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조사 모니터링단 활동 개시

신곡수중보
배를 타고 강바람을 맞으며 달리니 얼굴이 시렸다. 얼굴은 못 가려도 옷은 더 입어야 했다. 11월 20일 아침 ‘신곡수중보 모니터링단’은 서강대교 남단에 있는 여의도 관공선 선착장에 모여 한강 수질조사를 하러 배에 올랐다. 취재하러 온 기자들, 오준오 카톨릭관동대 교수 연구팀과 조사선에 오르려니, 정원 8인승 선박에 자리가 모자랐다. 몇은 다른 선박에 올랐다.
먼저 향한 곳은 원효대교 아래. 한강 물을 2리터씩 두 번 길어 올려 바로 용존산소량(DO)과 수소이온농도(PH)를 측정했다. 수질조사 시료 채취가 가장 힘든 것은 그래버(grabber)로 강바닥의 흙(저질토)를 퍼 올리는 작업이다.
그래버는 쇠뭉치라 무겁다. 강바닥의 흙을 잡아채 단번에 끌어올려야 하지만 물만 채워 올리는 게 열에 일고여덟 번이다. 오준오 교수와 한 팀으로 전국의 강을 누비는 장용 연구원(인제대학교)은 그래버를 물속에 빠뜨렸다 끌어올리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바지도 젖고, 점퍼도 젖었다. 신발은 젖을까봐 처음부터 슬리퍼로 갈아 신었다. 연구팀은 요즘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현장을 누빈다.
아랫물이 윗물보다 맑은 한강의 사정

수질조사를 위한 한강 원수 취수(여의도 부근)
한강의 수질과 저질토를 조사하는 목적은 한 가지다. 신곡수중보를 기준으로 아랫물이 윗물 보다 맑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 윗물이 아랫물보다 맑은 것이 자연의 이치지만, 한강에선 그 반대다. 지난해 조사로 한 차례 증명한 적 있지만, 다시 한 번 조사를 통해 강조하는 것은 서울시가 신곡수중보 개방실험을 앞두고 있어서다. 신곡수중보를 개방한 뒤 한두 달 지나면 꼭 같은 지점을 다시 조사해 이전과 어떻게 달라지는지 밝힐 계획이다.
지난 지방선거 이후, 서울시는 선거 다음 날부터 ‘신곡수중보 정책위원회’를 꾸려 바쁘게 달렸다. 박원순 시장이 신곡수중보 철거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2011년 당선된 뒤로, 아무런 결정도 못 내리고 있는 신곡수중보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기 위해서다. 2014년 재선 때는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는 이유로 슬쩍 피해갔다. 서울시가 2018년에도 지방선거 기간에 맞춰 비슷한 연구용역을 또 실시한다기에, 서울환경운동연합은 2월 19일 논평을 내고, 이 문제를 지적했다. 그 후로도 토론회를 열기도 하고, 언론에 기고도 하며 거듭 한강 복원을 상기시켰다.
본격적인 지방선거 기간이 되자 한강복원시민행동을 중심으로 여의도통합선착장, 신곡수중보 문제 등 한강 현안에 집중해 문제를 제기했다. 8월 말에는 다시 봉기해 서울시의회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 여의도 통합선착장 예산 60억 원을 삭감했다. 여의도 통합선착장의 규모가 큰 것은 아니지만, 경인운하의 1000톤급 선박을 여의도까지 취항시키려는 수자원공사의 오래된 헛된 꿈을 현실로 만들어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한강에 큰 배를 띄워 중국까지 오가겠다는 꿈은 질기다 못해 지겹다. 못 다 이룬 한강르네상스의 망령은 여전히 한강을 배회하고 있다. 다행히 국토교통부 ‘관행혁신위원회’의 권고로 경인운하에 대한 재검토가 진행 중이라 급한 불길은 잡았다. 그러나 사안 자체가 완전 소각된 게 아니라는 점에서 안심은 이르다.
