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에 파고든 검은 재앙

2017-02-01

8월 말에 일어난 기름유출 현장. 마을 주민들은 곧 다가올 우기로 오염이 확산될까 두려워하고 있었다


아마존 숲에 있는 페루 누에바 알리안자 마을은 아마존에서 가장 큰 도시인 이키 토스에서  하루 종일 보트를 타야 도착할 수 있는 곳입니다. 마을엔 항구, 도로 및 학교와 같은 기본 인프라가 없고 가장 중요한 깨끗한 식수도 없습니다. 대부분이 어부와 농부인 마을 주민들은 아침에 일어나 집 바로 앞 강가에 무릎을 꿇고 강물로 양치질을 합니다. 그들은 강에서 씻고 마시고, 또 강에 사는 물고기는 마을 주민들의 주요 음식입니다.

 

페루의 환경평가 및 집행기관은 8월 말에 일어난 기름유출사고로 약 4000배럴의 기름이 강으로 흘러들어갔다고 추정했다


마을 사람들은 아마존 강 상류인 마라뇬 강에 기대어 삽니다. 그러나 그 강이 기름에 오염되었습니다. 페루 아마존 숲을 가로 지른 송유관에서 기름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강이 심각하게 오염된 것입니다. 사고가 발생한 송유관은 페루 국영 석유 회사인 페트로페루 소유입니다. 40년 전 건설된 이 송유관은 853킬로미터 길이로 아마존 정글에서 채굴한 원유를 태평양 연안 정유소로 공급하고 있는데 5년간 20건 이상의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송유관 기름유출사고는 페루 아마존 숲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사고 원인으로 송유관의 유지 보수 부족과 노후화가 제기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주민들이 고의성으로 파괴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주민들이 정화작업으로 일자리를 얻고 돈을 벌기 위해 고의적으로 파괴했다는 것입니다. 

 

“강물이 오염됐고 지금 우리의 피는 독에 오염되어 있습니다.” 2016년 9월 사라무로 마을 주민들


2016년 9월 기름 유출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아름답고 깊은 녹색의 숲, 저녁 재료를 위해 낚시하는 주민들, 해맑게 노는 아이들, 그 풍경 뒤 작은 틈 사이에 긴 송유관이 있습니다. 강은 송유관으로 명확히 구분됩니다. 한쪽은 잔디가 있는 맑은 물이 흐르고, 다른 한쪽은 지독한 냄새와 함께 물 위에 기름이 둥둥 떠다닙니다. 

페트로페루는 기름유출로 오염된 강과 땅을 정화하지 않고 방치했습니다. 때문에 송유관이 시작되는 사라무로 마을 주민들은 2016년 9월부터 지역의 유일한 길목인 마라뇬 강을 막고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교육과 일자리 부족으로 주민들은 마을을 떠나 대도시로 이주해야 한다고 안타까워한다


페트로페루와 현지 원주민 공동체 사이에는 분명한 적대적인 태도와 오해가 있습니다. 페트로페루에 고용된 현지인은 매우 적습니다. 원주민들이 경험과 자격 증명이 부족하다는 게 이유입니다. 그러나 원주민 공동체들은 교육 부족과 일자리 부족으로 인해 고난을 겪고 있다고 말합니다. 사라무로의 한 주민은 “그들(페트로페루)은 우리의 풍부한 자원을 가져다가 대도시에 공급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가.”하고 물었습니다. 

주민들은 새로 선출된 페루 대통령 페드로 파블로 쿠친 스키와 관련 정부 장관이 주민들과의 대화에 나설 것과 자신들의 땅을 청소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기름유출로 오염된 그들의 강과 땅에서 정의가 실현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글•사진 | Ann Wang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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