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보호지역 더하기

2014-07-01

한국 국민 중 91퍼센트가 도시에 살고 있지만 우리가 자연을 잊어버리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어디서든 보이는 푸른 산과 삶터를 교차하며 흐르는 작은 강들 그리고 그리 긴 시간을 기차 혹은 차로 달리지 않아도 만날 수 있는 바다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 주변 곳곳에는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해도 될 정도로 생태적으로 우수하고 경관이 뛰어난 멋진 곳들이 숨어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가치가 알려지고 인정받기도 전에 사라지는 곳들도 적지 않습니다.  함께사는길은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지역 곳곳에서 생태적으로 우수한 곳들을 찾아내 그곳의 이야기를 전하려고 합니다. 그곳의 우수한 생태계와 가치를 알리고 시민들의 참여로 그 지역을 지켜내 미래세대에 온전히 물려줄 수 있도록 하는 바람도 함께 담습니다.


김포공항습지

위치  서울시 강서구 오곡동, 경기도 부천시 고강동 일원

면적  99만5896제곱미터

ⓒ함께사는길 이성수


서울시 강서구와 경기도 부천시 사이에는 도심에서 보기 드문 습지가 숨어있다. 99만 제곱미터가 넘는 광활한 면적에 갈대와 억새 등이 우거진 이곳은 개구리와 개개비 등 여름철새들의 노래 소리가 한창이다. 원래 자연 습지였던 지역을 매립해 2008년까지 경작지로 이용하다가 경작이 중단되자 다시 습지로 돌아갔다. 이곳은 한강하구가 가까운 곳에 있고 몸을 은닉할 수 있는 습지와 채식지인 대장동 경작지가 넓게 펼쳐져 수변성 오리류, 기러기류, 백로류, 두루미류 등이 서식 및 채이를 하는 중요한 장소다. 또한 생물다양성도 풍부해 황새, 재두루미, 금개구리, 구렁이 등 이곳에 서식하는 법적 보호종만도 30여 종이 넘는다. 최근엔 국제적으로도 신종인 거미도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곳에 한국공항공사는 골프장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골프장이 건설되면 금개구리, 황새 등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지가 사라지고 말 것이다. 사라질 것들에는 아직 발견되지 못한 생물종도 포함되어 있다. 서울환경연합은 도시 인근에 위치해 도시개발로  사라져가는 습지와 감소해 가는 생물종 다양성에 대한 마지막 보루로 의미 있는 지역이라며 골프장사업을 취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신 보기 드문 습지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을 연구하고 자연환경학습장으로 활용하면서 도심지 인근에서 야생조류들을 활용하여 도시민들에게 야생조류 탐조를 통한 자연교육의 장을 제공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대송단지 저수지

위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북동 1848번지 일원

면적  약 3.3제곱킬로미터

ⓒ최종인

 

거대한 콘크리트 둑으로 바다를 막은 결과는 참혹했다. 물고기, 조개 등 생물들이 죽어나갔고 방조제에 막인 물은 시커멓게 썩어갔다. 애초 농지와 수자원 공급을 위해 만든 시화호는  그 목적도 수행하지 못할 정도로 수질이 오염되었고 90년대 대표적인 환경재앙이란 오명만 남겼다. 결국 2001년 2월 정부는 시화호 담수호 계획을 백지화하고 해수유통을 결정했고 시화호는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시화호를 중심으로 남측에 위치한 대송단지는 원래 농업용지로 사용하려던 곳이다. 방조제 건설 당시 악취가 심해 코를 틀어막을 정도로 오염이 심각한 곳이었지만 해수유통 이후 조금씩 생태계가 살아나더니 지금은 철새들의 보금자리로 탈바꿈했다. 저어새, 큰고니, 검은머리물떼새, 흰꼬리수리, 황조롱이, 노랑부리저어새, 붉은왜가리, 말똥가리, 큰기러기, 물수리 등 만여 마리가 매년 이곳을 찾아오고 있다.   

