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그 많던 단양쑥부쟁이는 어디로 갔을까?

두해살이 국화과 식물인 단양쑥부쟁이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고유종이다. 과거에는 단양에서 충주에 이르는 지역에 널리 분포했으나, 지금은 경기도 여주 남한강변 일대에서만 자란다. 전 세계를 통틀어 여주에만 자생한다는 이야기로,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된 법적보호종이다.

이런 단양쑥부쟁이는 4대강사업 파괴 논란의 상징과도 같다. 하천변 모래땅이나 자갈밭에 무리 지어 자라는 단양쑥부쟁이에게 4대강 삽질은 사형선고였기 때문이다. 정부는 대체 생육지를 조성해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게 문제였다.

 

남한강 여주 일대에 자생하던 단양쑥부쟁이 ⓒ박용훈

 

박제된 단양쑥부쟁이 

지난 6월 중순, 정부가 조성한 단양쑥부쟁이 대체 생육지 가운데 하나인 남한강 자락 여주 강천섬을 찾았다. 일대는 본디 단양쑥부쟁이의 대규모 자생지였다. 지난 2010년 4대강사업 공사 포클레인이 단양쑥부쟁이 군락지를 파헤치는 현장을 환경단체가 적발했고, 그제야 전수조사에 착수한 정부는 자생 중이던 단양쑥부쟁이 일부를 강천섬 공원으로 옮겨와 심었다.

총 3곳인 강천섬 대체 생육지는 목제 펜스로 둘려져 있었다. 최근 단양쑥부쟁이가 펜스를 넘어 잔디밭까지 영역을 확장했는지, 더 넓은 반경으로 밧줄을 둘러놓았다. 대체 생육지를 들여다보니 단양쑥부쟁이가 자라는 것이 보였다. 생육 상태는 비교적 양호해 보였다. 하지만 여기에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으니, 인간이 꾸준히 관리를 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단양쑥부쟁이는 다른 식물과 함께 자라지 못한다. 경쟁력이 약한 탓이다. 그래서 다른 식물이 자라지 못하는, 유기물이 거의 없는 모래나 자갈밭에서만 자란다. 

4대강사업으로 변화하는 강의 모습을 꾸준히 기록해온 초록사진가 박용훈 씨는 “대체 생육지에서 잘 자라느냐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사람이 꾸준히 관리 안 해주면 못 자란다. 자생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동행한 이항진 여주시 의원도 펜스를 넘어 자라는 단양쑥부쟁이를 보며 “정부는 단양쑥부쟁이 생육이 확장됐다고 홍보할 것이다. 그런데 왜 확장됐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잔디를 깎아주고 다른 풀을 제거해주니까 단양쑥부쟁이가 경쟁할 필요가 없어 잘 자라는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사람의 손길이 끊기는 순간 단양쑥부쟁이 개체 수는 급감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동물원에 호랑이를 키운다고 해서 호랑이가 우리나라에서 서식한다고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단양쑥부쟁이는 박제되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단양쑥부쟁이 자생지에 대한 보호 대책은 아직도 전혀 없다. 

 

4대강 전역 줄초상 나 

남한강의 단양쑥부쟁이만이 아니다. 4대강사업 이후 우리 강은 줄초상을 치렀다. 낙동강, 금강, 임진강에만 서식한다고 보고된 흰수마자는 멸종위기 Ⅰ급으로 단양쑥부쟁이와 마찬가지로 한국 고유종이다. 하지만 4대강사업 이후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국립환경과학원과 4대강수계관리위원회가 작성한 2013년도 수계별 ‘보 구간 수생태계 모니터링 보고서’를 분석한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와 4대강조사위원회의 자료를 보면, 2010년 낙동강 본류에서 9마리가 발견된 흰수마자가 2013년에는 1마리로 개체 수가 확연히 줄었다. 낙동강 지류인 감천도 마찬가지로 2010년 24마리에서 2013년에는 고작 5마리밖에 확인되지 않았다. 또 다른 법적보호종인 백조어 역시 2012년 10개 지점에서 발견되었으나 2013년에는 강정고령보 하류 1개 지점에서만 발견되는 등 서식지점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예 출현하지 않는 종도 많다. 지난해 12월 4대강사업조사평가위원회가 낸 보고서를 보면, 한강에서는 한강납줄개, 갈겨니, 종개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낙동강에서는 뱀장어, 가시납지리, 버들매치, 농어가 사라졌다. 또한, 금강에서는 각시붕어, 국수뱅어, 눈동자개, 도화뱅어, 떡납줄갱이, 숭어가 나타나지 않는데, 2012년에는 법적보호종이 단 하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영산강도 예외는 아니어서 점줄종개, 동사리, 송사리, 중고기, 가시납지리, 각시붕어, 납지리, 버들매치, 줄몰개, 참중고기가 출현하지 않고 있다. 

서식처를 없앴으니 예견된 일이었다. 4대강에선 이제 생명의 신음조차 들리지 않는다. 생명 자체가 사라져 버린 탓이다. 가히 줄초상이라 표현할만한 끔찍한 일이지만, 보고서에는 “개체가 발견되지 않음” 따위의 무미건조한 용어로 설명될 뿐이다. 

 

이상 신호에 주목하라 

4대강사업으로 인한 생태계의 영향은 지금도 속속들이 나타나고 있다. 원인 파악이 어렵다는 물고기 집단 폐사가 빈번하다. 휴식처가 사라지자 철새인 흑두루미는 천 년 길을 바꾸고 있다. 2~3년 전부터 이포보에서는 대형 하루살이가 민가를 습격해 주민들이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있다. 더욱 무서운 사실은 이런 현상들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상조차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언제까지 자연이 보내는 이상 징후들을 무시할 수 있을까.

 

글 | 장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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