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03] 지역발언대/마창환경운동연합

지역발언대/마창환경운동연합
정치인들은 위천공단 문제에서
손을 떼라

신영수/마창환경련 간사


98년 8월 구성된 낙동강수질개선과 위천공단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정부가 위천공단문
제를 민관전문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으로 해결하자며 그 건설 필요성을 제기해 만
들어진 조직이었다. 대책위에는 이해당사자인 부산, 경남, 대구, 울산, 강원도의 시민단체, 전
문가, 행정조직이 참여하고 서울의 시민단체, 중앙 관계부처와 전문가가 골고루 참여하고 있
다. 그 동안 2회에 걸쳐 낙동강 수질개선과 위천공단건설에 관한 회의를 진행했고 낙동강을
현장답사했다.
그러나 이 대책위에 <낙동강살리기와 위천공단저지를 위한 부산 경남총궐기본부> 또는 부
산경남지역주민(이하 지역주민)이 처음부터 참여한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대책위가 의결
권을 가진 것이 아니어서 정부가 위천공단을 국가공단으로 지정하기 위한 하나의 형식적인
절차를 밟는 데 들러리를 설 우려가 컸다. 또한 대책위에 이해당사자가 아닌 (부산, 경남,
울산 그리고 대구지역) 제 3자(서울의 시민단체와 전문가)의 합리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으나 전혀 고려가 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결국, 지역주민은 첫번째에 대한 우려
를 양보하고 정부는 두번째의 문제를 수렴하여 개선함으로써 대책위가 가동될 수 있었다.

그런데 대책위가 가동된 지 4개월 만에 여당의 책임 있는 한 정치인이 독선과 권위에 가득
찬 입을 열었다. “낙동강이 2급수를 유지하고 있으니 위천공단 지정문제를 2월 25일까지
조기 지정할 수 있도록 결론을 짓겠다”고 밝힌 것. 대책위에 참여하고 있는 정부부처와 시
민단체와 이해당사자인 주민 그리고 전문가들을 한꺼번에 비웃는 처사였다.

지역주민들은 “이번에는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2월 25일이라는 날짜가 나왔다. 지금까지
이렇게 구체적인 마감시한이 나온 적은 없었다. 발언을 한 장본인 측에서도 이를 인정하였
다. 과거에 이렇게 감히 인정했던 정치인이 없었다. 대구에서는 비록 그런 발언을 하였지만
지역주민들 앞에서는 그런 뜻이 아니라고 오리발을 내밀곤 했던 것이다.
2월 1일 대책회의를 갖고 시급하게 지역주민의 뜻을 전달하기 위하여 2월 6일 위천공단 저
지를 위한 도민궐기대회를 가지기로 하였다. 이를 결정하자 여러 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도민궐기대회의 장소로 선정된 곳이 마산역 광장이었고 이곳은 불과 10여일 전
에 한나라당의 집회가 있었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나라당이 집회에 조직적으로 참
여할 것이라는 소문과 분위기가 지역에 확산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회준비측은 도민궐기대회를 위천공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정치인들의 야욕을 규탄하
기보다는 낙동강을 살리기 위한 생명의 집회임을 강조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그래서 행사시
작은 풍물과 위천귀신에게 낙동강의 똥물풍선을 던지는 ‘위천귀신 물러가라’로 정했다.
그리고 모든 참석자들은 낙동강을 살리는 생명다짐의 시가 낭독되는 동안 생명의 상징 노란
손수건을 집회장 상공에 이어져 있는 노끈에 달았다. 이렇게 시작된 집회는 낙동강을 살려
야 한다는 것 외의 생각은 누구도 할 여지를 두지 않는 생명의 집회로 이어졌다.