죽음의 문턱에서 간신히 살아났지만 시화호는 곳곳이 개발중이다. 시화호 북측 갯벌 부지에 산업단지인 시화멀티테크노밸리(시화 MTV)가, 남동쪽으로는 신도시인 송산그린시티가 건설되고 있다. 애초 농지로 계획된 대송단지는 토지이용계획만이 세워져 있고 아직 진행되지는 않아 시화호 북측 개발로 시화호주변의 새들이 대송단지 저수지로 이동해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시흥환경연합은 이곳을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보호하자고 제안한다. 최악의 환경재앙에서 자연의 힘으로 되살아나 수많은 생명들을 품은 시화호 대송단지 저수지를 또 다시 위기로 내몰 수는 없을 것이다. 

 

송도갯벌 

위치  인천시 남동구 송도동

면적  10.15제곱킬로미터

ⓒ남선정


저어새 부리는 숟가락처럼 생겼다. 갯벌에서 먹이를 잡는 새들은 보통 뾰족한 부리로 낚아채듯 물고기나 작은 생물을 잡아먹고 살지만 저어새는 숟가락처럼 생긴 부리를 좌우로 저어가며 부리에 걸리는 작은 물고기나 무척추동물을 잡아먹고 산다. 그 모습이 특이해 저어새라고 부른다. 저어새는 100년 전만해도 한반도를 찾는 흔한 여름철새였지만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멸종위기종이다. 갯벌 매립 등 서식지가 감소되고 환경오염으로 그 수가 급격히 감소, 1998년 전 세계적으로 집계된 저어새는 겨우 600여 마리였다. 이후 국제적으로 저어새 보호를 위한 노력이 진행되면서 현재 2000여 마리로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보호가 필요한 멸종위기종이다.   

인천에는 매년 4월이면 저어새 30~80마리가 찾아와 번식을 한다. 심지어 인천 도심 한 가운데인 남동유수지 인공 돌섬에도 둥지를 틀고 새끼를 기른다. 송도갯벌이 있기 때문이다. 저어새들은 여름 내내 송도갯벌에서 부지런히 부리를 저어 먹이를 잡아 새끼들을 키워내 10월쯤 대만이나 일본, 홍콩 등 월동지로 떠난다. 송도갯벌은 전 세계 멸종위기에 처한 저어새들에게 중요한 곳이다. 저어새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검은머리갈매기와 검은머리물떼새, 노랑부리백로 등 170종 이상의 새들이 송도갯벌을 찾는다. 

불행히도 1980년대 남동공단이 들어서고 1990년대 송도신도시 건설이 시작되면서 송도갯벌 상당수가 사라졌다. 현재 송도11공구라 불리는 고잔갯벌이 송도갯벌의 마지막 갯벌이자 전 세계 멸종위기종 저어새의 번식지다. 인천환경연합은 전 세계 저어새를 지키기 위해, 더 이상 갯벌의 매립을 막기 위해 송도갯벌을 갯벌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보호하자고 제안한다. 


임진강 하구 

위치  경기도 파주시 전역

ⓒ조영권

파주시를 흐르는 임진강을 포함한 한강하구는 바다와 만나는 하구가 열려있는 유일한 국가 하천이다. 때문에 겨울철에는 밀물이 두꺼운 얼음을 깨며 밀려올라가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한다. 또 밀물과 썰물이 반복되는 영향으로 초평도를 비롯한 여러 강위의 섬(하중도)이 있고, 문산천 습지를 포함한 다양한 주변습지가 발달해 있어 멸종위기종인 개리, 재두루미, 흰꼬리수리 등 다양한 새들이 먹이터와 쉼터로 사용하고 있고, 수원청개구리, 금개구리 등 사라져가는 생명들이 함께 사는 공간이다. 사람들에게는 주변의 넓은 농경지와 함께 홍수때 물을 잡아주는 저수지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한 임진강은 파주구간 전역이 민통선 안에 위치해 있어 자연하천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 파주환경연합이 집계한 것으로도 2013년 한 해 동안 약 2500명의 학생과 가족들이 임진강 유역으로 평화생태체험을 다녀갔다. 분단이라는 비극이 남긴 역설적인 선물이기도 하며 파주시가 갖고 있는 교육, 문화, 역사, 경제적 가치이기도 하다. 


