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의 강, 내성천이 또 다른 위기에 처했다. 이미 4대강사업의 연계 공사인 영주댐 공사로 한차례 치명상을 입은 내성천은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민들 또한 내성천을 지켜야 한다는 데 마음을 모으고 있다. 그런데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하천환경정비사업이란 이름으로 내성천에 또 다른 토건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모래의 강 내성천
영주댐은 왜 만들었나
국토부가 추진하고 있는 ‘내성천 용궁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 등 3개 지구 사업’(이하 내성천 하천정비사업)은 내성천 하류 22.6킬로미터 구간에 하천제방 보수 및 저수호안 블록 조성, 생태하천 조성, 자전거도로 조성, 교량 신설, 하상 유지시설 설치 등을 주요 사업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동안 익히 보아온 4대강사업식 하천공사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국토부는 지난 1월 이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를 환경부에 제출했고, 관할 기관인 대구지방환경청이 해당 사업을 검토해 조만간 사업계획에 대한 동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방환경청의 협의 의견이 나오면 이 사업은 그대로 강행될 것이다.
그러나 이 사업은 결코 용인될 수 없고, 강행되어선 안 될 사업이다. 내성천 하천정비사업은 사실상 4대강사업의 후속사업 성격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4대강사업은 정부기관인 감사원 감사에서도 총체적 부실사업임이 밝혀졌다. 또한 4대강사업 이후 4대강 현장에서는 녹조, 물고기 떼죽음 등 문제들이 끊이지 않고 발생해 급기야 정부 차원에서도 조사가 진행중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국가하천 종합정비계획’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으며, 후속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내성천 정비사업’ 역시 전면 수정 또는 폐기될 수 있다. 4대강사업에 대한 철저한 평가가 선행되지 않고서 또다시 4대강사업식의 하천공사가 강행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사업의 목적 역시 영주댐처럼 모호하다. 국토부는 내성천 하천정비사업의 목적 중 하나가 내성천 하류지역의 ‘홍수 방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조차 해당 지역은 홍수 피해가 미미한 지역이라고 말하고 있다. 더군다나 국토부는 이미 내성천 중류에 홍수조절 명분으로 영주댐을 건설하고 있다. 영주댐 자체도 타당성이 결여된 사업이지만, 국토부 스스로 영주댐은 홍수조절 기능을 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하류에 또다시 ‘홍수 방어’를 운운하며 사업을 벌이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일이다. 국민혈세를 탕진하고야 말겠다는 오만이 아니라면 결코 진행될 수 없는 사업인 것이다.
내성천이말로 국보다
내성천은 경북 봉화군에서 발원하여 영주, 예천을 거쳐 문경에서 낙동강에 합류하는 국가하천으로 유역 면적은 1815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매우 큰 하천이다. 마치 뱀이 기어가는 형상을 뜻하는 사행하천의 특징을 전형적으로 갖추고 있고, 모래톱이 넓게 발달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하천이다. 드넓게 펼쳐진 모래톱 위를 망사형으로 펴지며 스치듯 흘러가는 물줄기는 소리 없이 흘러가고, 그것들이 이루어내는 풍경은 대자연의 질서를 느끼게 하고 어머니 대지의 기운을 체감하게 한다.
내성천을 걸어본 이들은 두 번 놀라게 된다. 내성천의 아름다움에 놀라고, 이런 강이 영주댐 공사와 같은 토건사업으로 망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란다. 2011년 내성천 일대를 둘러본 독일의 하천전문가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는 “내성천 같은 강은 독일에서는 국립공원”이라며 이런 강에 댐이 들어선다는 사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생태학자 김종원 교수 또한 내성천은 단연 국립공원감이라고 외친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모든 가람과 내를 다 살펴보더라도 내성천은 단연 1등급이 될 것이다. 내성천은 성형수술(영주댐, 물길 조성사업 등)을 하지 않아도 되는, 민낯의 원초적 생태성을 간직하고 있다.”라며 그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국가명승지인 선몽대와 회룡포도 내성천의 아름다움을 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선몽대는 유교적 전통공간과 내성천의 강물 그리고 십리에 이른다는 넓게 펼쳐진 백사장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고, 회룡포는 물길이 360도 휘감아 형성되는 형태의 감입곡류(嵌入曲流) 지형의 특징이 가장 잘 나타나는 곳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은 “국가명승지는 경관적으로 매우 중요하여 국가(문화재청)가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하고 관리한다. 보호 대상범위는 명승지 인근 지역의 자연, 인문, 역사, 지리, 환경적 범위까지 포함한다.”라며 “내성천 하천정비사업은 국가명승지인 예천 회룡포와 예천 선몽대 일원의 자연, 인문, 역사, 지리, 환경적 범위를 명확히 훼손한다. 문화재 조사 및 현상변경 등 조치와 관계없이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내성천은 다양한 멸종위기종들의 서식 공간이기도 하다. 멸종위기 2급인 먹황새와 흰목물떼새의 주요 도래지이며 천연기념물인 원앙의 주요번식지이기도 하다. 또한 흰수마자 등 각종 희귀어류가 서식하는 지역으로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내성천은 아이들에게 온전히 남겨줘야 할 자연유산이자 국보다
하천정비사업 폐기하고 4대강 재자연화를 준비해야
이미 내성천의 생태계는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중상류 영주시 평은면에 건설되고 있는 영주댐 공사와 낙동강의 4대강사업의 영향으로 내성천은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영주댐에 막혀 상류로부터의 모래 유입은 없는데, 4대강사업에 따른 역행침식의 영향으로 내성천에서 쓸려나가는 모래의 양은 엄청나다. 내성천 무섬마을 수도교 다릿발에 서보면 모래가 2미터 이상 빠져나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영주댐 바로 아래 마을인 용혈리에서는 모래가 거의 사라지고 자갈이 드러나면서 그 자리에 식물들이 자라나는 육상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모래강 내성천의 특징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어디 그것뿐인가? 영주댐으로 인해 500세대 이상의 수몰민이 생겨났고, 400년 된 인동 장씨 집성촌인 금강마을은 완전히 수몰되게 된다. 댐으로 수몰되는 도로와 중앙선 철도를 대신해 산허리를 깎아 새로운 도로를 닦고 있고, 산을 뚫어 고가 철도를 연결하고 있다.
