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바라는 서울 동화

2019-01-01

도시 생태계에서 양서류는 먹이사슬의 중간자로서 생태계를 유지하는 연결고리이다. 생태적 중요도에 비해 양서류 개체 수는 갈수록 줄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은 ‘기후변화에 의해 멸종될 확률이 가장 높은 종’으로 양서류를 지정했다. 피부호흡을 하기 때문에 공해에 매우 취약하며 육지와 수중을 오가며 살아가는 특성상 토양과 수질 중 한 곳이라도 오염된다면 당장 생명을 위협받기 때문이다. 양서류의 생존을 보장하는 최우선 과제는 공해 없는 안전한 서식처 보장이다. 숲을 흐르는 하천과 계곡이 주요 서식지인 서울의 양서류 생태계가 현재 맞고 있는 가장 위기는 2020년 시행되는 도시공원일몰제이다. 일몰제로 도시공원들이 해제돼 개발의 운명에 내몰린다면 양서류 서식지를 포함한 생물군락지의 대형 파괴도 피할 수 없다. 도시숲의 보존에 양서류의 생존이 달려 있는 상황이다. 


독자가 완성하는 책 「함께 만드는 도롱뇽 동화」

 

「함께 만드는 도롱뇽 동화」. 서울환경운동연합. 2018

서울환경연합이 지난해 6월 20세부터 99세 서울시민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원일몰제 인식 여론조사’의 결과 조사응답자의 84.8퍼센트는 도시공원일몰제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공원일몰제로부터 양서류들의 서식지인 숲과 공원을 보전하기 위해 도시공원과 도시공원일몰제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제고를 위한 활동이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서울환경연합은 온라인서명 홈페이지, ‘우리 동네 숲 지켜요’를 개설하고 캠페인, 춤, 노래, 홍보영상 제작 배포 등 다양한 홍보매체를 통해 시민인식 증진활동을 펼쳐왔다. 여기에 더해 어린이의 인식 변화는 그 부모 세대의 변화도 가장 효과적으로 불러올 수 있다는 생각에서 ‘함께 만드는 도롱뇽 동화책’ 제작을 시도했다. 

‘함께 만드는 도롱뇽 동화책’은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에서 살아가는 도롱뇽 ‘바우’와 개구리 ‘와우’를 주인공으로 하는 어린이 동화인데, 열린 결말로 전개되는 것이 특징인 컬러링 북이다. 동화는 와우가 신기한 발자국을 발견하고 친구인 바우에게 알리러 가며 시작된다. 둘은 발자국의 주인을 확인하기 위해 길을 나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인간의 거대한 발과 맞닥뜨리게 된다. 인간으로부터 숨은 둘은 인간들이 도시공원 일몰제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듣게 되고, 숲이 위험하다는 걸 깨닫게 된 후 어른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전한다. 바우와 와우의 이야기를 들은 어른들은 커다란 동물은 인간이며 어렸을 적 인간에 대한 기억들을 둘에게 전한다. 할머니 도롱뇽은 바우에게 숲을 함께 지켜줄 인간을 찾아보라고 조언하고, 바우와 와우가 숲을 지키는데 함께 할 인간을 찾아 떠나는 것으로 스토리는 마무리된다. 그러나 그 이후 이야기가 여백으로 남아있다. 그 여백에 독자는 두 주인공과 숲의 내일을 직접 그려 넣음으로서 동화가 완성된다.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에서 열린 ‘함께 만드는 도룡뇽 동화책’ 워크숍에 참여한 어린이들 ⓒ서울환경운동연합

지난 12월 19일엔,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에서 11명의 아이들이 참여해 ‘함께 만드는 도롱뇽 동화책’ 워크숍이 진행됐다. 참석한 어린이들은 두 양서류와 동화의 배경인 공원일몰제에 대한 간단한 설명, 동화책을 함께 읽고 결말과 제목을 직접 지어 동화를 완성했다. “두 주인공과 함께 사람들에게 공원을 지켜달라고 부탁한다.” “아파트의 옥상과 뜰에 정원과 연못을 만들어 두 주인공과 친구들이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집으로 개구리와 도롱뇽들을 데리고 와 보호하다 안전한 곳에서 살아가게 도와준다.” 등 아이다운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결말은 다양했다. “타임머신을 발명하여 미래에서 경찰이 된 도롱뇽을 불러와 숲을 지킨다.”는 창의적인 결말도 등장했다. 

 워크숍 전후로 “도롱뇽 귀여워!” 정도 생각에서 ‘공원일몰제와 개발로부터 숲의 생물들을 지키자!’는 생각에 이르기까지 어린이들의 극적인 의식 변화는 애초 ‘숲과 생물들과 사람이 함께 사는 존재’라는 생각을 어린이들이 의심 없이 수용할 수 있는 존재인 까닭에 가능한 일이다. 그런 변화를 만드는 힘은 생명의 아름다움에 대한 공감이다. 그러니 “도룡농 귀여워!”는 매우 맞는 인식이다. 모든 변화는 그런 공감에서 시작되니까!

 

 글 | 최영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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