하지만 임진강은 늘 개발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지금도 하천정비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임진강이 4대강처럼 파헤져칠 위험에 처해있다. 파주환경연합은 임진강 하구 유역의 하천과 주변습지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자고 제안한다. 굴삭기 개발 대신 생태•역사 관광자원의 가치를 살린다면 수많은 멸종위기 동식물뿐만아니라 지역 주민에게도 득이 될 것이라고 덧붙인다. 

 

백석제 

위치  전라북도 군산시 옥산면 당북리 692번지 일원

면적  약 13만 제곱미터


ⓒ함께사는길 이성수

군산시 옥산면 백석마을에 위치한 백석제는 농업용 저수지로 1945년 만들어져 2013년까지 사용했다. 마을 계곡의 형태를 이용해 만들어진 저수지는 수십 년간 자연적으로 습지로 변했다. 제방 앞쪽은 만경강 하구와 연결된 농경지인데 예전엔 갯벌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안습지, 논습지, 저수습지, 천이습지 등의 다양한 변천과정을 찾아볼 수 있다. 전북환경연합 등의 현장 조사결과 이곳은 약 1미터 이상의 이탄층이 형성되어 있고 수령이 30~40년이 넘는 왕버들 군락지도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백석제는 독미나리의 국내 최대 군락지이다. 독미나리는 북방계 식물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백석제의 독미나리 군락지는 북방계 식물이 남방한계에 위치한 중요한 의미가 있고, 또한 국내 최대 서식지라는 면에서 가치가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이 외에도 백석제는 117종의 식물과 말똥가리, 맹꽁이 등 다양한 동물들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백석제와 그곳에 사는 생물들에게 위기가 닥쳤다. 전북대병원이 백석제의 70퍼센트를 매립해 군산분원을 짓겠다는 것이다. 다행히 환경단체가 공사 직전 백석제 조사를 통해 문제를 제기,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추가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주환경연합 등은 백석제 습지는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켜내고 전북대병원은 시민들의 접근이 용이한 곳으로 이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목포 남항 갯벌 

위치  전라남도 목포시 용해동 남항 매립지

면적  41만7000제곱미터

ⓒ김석이


한때 영산강 하구 외곽엔 광활한 갯벌이 있었다. 하지만 개발로 상당수가 사라지고 그나마 살아남은 곳이 목포시 남항 갯벌이다. 도심 속 갯벌로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이 지역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으로 물고기가 많다. 그래서 이곳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고 새들도 많다. 특히 이 지역은 물새류에게 중요하다. 2006년 이후, 122종의 조류가 이 습지에서 기록되었는데, 목포 남항 갯벌에서 발견된 조류종의 대다수는 철새로, 이는 국제적으로도 철새 보전 활동에 중요한 곳임을 확인해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노랑부리백로와 검은머리갈매기도 이곳을 찾고 도요물떼새도 37종이나 확인됐다. 도요물떼새는 겨울을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보내고 여름철은 번식지인 러시아 일대에서 보내기 위해 이동하는 도중 봄과 가을에 한시적으로 한반도를 거쳐 가는 나그네새이다. 갯벌의 건강성을 가늠케 하는 갯벌생태지표종이기도 하다. 

