전 구간이 제 모습을 지켜낼 수 있을지 염려가 크다.

김수일 sooil@cc.knue.ac.kr
한국교원대 생물학과 교수


동해선 철도연결 공사기간 연장할 수 있나

일반 도로를 건설할 때에도 설계에만 1년 6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세계 자연자원의 보
고를 지나는 철도공사를 1년 안에 마무리짓겠다는 것은 정치적 논리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그
러나 DMZ 구간이 완공되더라도 남쪽구간 철로가 복구되지 않아 철도운행이 재개되려면 시간이 필
요하다. 또 철도청에서 사용하려는 기존노반은 대부분 허물어지기 직전 상태이고 민간에 불하되
어 다른 용도로 전용된 실정이라 철로 복원을 위해서는 토지 매입과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남과 북의 화해 분위기를 위한 금강산 육로연결은 현재 진행중인 임시도로만으로도 충분한 효과
를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동해선 철로 연결은 DMZ 생태계에 끼칠 악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충분
한 시간을 두고 면밀한 검토와 대안을 찾아야 한다.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12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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