4대강사업은 하천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을 바꾸어놓았다. 자연의 영역이자 야생의 공간이던 하천을 인공의 공간이자 개발 가능한 공간으로 바꾸어 버렸다. 그럼으로써 강은 흘러야 한다는 기본적인 패러다임마저 왜곡시켜 버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지자체도 앞 다투어 ‘생태하천조성사업’이란 왜곡된 이름으로 하천개조사업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내성천 하천정비사업은 그 연장선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국토부가 계획중인 하천정비사업이 진행될 경우 영주댐 건설과 4대강사업으로 1차적으로 훼손된 내성천 생태계는 아마도 회복 불능의 상태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목적도 모호한 사업으로 또다시 막대한 국민혈세만 탕진하면서 내성천의 생태계를 더욱 망쳐놓을 것이 뻔한 이 사업을 어떻게 허용할 수 있을 것인가. 토건마피아들의 탐욕의 먹잇감에 다름 아니다.
올해는 4대강사업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거쳐 이를 심판하고 4대강 재자연화가 반드시 시작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내성천은 망가진 낙동강의 생태계를 온전히 복원해줄 원천이다. 내성천이 반드시 지켜져야 할 이유다. 국토부의 내성천 하천정비사업은 철회돼야 한다. 대신 4대강사업에 대한 심판과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해 내성천을 가로막은 영주댐을 철거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글•사진 |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모래의 강, 내성천이 또 다른 위기에 처했다. 이미 4대강사업의 연계 공사인 영주댐 공사로 한차례 치명상을 입은 내성천은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민들 또한 내성천을 지켜야 한다는 데 마음을 모으고 있다. 그런데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하천환경정비사업이란 이름으로 내성천에 또 다른 토건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모래의 강 내성천
영주댐은 왜 만들었나
국토부가 추진하고 있는 ‘내성천 용궁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 등 3개 지구 사업’(이하 내성천 하천정비사업)은 내성천 하류 22.6킬로미터 구간에 하천제방 보수 및 저수호안 블록 조성, 생태하천 조성, 자전거도로 조성, 교량 신설, 하상 유지시설 설치 등을 주요 사업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동안 익히 보아온 4대강사업식 하천공사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국토부는 지난 1월 이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를 환경부에 제출했고, 관할 기관인 대구지방환경청이 해당 사업을 검토해 조만간 사업계획에 대한 동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방환경청의 협의 의견이 나오면 이 사업은 그대로 강행될 것이다.
그러나 이 사업은 결코 용인될 수 없고, 강행되어선 안 될 사업이다. 내성천 하천정비사업은 사실상 4대강사업의 후속사업 성격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4대강사업은 정부기관인 감사원 감사에서도 총체적 부실사업임이 밝혀졌다. 또한 4대강사업 이후 4대강 현장에서는 녹조, 물고기 떼죽음 등 문제들이 끊이지 않고 발생해 급기야 정부 차원에서도 조사가 진행중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국가하천 종합정비계획’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으며, 후속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내성천 정비사업’ 역시 전면 수정 또는 폐기될 수 있다. 4대강사업에 대한 철저한 평가가 선행되지 않고서 또다시 4대강사업식의 하천공사가 강행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사업의 목적 역시 영주댐처럼 모호하다. 국토부는 내성천 하천정비사업의 목적 중 하나가 내성천 하류지역의 ‘홍수 방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조차 해당 지역은 홍수 피해가 미미한 지역이라고 말하고 있다. 더군다나 국토부는 이미 내성천 중류에 홍수조절 명분으로 영주댐을 건설하고 있다. 영주댐 자체도 타당성이 결여된 사업이지만, 국토부 스스로 영주댐은 홍수조절 기능을 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하류에 또다시 ‘홍수 방어’를 운운하며 사업을 벌이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일이다. 국민혈세를 탕진하고야 말겠다는 오만이 아니라면 결코 진행될 수 없는 사업인 것이다.
