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청개구리 ⓒ함께사는길 이성수
청개구리랑 거의 흡사한 외모를 갖고 있지만 유인원처럼 앞발로 모포기를 잡고 서서 노래를 하는 수원청개구리. 수원청개구리는 전 세계적으로 한반도 중서부 즉 평양에서 전북 익산지역까지 고도는 낮고, 논이 넓어야 살 수 있다.
수원청개구리는 2012년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됐고, 2014년 7월 IUCN 적색목록집(En)에도 등재됐다. 이화여자대학교 장이권 교수와 서울대에서 수원청개구리로 박사학위를 준비하고 있는 프랑스인 연구자 아마엘 볼체는 최근 몇 년 동안 ‘수원청개구리 생태특징과 서식지 현황’에 대해 연구해오고 있다. 지난 10월22일 파주 문산에서 열린 양서류 서식지보전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수원청개구리 생태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모포기 잡고 부르는 세레나데
두 학자의 화두는 ‘왜 수원청개구리는 멸종의 길을 걷게 됐는가?’이다.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는 청개구리와의 경쟁에서 수원청개구리가 밀려 청개구리와 잡종형성으로 멸종의 길을 걷고 있다는 ‘흡수가설’을 조심스레 내놓았다. 인간이 침팬지에서 분화한 것과 비슷한 시기에 수원청개구리는 청개구리에서 분화한 것으로 추정한다. 어쩌면 수원청개구리의 종 분화에서 멸종까지 700만 년의 대서사의 가장 마지막 단계를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원청개구리는 자신들의 종 보전을 위해 청개구리를 피해 다닌다. 때문에 수원청개구리는 청개구리가 집중적으로 노래하는 시간과 장소를 피해 다니고, 청개구리가 쉬는 시간과 장소를 피해서 쉰다. 수원청개구리가 모포기를 잡고 노래하는 것은 주로 논 가장자리에서 노래하는 청개구리를 피해 논 한가운데서 노래를 하다 보니 수면 위로 올라오기 위해 - 다른 무미양서류와 달리 수원청개구리와 청개구리는 산란을 위해 물을 필요로 하지만 암컷을 부르는 노래를 부를 때는 물속에서 노래하지 못한다. 때문에 청개구리를 피해 노래하는 수원청개구리는 모포기를 잡고 노래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고 추정했다.
개발로 절멸 위기에 처한 수원청개구리
불행하게도 어디서든 살 수 있는 청개구리에 비해 수원청개구리는 서식지가 한반도 서해안 평야지대로 한정돼 있다. 조사결과 파주 임진강 건너 민통선 안 거곡리와 정자리 마정리에서 전북 인산까지 약 1000마리의 노래하는 수원청개구리(수컷 성체)를 발견했다. 기록에 따르면 북한의 평양까지 수원청개구리가 산다고 한다.
서로 연결되지 않는 큰 서식지인 메타개체군(metapuplation) 중 가장 큰 서식지는 파주와 아산이다. 메타개체군을 구성하는 작은개체군(node) 간에는 빈번한 이주를 하면서 유전자 다양성을 유지하게 되는데 유전자 다양성이 높은 지역은 평택, 파주 월롱, 아산, 금천과 시흥이었다고 한다.
이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개발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논 값이 싸기 때문일 것이다. 때문에 각종 크고 작은 도로 건설로 작은개체군(node)은 단절되고, 메타개체군인 큰 서식지는 대규모 개발로 사라졌거나 대형 국책사업이나 택지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수원청개구리의 천국이라는 파주의 동서축 서식지인 월롱 위전리-봉암리-문산 내포리는 서울-문산 간 민자고속도로 착공식까지 진행됐다. 남북축 서식지인 송촌-월롱 연결구간으로는 수도권 제2외곽순환도로가 예정돼 있다.
또 임진강판 4대강사업이라 불리는 ‘임진강 거곡쪾마정지구 하천정비사업’은 마정, 사목, 내포리 그리고 임진강 넘어 거곡(장단반도) 서식지 논을 준설하거나 논 위에 2.5~4미터까지 준설토를 쌓을 계획이어서 이 지역에 사는 수원청개구리들이 절멸위기에 처해있다.
잘 자고 봄에 만나길

10월 22일 수원청개구리 생태와 서식지 실태를 발표한 ‘양서류 서식지 보전 심포지엄’에서 수원청개구리 대신 축사하는 월롱초 아이들 ⓒ노현기
잇따른 개발 소식에 수원청개구리는 겨울잠이 편치 않을 것이다. 최근에 파주시는 문산 주민들이 준설을 촉구하는 7000명의 탄원서를 경기도의회에 제출했다고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가 거짓임이 들통 났다. 이에 앞서 지난 9월말에는 환경영향평가서(본안)을 조작한 동부엔지니어링이 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하천정비사업은 ‘홍수예방책’도 아니고 문산 주민이 원하는 사업도 아니라는 것을 두 개의 조작사건이 말해준다. 파주시민들은 임진강과 수원청개구리를 지키길 원한다. 임진강과 수원청개구리 700만 년 대서사가 마지막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임진강과 수원청개구리를 지키자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수원청개구리의 자장가가 되어줄 것이다. 그리고 이 겨울 지나고 봄이 오면 수원청개구리는 700만 년의 세레나데를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
글 | 노현기 파주환경운동연합 임진강생태보존국장
수원청개구리 ⓒ함께사는길 이성수
청개구리랑 거의 흡사한 외모를 갖고 있지만 유인원처럼 앞발로 모포기를 잡고 서서 노래를 하는 수원청개구리. 수원청개구리는 전 세계적으로 한반도 중서부 즉 평양에서 전북 익산지역까지 고도는 낮고, 논이 넓어야 살 수 있다.