이 문제를 풀 열쇠는 하나다. 신곡수중보를 헐면 된다. 신곡수중보를 열면 큰 배가 다니긴 부담스럽다. 웬만한 배는 물때를 맞춰 오갈 수는 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경인운하를 지나 한강 갑문을 통과하자마자 바닥에 닿아 거의 한 달 동안 강 한가운데 머물러야 했던 퇴역군함 ‘서울함’의 초라한 모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서울함은 망원한강공원에서 퇴역 군인들의 향수를 달래며 정박해 있다.
신곡수중보 헐면 수질 문제 해결

신곡수중보 인근에서 채취한 저질토
퇴역군함 서울함도 흉물이지만, 한강에 이런 시설들이 늘어만 가는 것을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일이다. 신곡수중보를 헐면, 밀물과 썰물에 따라 한강의 다양한 경관이 펼쳐진다. 강변에 물이 드나들면 더 많은 생물들의 서식지가 펼쳐질 것이다. 하루에 2미터의 수위차가 번갈아 펼쳐지는 모습을 천만 대도시 서울 한복판에 보게 된다면, 번쩍이는 랜드마크 수두룩한 세계의 어느 대도시보다도 뒤질 수 없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10월 12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신곡수중보 철거가 바람직하나 우선 수문 개방을 통해 부정적 효과를 분석하고 철거 여부를 최종 결정하라’는 신곡수중보 정책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했다. 지난 10년간 요구 끝에 서울시가 신곡수중보 개방 실험 후 철거 여부를 결정하기로 공식 발표한 것이다.
원효대교 다음 조사 지점은 안양천 합류부다. 이곳부터 오염된 물이 유입되고 느린 유속의 영향을 받아 거무튀튀한 흙이 올라온다. 냄새도 구리다. 방화대교 아래에선 서남물재생센터 방류구를 지나기 전과 지난 후, 두 번 채수한다. 방류구를 지나니 역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저질토를 퍼 올려 살펴보니 강 바닥의 오염상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방화대교 아래에 머무는 동안 강변을 바라보니 한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콘크리트 제방이 하나도 없다. 처음부터 만들지 않은 곳이라 자연 그대로다. 이대로 둬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콘크리트를 발랐다가 다시 자연형 호안으로 바꾸자니 돈도 들고, 힘도 든다. 한강자연성회복사업이란 이름으로 매해 수십억 원을 들여 복원하지만, 아무리 돈을 들여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따라올 순 없다.
행주대교와 김포대교에 다다르니 신곡수중보가 가까이 있다는 여러 경고 문구가 눈에 띈다. 지난 8월 신곡수중보에서 소방관 두 분이 구조 활동 중 순직한 뒤로 강화된 조치다. 신곡수중보는 고양과 김포를 잇는 김포대교를 지나 50미터 지점에 나란히 놓여있다. 봉긋 솟은 콘크리트 초소 모양의 구조물은 가마우지의 쉼터다. 김포 쪽엔 백마도란 섬이 있고, 다섯 개의 수문이 달린 가동보가 백마도와 김포 사이를 잇는다.
수중보 명운 가를 모니터링단 활동

지난 11월 13일 서울환경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은 신곡수중보 모니터링단을 발족하고 한강 현장조사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지난 11월 13일 오전 신곡수중보 다섯 개의 수문이 바라보이는 곳에서 ‘신곡수중보 모니터링단’을 발족했다. 신곡수중보 개방을 앞두고 수문개방 이후 수위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펼쳐질 한강의 변화를 기록하고 시민들과 공유하여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가기 위해, 서울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16개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이 함께 했다.
늦은 점심을 든든히 먹은 뒤, 조사팀은 장항습지를 향했다. 자유로를 달리다가 일산 킨텍스 바로 앞에서 유턴을 해 다시 서울 방향으로 자유로를 잠시 달리면, 장항습지를 들어가는 입구가 나온다. 장항습지에 들어서부터는 비포장도로를 20여 분 달려야 한다. 김포대교 근처까지 먼지를 뿜으며 달리는 동안 얼핏얼핏 겨울 철새들로 가득한 한강하구 습지가 드러난다.