내성천이말로 국보다
내성천은 경북 봉화군에서 발원하여 영주, 예천을 거쳐 문경에서 낙동강에 합류하는 국가하천으로 유역 면적은 1815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매우 큰 하천이다. 마치 뱀이 기어가는 형상을 뜻하는 사행하천의 특징을 전형적으로 갖추고 있고, 모래톱이 넓게 발달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하천이다. 드넓게 펼쳐진 모래톱 위를 망사형으로 펴지며 스치듯 흘러가는 물줄기는 소리 없이 흘러가고, 그것들이 이루어내는 풍경은 대자연의 질서를 느끼게 하고 어머니 대지의 기운을 체감하게 한다.
내성천을 걸어본 이들은 두 번 놀라게 된다. 내성천의 아름다움에 놀라고, 이런 강이 영주댐 공사와 같은 토건사업으로 망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란다. 2011년 내성천 일대를 둘러본 독일의 하천전문가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는 “내성천 같은 강은 독일에서는 국립공원”이라며 이런 강에 댐이 들어선다는 사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생태학자 김종원 교수 또한 내성천은 단연 국립공원감이라고 외친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모든 가람과 내를 다 살펴보더라도 내성천은 단연 1등급이 될 것이다. 내성천은 성형수술(영주댐, 물길 조성사업 등)을 하지 않아도 되는, 민낯의 원초적 생태성을 간직하고 있다.”라며 그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국가명승지인 선몽대와 회룡포도 내성천의 아름다움을 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선몽대는 유교적 전통공간과 내성천의 강물 그리고 십리에 이른다는 넓게 펼쳐진 백사장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고, 회룡포는 물길이 360도 휘감아 형성되는 형태의 감입곡류(嵌入曲流) 지형의 특징이 가장 잘 나타나는 곳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은 “국가명승지는 경관적으로 매우 중요하여 국가(문화재청)가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하고 관리한다. 보호 대상범위는 명승지 인근 지역의 자연, 인문, 역사, 지리, 환경적 범위까지 포함한다.”라며 “내성천 하천정비사업은 국가명승지인 예천 회룡포와 예천 선몽대 일원의 자연, 인문, 역사, 지리, 환경적 범위를 명확히 훼손한다. 문화재 조사 및 현상변경 등 조치와 관계없이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내성천은 다양한 멸종위기종들의 서식 공간이기도 하다. 멸종위기 2급인 먹황새와 흰목물떼새의 주요 도래지이며 천연기념물인 원앙의 주요번식지이기도 하다. 또한 흰수마자 등 각종 희귀어류가 서식하는 지역으로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내성천은 아이들에게 온전히 남겨줘야 할 자연유산이자 국보다
하천정비사업 폐기하고 4대강 재자연화를 준비해야
이미 내성천의 생태계는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중상류 영주시 평은면에 건설되고 있는 영주댐 공사와 낙동강의 4대강사업의 영향으로 내성천은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영주댐에 막혀 상류로부터의 모래 유입은 없는데, 4대강사업에 따른 역행침식의 영향으로 내성천에서 쓸려나가는 모래의 양은 엄청나다. 내성천 무섬마을 수도교 다릿발에 서보면 모래가 2미터 이상 빠져나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영주댐 바로 아래 마을인 용혈리에서는 모래가 거의 사라지고 자갈이 드러나면서 그 자리에 식물들이 자라나는 육상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모래강 내성천의 특징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어디 그것뿐인가? 영주댐으로 인해 500세대 이상의 수몰민이 생겨났고, 400년 된 인동 장씨 집성촌인 금강마을은 완전히 수몰되게 된다. 댐으로 수몰되는 도로와 중앙선 철도를 대신해 산허리를 깎아 새로운 도로를 닦고 있고, 산을 뚫어 고가 철도를 연결하고 있다.
4대강사업은 하천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을 바꾸어놓았다. 자연의 영역이자 야생의 공간이던 하천을 인공의 공간이자 개발 가능한 공간으로 바꾸어 버렸다. 그럼으로써 강은 흘러야 한다는 기본적인 패러다임마저 왜곡시켜 버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지자체도 앞 다투어 ‘생태하천조성사업’이란 왜곡된 이름으로 하천개조사업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내성천 하천정비사업은 그 연장선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국토부가 계획중인 하천정비사업이 진행될 경우 영주댐 건설과 4대강사업으로 1차적으로 훼손된 내성천 생태계는 아마도 회복 불능의 상태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목적도 모호한 사업으로 또다시 막대한 국민혈세만 탕진하면서 내성천의 생태계를 더욱 망쳐놓을 것이 뻔한 이 사업을 어떻게 허용할 수 있을 것인가. 토건마피아들의 탐욕의 먹잇감에 다름 아니다.
올해는 4대강사업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거쳐 이를 심판하고 4대강 재자연화가 반드시 시작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내성천은 망가진 낙동강의 생태계를 온전히 복원해줄 원천이다. 내성천이 반드시 지켜져야 할 이유다. 국토부의 내성천 하천정비사업은 철회돼야 한다. 대신 4대강사업에 대한 심판과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해 내성천을 가로막은 영주댐을 철거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글•사진 |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