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성습지 전경 ⓒ정수근
국내 최장 하천인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 빚어놓은 천혜의 자연습지이자 이 나라 최대 내륙 습지 중 하나인 달성습지. 인근의 성서공단 조성과 4대강사업의 영향으로 그 원형의 아름다움이 일부 훼손되긴 했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습지임을 자랑한다. 특히 올 4월에 열리는 대구경북 세계물포럼을 맞아 달성습지의 가치는 전 세계적으로 더욱 널리 알려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런데 서대구 달성습지는 그 원형을 조금씩 회복시켜가도 부족할 판에 새로운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달성습지 둑방 위로 고속도로가 계획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미 기존에 나있는 강변도로 안쪽으로 또 새로운 고속도로가 놓이게 되는 것이다. 65킬로미터에 이르는 대구4차순환도로의 일부인 이 도로는 성서-지천간 12.9킬로미터 길이로 분할 시공되는 고속도로 사업으로 편입되어 달성습지를 잠식하려 하고 있다.
이미 완공된 대구4차순환도로의 이용률은 채 50퍼센트를 넘기지 못한다. 뻥튀기 교통수요 예측으로 시작된, 필요없는 도로사업이었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이 맞았던 것이다. 그로 인해 대구의 중요한 생태축인 앞산이 관통당했고, 이번에 달성습지마저 내어놓으라 하고 있는 것이다.
달성습지는 얕은 강물과 드넓은 모래톱이 아름다웠던 곳으로 야생동식물의 산란 및 서식처 역할을 하는 야생의 공간이다. 도심 바로 부근에 이런 야생의 공간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자부심이 느껴지는 그런 곳이다. 그런데 마지막 남은 이 야생의 공간인 달성습지 위로 고속도로를 내겠다는 것이 아닌가.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이 내뿜는 빛과 소음은 야생동물에겐 흉기나 다를 바 없다.
서대구 달성습지가 도대체 어떤 곳인가? 환경부는 이곳에 자연경관 1등급지역이라고 꼬리표를 달아주었고, 대구시는 야생동물 보호구역, 습지보호지역이라는 표식을 달아 보호하고 있다. 무려 3관왕이다. 3관왕 달성습지에 웬 고속도로란 말인가? 한쪽에선 보존하자고 하고, 한쪽에선 고속도로라니 이 무슨 모순적인 행정이란 말인가.
지금 달성습지에 필요한 것은 탁상머리 행정이 기계적으로 그어놓은 고속도로 노선이 아니라 국가가 직접 나서서 달성습지를 보존해나가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국가습지로 지정해 국가가 보존하게 하자는 것이다. 국가습지란 걸맞은 옷을 입고 그 원형의 모습으로 회복되어갈 달성습지의 모습을 그려본다. 애초 대구4차순환도로 계획에 달성습지를 포함시킨 대구시는 그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무지의 행정을 반성하고 달성습지를 국가습지로 지정하는 청원을 올려줄 것을 촉구한다.
전 세계적으로 습지의 중요성에 눈떠가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우리 발아래 보물인 달성습지의 가치를 망각하는 우를 더 이상 반복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관리해서 세계적인 자연유산으로 보존해나가야 한다. 그러므로 대구4차순환도로 성서-지천 간 고속도로 계획은 지금이라도 철회돼야 하는 것이 옳다. 그것이 순리다.

달성습지의 물억새 ⓒ달성습지 친구들

지난 2월 2일 세계습지의 날을 맞이하여 달성습지를 국가습지로 지정하자고 외치는 달성습지 친구들 ⓒ달성습지 친구들
달성습지 전경 ⓒ정수근
국내 최장 하천인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 빚어놓은 천혜의 자연습지이자 이 나라 최대 내륙 습지 중 하나인 달성습지. 인근의 성서공단 조성과 4대강사업의 영향으로 그 원형의 아름다움이 일부 훼손되긴 했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습지임을 자랑한다. 특히 올 4월에 열리는 대구경북 세계물포럼을 맞아 달성습지의 가치는 전 세계적으로 더욱 널리 알려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런데 서대구 달성습지는 그 원형을 조금씩 회복시켜가도 부족할 판에 새로운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달성습지 둑방 위로 고속도로가 계획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미 기존에 나있는 강변도로 안쪽으로 또 새로운 고속도로가 놓이게 되는 것이다. 65킬로미터에 이르는 대구4차순환도로의 일부인 이 도로는 성서-지천간 12.9킬로미터 길이로 분할 시공되는 고속도로 사업으로 편입되어 달성습지를 잠식하려 하고 있다.
이미 완공된 대구4차순환도로의 이용률은 채 50퍼센트를 넘기지 못한다. 뻥튀기 교통수요 예측으로 시작된, 필요없는 도로사업이었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이 맞았던 것이다. 그로 인해 대구의 중요한 생태축인 앞산이 관통당했고, 이번에 달성습지마저 내어놓으라 하고 있는 것이다.
달성습지는 얕은 강물과 드넓은 모래톱이 아름다웠던 곳으로 야생동식물의 산란 및 서식처 역할을 하는 야생의 공간이다. 도심 바로 부근에 이런 야생의 공간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자부심이 느껴지는 그런 곳이다. 그런데 마지막 남은 이 야생의 공간인 달성습지 위로 고속도로를 내겠다는 것이 아닌가.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이 내뿜는 빛과 소음은 야생동물에겐 흉기나 다를 바 없다.
서대구 달성습지가 도대체 어떤 곳인가? 환경부는 이곳에 자연경관 1등급지역이라고 꼬리표를 달아주었고, 대구시는 야생동물 보호구역, 습지보호지역이라는 표식을 달아 보호하고 있다. 무려 3관왕이다. 3관왕 달성습지에 웬 고속도로란 말인가? 한쪽에선 보존하자고 하고, 한쪽에선 고속도로라니 이 무슨 모순적인 행정이란 말인가.
지금 달성습지에 필요한 것은 탁상머리 행정이 기계적으로 그어놓은 고속도로 노선이 아니라 국가가 직접 나서서 달성습지를 보존해나가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국가습지로 지정해 국가가 보존하게 하자는 것이다. 국가습지란 걸맞은 옷을 입고 그 원형의 모습으로 회복되어갈 달성습지의 모습을 그려본다. 애초 대구4차순환도로 계획에 달성습지를 포함시킨 대구시는 그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무지의 행정을 반성하고 달성습지를 국가습지로 지정하는 청원을 올려줄 것을 촉구한다.
전 세계적으로 습지의 중요성에 눈떠가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우리 발아래 보물인 달성습지의 가치를 망각하는 우를 더 이상 반복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관리해서 세계적인 자연유산으로 보존해나가야 한다. 그러므로 대구4차순환도로 성서-지천 간 고속도로 계획은 지금이라도 철회돼야 하는 것이 옳다. 그것이 순리다.
달성습지의 물억새 ⓒ달성습지 친구들
지난 2월 2일 세계습지의 날을 맞이하여 달성습지를 국가습지로 지정하자고 외치는 달성습지 친구들 ⓒ달성습지 친구들
글 |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