김포대교 가까이에 다다르자 어민들이 사용하는 간이 선착장이 나타났다. 김포대교 아래 신곡수중보의 모습도 드러났다. 이번에 보니, 상류와 하류의 수위 차가 커 신곡수중보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지난 8월 두 분의 소방관이 순직 했을 때, 신곡수중보의 낙차는 60센티미터 정도였다. 선장님께 물어보니, 지금은 1미터가 넘어 보인다고 했다. 멀리서 봐도 떨어지는 물줄기가 저렇게도 세찬데다 와류까지 생긴다고 하니, 아무리 유능한 구조 전문가라고 해도 저기서 살아남기 힘들었겠구나 싶다. 8월 13일 사고 난 지 이틀이 지나서 한 분은 신곡수중보 상류 쪽에서 다른 한 분은 신곡수중보 하류 쪽에서 떠올랐다. 한참동안 바라보니 가슴이 먹먹하다.
신곡수중보 가까이 다가가 물을 길어 올리고, 저질토도 퍼 올렸다. 역시나, 신곡수중보 하류 쪽 강바닥은 같은 펄인데도 상류 쪽보다 훨씬 깨끗했다. 냄새도 없고, 색깔도 선명하다.
12시 쯤 바로 100미터 상류에 있었지만, 네 시간이 지나서야 신곡수중보 하류를 조사할 수 있었다. 마지막 조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하늘을 보니 벌써 해가 넘어가려 한다. 기러기 떼도 잠자리를 찾아 돌아가는 모습이 장관이다.
보에 가로막혀 윗물보다 아랫물이 맑은 어이없는 사실을 증명하는 조사가 이번이 마지막이길, 다음 조사 땐, 역시 강물이 흐르니 다양한 생물들이 찾아오고 물도 강바닥도 깨끗하더라는 상식을 확인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글·사진 | 김동언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
수질조사 모니터링단 활동 개시
신곡수중보
배를 타고 강바람을 맞으며 달리니 얼굴이 시렸다. 얼굴은 못 가려도 옷은 더 입어야 했다. 11월 20일 아침 ‘신곡수중보 모니터링단’은 서강대교 남단에 있는 여의도 관공선 선착장에 모여 한강 수질조사를 하러 배에 올랐다. 취재하러 온 기자들, 오준오 카톨릭관동대 교수 연구팀과 조사선에 오르려니, 정원 8인승 선박에 자리가 모자랐다. 몇은 다른 선박에 올랐다.
먼저 향한 곳은 원효대교 아래. 한강 물을 2리터씩 두 번 길어 올려 바로 용존산소량(DO)과 수소이온농도(PH)를 측정했다. 수질조사 시료 채취가 가장 힘든 것은 그래버(grabber)로 강바닥의 흙(저질토)를 퍼 올리는 작업이다.
그래버는 쇠뭉치라 무겁다. 강바닥의 흙을 잡아채 단번에 끌어올려야 하지만 물만 채워 올리는 게 열에 일고여덟 번이다. 오준오 교수와 한 팀으로 전국의 강을 누비는 장용 연구원(인제대학교)은 그래버를 물속에 빠뜨렸다 끌어올리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바지도 젖고, 점퍼도 젖었다. 신발은 젖을까봐 처음부터 슬리퍼로 갈아 신었다. 연구팀은 요즘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현장을 누빈다.
아랫물이 윗물보다 맑은 한강의 사정
수질조사를 위한 한강 원수 취수(여의도 부근)
한강의 수질과 저질토를 조사하는 목적은 한 가지다. 신곡수중보를 기준으로 아랫물이 윗물 보다 맑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 윗물이 아랫물보다 맑은 것이 자연의 이치지만, 한강에선 그 반대다. 지난해 조사로 한 차례 증명한 적 있지만, 다시 한 번 조사를 통해 강조하는 것은 서울시가 신곡수중보 개방실험을 앞두고 있어서다. 신곡수중보를 개방한 뒤 한두 달 지나면 꼭 같은 지점을 다시 조사해 이전과 어떻게 달라지는지 밝힐 계획이다.