2월 6일 생명의 집회는 지역주민에게 똑똑히 각인시켜 주었다. 연사로 참가한 환경운동연합
김혜정 국장은 “김영삼 정권의 삼성자동차 승인은 경제를 파탄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
리고 위천공단은 김영삼정부가 잘못 추진한 경제정책이었다. 지금 김영삼 정권에 대한 경제
청문회를 하고 있는 것처럼 만약 위천공단을 승인하게 된다면 김영삼 정권의 잘못을 되풀이
하는 것이다. 대구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공단이 많다. 성서공단은 지금 20%의 공장이 비어
있다. 부산의 녹산공단은 입주할 업자가 없어서 텅텅 비어 있다. 위천공단도 마찬가지일 것
이다. 2조원에 이르는 돈을 투자하여 지은 공단에 입주공장이 없다면 이것은 기웃뚱하는 국
가경제를 아예 무너뜨릴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우리나라 경제는 당리당략에 의하여 경제정책을 결정하였던 정치인들의 농간에 파탄으로 내
몰려왔다. 위천공단의 문제도 그렇다. 위천공단의 문제는 일부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특정지역을 차별해서 하는 정책이 아니라 정치인들의 당리당략에 관한 문제다. 지금 한나라
당 소속 경남도내 국회의원들이 위천공단을 반대한다고 목청껏 외치지만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이들도 지역주민들의 동지가 아니었다.
지역주민은 위천공단문제를 지역감정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그러나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처럼 국민회의는 생명의 집회 이후에 바빠졌다. 한화갑 총무가
이례적으로 마산을 내려왔다. “위천공단 문제는 이해당사자들의 합의에 의해서 풀어야 하
며 낙동강이 깨끗해지기 전까지 위천공단 조성은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총무 역시
정치인이라 믿을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번에 불씨를 제공한 국민회의 김원길 정책위 의
장은 “낙동강은 지금 2급수를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위천공단을 조성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기 때문에 정부에 독촉하겠다”라는 맞지도 않는 자료를 가지고 위천공단강행을 주
장하였다. 환경부에서도 공식적으로 인정했듯이 낙동강은 지난해 평균 3급수였다. 그리고 4
급수까지 악화되기도 하였다. 이렇게 벌건 대낮에 거짓말을 척척 해대는 것이 정치이고 정
치인인가?

한 총무의 입장 발표 이후 부산의 자민련 소속 한의원은 “낙동강이 1급수가 되기 전에는
절대 위천공단은 안된다”고 했다. 지역주민은 정치인들의 이런 발언도 이제는 짜증스럽기
만 하다. 단지 정부의 입장발표만을 고대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인들만 바빴지, 국민의 정부
수반인 김대중 대통령은 묵묵부답 일언반구 말이 없다. 역시 김대중 대통령도 정치인에 불
과한가?
지난해 김대중 대통령이 직접 한강 1급수 정책을 지시했다. 하지만 조세형 국민회의 총리대
행은 “낙동강은 2급수를 유지할 것이며 현재의 상태에서 더 이상의 공장폐수에 대한 규제
조치는 필요치 않다”고 했다. 너무나 대조적인 정책이며 발표이다.
낙동강에 대한 2급수 정책도 지역주민은 상관없다. 단지 낙동강을 포기하려는 정부의 의도
를 철회하길 바란다. 황강댐과 남강댐을 만들어 지역주민들의 식수로 공급하겠다는 정책도
원치 않는다. 단지 서울시민들이 한강을 먹고 살 듯이 지역주민들도 낙동강을 먹고 살길 바
란다. 조상대대로 낙동강물로 농사를 지어왔듯이 후손들도 그렇게 살아가길 바랄 뿐이다.

위천공단문제는 순리대로 풀자. 앞으로 정치인들이 정치적인 야욕을 가진 발언들만 없다면
위천공단 문제는 합리적으로 풀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천공단문제와 관련하
여 “대구는 무조건 찬성, 부산과 경남은 무조건 반대”라고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분명히
인지해야 될 것이 이해당사자들이 전부참여하고 있는 대책위가 운영되고 있다. 이것을 제대
로 운영한다면 위천공단 문제로 인하여 대구, 부산경남지역이 이렇게 매번 난리법석을 떨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것으로 인한 비용낭비도 없을 것이다.
지역주민은 청와대에 공문을 띄웠다. 요구는 명백하다. 정치인들이 이후 어떠한 장소에서도
위천공단문제를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에 대한 확실한 답변이다. 그리고 위천공단의 문
제는 대책위에서만이 논의되고 결정되어야 한다는 요구다.
지역주민의 요구 관철을 위하여 지난 2월 10일부터 매주 수요일에는 지역주민들이 낙동강변
에서 촛불을 밝히고 있다. 우리의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고 낙동강이 지역주민의 안전한
생명수로 될 때까지 낙동강에서 생명의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13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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