수원청개구리는 2012년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됐고, 2014년 7월 IUCN 적색목록집(En)에도 등재됐다. 이화여자대학교 장이권 교수와 서울대에서 수원청개구리로 박사학위를 준비하고 있는 프랑스인 연구자 아마엘 볼체는 최근 몇 년 동안 ‘수원청개구리 생태특징과 서식지 현황’에 대해 연구해오고 있다. 지난 10월22일 파주 문산에서 열린 양서류 서식지보전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수원청개구리 생태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모포기 잡고 부르는 세레나데
두 학자의 화두는 ‘왜 수원청개구리는 멸종의 길을 걷게 됐는가?’이다.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는 청개구리와의 경쟁에서 수원청개구리가 밀려 청개구리와 잡종형성으로 멸종의 길을 걷고 있다는 ‘흡수가설’을 조심스레 내놓았다. 인간이 침팬지에서 분화한 것과 비슷한 시기에 수원청개구리는 청개구리에서 분화한 것으로 추정한다. 어쩌면 수원청개구리의 종 분화에서 멸종까지 700만 년의 대서사의 가장 마지막 단계를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원청개구리는 자신들의 종 보전을 위해 청개구리를 피해 다닌다. 때문에 수원청개구리는 청개구리가 집중적으로 노래하는 시간과 장소를 피해 다니고, 청개구리가 쉬는 시간과 장소를 피해서 쉰다. 수원청개구리가 모포기를 잡고 노래하는 것은 주로 논 가장자리에서 노래하는 청개구리를 피해 논 한가운데서 노래를 하다 보니 수면 위로 올라오기 위해 - 다른 무미양서류와 달리 수원청개구리와 청개구리는 산란을 위해 물을 필요로 하지만 암컷을 부르는 노래를 부를 때는 물속에서 노래하지 못한다. 때문에 청개구리를 피해 노래하는 수원청개구리는 모포기를 잡고 노래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고 추정했다.
개발로 절멸 위기에 처한 수원청개구리
불행하게도 어디서든 살 수 있는 청개구리에 비해 수원청개구리는 서식지가 한반도 서해안 평야지대로 한정돼 있다. 조사결과 파주 임진강 건너 민통선 안 거곡리와 정자리 마정리에서 전북 인산까지 약 1000마리의 노래하는 수원청개구리(수컷 성체)를 발견했다. 기록에 따르면 북한의 평양까지 수원청개구리가 산다고 한다.
서로 연결되지 않는 큰 서식지인 메타개체군(metapuplation) 중 가장 큰 서식지는 파주와 아산이다. 메타개체군을 구성하는 작은개체군(node) 간에는 빈번한 이주를 하면서 유전자 다양성을 유지하게 되는데 유전자 다양성이 높은 지역은 평택, 파주 월롱, 아산, 금천과 시흥이었다고 한다.
이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개발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논 값이 싸기 때문일 것이다. 때문에 각종 크고 작은 도로 건설로 작은개체군(node)은 단절되고, 메타개체군인 큰 서식지는 대규모 개발로 사라졌거나 대형 국책사업이나 택지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수원청개구리의 천국이라는 파주의 동서축 서식지인 월롱 위전리-봉암리-문산 내포리는 서울-문산 간 민자고속도로 착공식까지 진행됐다. 남북축 서식지인 송촌-월롱 연결구간으로는 수도권 제2외곽순환도로가 예정돼 있다.
또 임진강판 4대강사업이라 불리는 ‘임진강 거곡쪾마정지구 하천정비사업’은 마정, 사목, 내포리 그리고 임진강 넘어 거곡(장단반도) 서식지 논을 준설하거나 논 위에 2.5~4미터까지 준설토를 쌓을 계획이어서 이 지역에 사는 수원청개구리들이 절멸위기에 처해있다.
잘 자고 봄에 만나길
10월 22일 수원청개구리 생태와 서식지 실태를 발표한 ‘양서류 서식지 보전 심포지엄’에서 수원청개구리 대신 축사하는 월롱초 아이들 ⓒ노현기
잇따른 개발 소식에 수원청개구리는 겨울잠이 편치 않을 것이다. 최근에 파주시는 문산 주민들이 준설을 촉구하는 7000명의 탄원서를 경기도의회에 제출했다고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가 거짓임이 들통 났다. 이에 앞서 지난 9월말에는 환경영향평가서(본안)을 조작한 동부엔지니어링이 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하천정비사업은 ‘홍수예방책’도 아니고 문산 주민이 원하는 사업도 아니라는 것을 두 개의 조작사건이 말해준다. 파주시민들은 임진강과 수원청개구리를 지키길 원한다. 임진강과 수원청개구리 700만 년 대서사가 마지막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임진강과 수원청개구리를 지키자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수원청개구리의 자장가가 되어줄 것이다. 그리고 이 겨울 지나고 봄이 오면 수원청개구리는 700만 년의 세레나데를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
글 | 노현기 파주환경운동연합 임진강생태보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