지난 지방선거 이후, 서울시는 선거 다음 날부터 ‘신곡수중보 정책위원회’를 꾸려 바쁘게 달렸다. 박원순 시장이 신곡수중보 철거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2011년 당선된 뒤로, 아무런 결정도 못 내리고 있는 신곡수중보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기 위해서다. 2014년 재선 때는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는 이유로 슬쩍 피해갔다. 서울시가 2018년에도 지방선거 기간에 맞춰 비슷한 연구용역을 또 실시한다기에, 서울환경운동연합은 2월 19일 논평을 내고, 이 문제를 지적했다. 그 후로도 토론회를 열기도 하고, 언론에 기고도 하며 거듭 한강 복원을 상기시켰다.
본격적인 지방선거 기간이 되자 한강복원시민행동을 중심으로 여의도통합선착장, 신곡수중보 문제 등 한강 현안에 집중해 문제를 제기했다. 8월 말에는 다시 봉기해 서울시의회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 여의도 통합선착장 예산 60억 원을 삭감했다. 여의도 통합선착장의 규모가 큰 것은 아니지만, 경인운하의 1000톤급 선박을 여의도까지 취항시키려는 수자원공사의 오래된 헛된 꿈을 현실로 만들어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한강에 큰 배를 띄워 중국까지 오가겠다는 꿈은 질기다 못해 지겹다. 못 다 이룬 한강르네상스의 망령은 여전히 한강을 배회하고 있다. 다행히 국토교통부 ‘관행혁신위원회’의 권고로 경인운하에 대한 재검토가 진행 중이라 급한 불길은 잡았다. 그러나 사안 자체가 완전 소각된 게 아니라는 점에서 안심은 이르다.
이 문제를 풀 열쇠는 하나다. 신곡수중보를 헐면 된다. 신곡수중보를 열면 큰 배가 다니긴 부담스럽다. 웬만한 배는 물때를 맞춰 오갈 수는 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경인운하를 지나 한강 갑문을 통과하자마자 바닥에 닿아 거의 한 달 동안 강 한가운데 머물러야 했던 퇴역군함 ‘서울함’의 초라한 모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서울함은 망원한강공원에서 퇴역 군인들의 향수를 달래며 정박해 있다.
신곡수중보 헐면 수질 문제 해결
신곡수중보 인근에서 채취한 저질토
퇴역군함 서울함도 흉물이지만, 한강에 이런 시설들이 늘어만 가는 것을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일이다. 신곡수중보를 헐면, 밀물과 썰물에 따라 한강의 다양한 경관이 펼쳐진다. 강변에 물이 드나들면 더 많은 생물들의 서식지가 펼쳐질 것이다. 하루에 2미터의 수위차가 번갈아 펼쳐지는 모습을 천만 대도시 서울 한복판에 보게 된다면, 번쩍이는 랜드마크 수두룩한 세계의 어느 대도시보다도 뒤질 수 없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10월 12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신곡수중보 철거가 바람직하나 우선 수문 개방을 통해 부정적 효과를 분석하고 철거 여부를 최종 결정하라’는 신곡수중보 정책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했다. 지난 10년간 요구 끝에 서울시가 신곡수중보 개방 실험 후 철거 여부를 결정하기로 공식 발표한 것이다.
원효대교 다음 조사 지점은 안양천 합류부다. 이곳부터 오염된 물이 유입되고 느린 유속의 영향을 받아 거무튀튀한 흙이 올라온다. 냄새도 구리다. 방화대교 아래에선 서남물재생센터 방류구를 지나기 전과 지난 후, 두 번 채수한다. 방류구를 지나니 역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저질토를 퍼 올려 살펴보니 강 바닥의 오염상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방화대교 아래에 머무는 동안 강변을 바라보니 한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콘크리트 제방이 하나도 없다. 처음부터 만들지 않은 곳이라 자연 그대로다. 이대로 둬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콘크리트를 발랐다가 다시 자연형 호안으로 바꾸자니 돈도 들고, 힘도 든다. 한강자연성회복사업이란 이름으로 매해 수십억 원을 들여 복원하지만, 아무리 돈을 들여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따라올 순 없다.
행주대교와 김포대교에 다다르니 신곡수중보가 가까이 있다는 여러 경고 문구가 눈에 띈다. 지난 8월 신곡수중보에서 소방관 두 분이 구조 활동 중 순직한 뒤로 강화된 조치다. 신곡수중보는 고양과 김포를 잇는 김포대교를 지나 50미터 지점에 나란히 놓여있다. 봉긋 솟은 콘크리트 초소 모양의 구조물은 가마우지의 쉼터다. 김포 쪽엔 백마도란 섬이 있고, 다섯 개의 수문이 달린 가동보가 백마도와 김포 사이를 잇는다.
수중보 명운 가를 모니터링단 활동
지난 11월 13일 서울환경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은 신곡수중보 모니터링단을 발족하고 한강 현장조사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지난 11월 13일 오전 신곡수중보 다섯 개의 수문이 바라보이는 곳에서 ‘신곡수중보 모니터링단’을 발족했다. 신곡수중보 개방을 앞두고 수문개방 이후 수위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펼쳐질 한강의 변화를 기록하고 시민들과 공유하여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가기 위해, 서울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16개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이 함께 했다.
늦은 점심을 든든히 먹은 뒤, 조사팀은 장항습지를 향했다. 자유로를 달리다가 일산 킨텍스 바로 앞에서 유턴을 해 다시 서울 방향으로 자유로를 잠시 달리면, 장항습지를 들어가는 입구가 나온다. 장항습지에 들어서부터는 비포장도로를 20여 분 달려야 한다. 김포대교 근처까지 먼지를 뿜으며 달리는 동안 얼핏얼핏 겨울 철새들로 가득한 한강하구 습지가 드러난다.
김포대교 가까이에 다다르자 어민들이 사용하는 간이 선착장이 나타났다. 김포대교 아래 신곡수중보의 모습도 드러났다. 이번에 보니, 상류와 하류의 수위 차가 커 신곡수중보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지난 8월 두 분의 소방관이 순직 했을 때, 신곡수중보의 낙차는 60센티미터 정도였다. 선장님께 물어보니, 지금은 1미터가 넘어 보인다고 했다. 멀리서 봐도 떨어지는 물줄기가 저렇게도 세찬데다 와류까지 생긴다고 하니, 아무리 유능한 구조 전문가라고 해도 저기서 살아남기 힘들었겠구나 싶다. 8월 13일 사고 난 지 이틀이 지나서 한 분은 신곡수중보 상류 쪽에서 다른 한 분은 신곡수중보 하류 쪽에서 떠올랐다. 한참동안 바라보니 가슴이 먹먹하다.
신곡수중보 가까이 다가가 물을 길어 올리고, 저질토도 퍼 올렸다. 역시나, 신곡수중보 하류 쪽 강바닥은 같은 펄인데도 상류 쪽보다 훨씬 깨끗했다. 냄새도 없고, 색깔도 선명하다.
12시 쯤 바로 100미터 상류에 있었지만, 네 시간이 지나서야 신곡수중보 하류를 조사할 수 있었다. 마지막 조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하늘을 보니 벌써 해가 넘어가려 한다. 기러기 떼도 잠자리를 찾아 돌아가는 모습이 장관이다.
보에 가로막혀 윗물보다 아랫물이 맑은 어이없는 사실을 증명하는 조사가 이번이 마지막이길, 다음 조사 땐, 역시 강물이 흐르니 다양한 생물들이 찾아오고 물도 강바닥도 깨끗하더라는 상식을 확인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글·사진 | 김동언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