하지만 남항갯벌은 도심 속에 있는 갯벌이라 언제든 새들에게 위협적인 장소로 바뀔 수 있다. 현재도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건립이 예정되어 있고 상업 및 숙박 복합시설이 계획되어 갯벌을 위협하고 있다. 목포환경연합은 남항 일대를 자연생태공원으로 지켜나가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동해안 석호 

위치  강원도 속초시, 고성군, 양양군 분포

면적  영랑호 1.21제곱킬로미터, 청초호 25.6제곱킬로미터, 화진포호 19.91제곱킬로미터, 송지호 5.4제곱킬로미터, 매호 9.6제곱킬로미터

ⓒ박경심


8000년 전에서부터 4500년 전, 한반도는 빙하기가 끝나고 간빙기가 시작됐다. 이로 인해 동해안 해수면에는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다. 하천에서 쓸려간 모래는 해안을 따라 흐르다가 해류를 만나 사주를 형성하고 하구를 차츰 가로막았다. 한때 바다였던 곳이 호수가 되어버린 것이다. 청초호, 영랑호, 화진포호, 송지호, 매호, 경포호 등이 그렇게 형성됐다. 석호는 동해안 전역에 분포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육지화되거나 개발로 사라져 현재는 10여 개 정도 남아있다.  

바다와 연결된 자연 호수 석호는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기수역으로 담수생물과 해양생물, 기수생물이 공존하는 독특한 자연환경을 갖고 있다. 또한 수위 변동이 적고 경사가 완만해 수변에 습지 식생이 골고루 발달하고 기수성 어류들의 산란 및 성장장소를 제공한다. 특히 석호는 철새들의 영양공급처이자 이동을 위한 중간기착지로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여름에는 개개비, 물총새, 검은댕기해오라기, 꼬마물떼새 등이, 겨울에는 개리, 흰꼬리수리, 말똥가리, 비오리, 물닭 등이 석호를 찾는다. 장다리물떼새, 세다락도요, 붉은발도요 등 나그네새들도 석호에서 쉬었다 간다. 

석호는 국내 거의 유일의 자연호수다. 전문가들은 석호의 가치를 육상의 4~5배로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석호는 관광 시설 개발이나 각종 오염수 유입으로 훼손이 진행중이다. 이대로라면 10개 정도 남은 석호가 언제까지 석호로서 기능을 할지 장담할 수 없다. 속초고성양양환경연합은 더 이상 동해안 석호가 사라지기 전 우리가 관심을 갖고 지켜내야 한다고 소리를 높이고 있다.

 

가로림만 

위치  충청남도 서산시, 태안군 일원

면적  1만5985헥타르

ⓒ김신환


세계 5대 갯벌에 꼽히던 서해안 갯벌은 그동안 갯벌 매립과 방조제 건설 등으로 점점 사라졌다. 그나마 가로림만이 예전의 명성이 남아있는 갯벌이라고 할 수 있다. 서산시 벌말마을에서 시작해 서산시 팔봉면까지 깊숙이 들어갔다가 태안 만대마을로 나오는 가로림만은 그 길이만도 162킬로미터에 이른다. 바닷물이 빠지면 광활한 갯벌이 펼쳐지는데 면적이 약 8000만 제곱미터에 이른다. 가로림만은 수많은 생명들의 서식지이자 산란장이다. 특히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야생동물인 점박이물범이 산다. 이들은 가로림만에서 매년 4월에서 10월까지 서식한다. 점박이물범을 비롯해 가로림만에는 상괭이, 수달, 황새 등 멸종위기종을 비롯해 칠게, 도둑게, 참게, 굴, 동죽 등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동식물들이 살아가고 있다. 가로림만의 풍요로움은 사람들도 먹여 살린다. 가로림만은 15개 어항이 밀집해 있고 어업생산량이 연간 4000톤에 달하는 충남지역 어업의 중심지다. 또한 서산태안의 많은 주민들은 맨손어업으로 연평균 2000여 톤의 바지락, 굴, 낙지 등을 잡아 가구당 3000만 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서부발전에서 추진하는 가로림만 조력발전소는 가로림만에 살고 있는 생물들과 어민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존재다. 서부발전은 가로림만이 들어가는 지점인 태안군 이원면 내리와 서산시 대산읍 오지리를 잇는 2킬로미터 길이의 방조제를 세우고 26메가와트급 20기 총 520메가와트급 규모의 조력발전소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조력발전 용량 중 최대 규모다. 하지만 이미 지난 2007년 해양수산부는 가로림만의 보전가치가 커 조력발전소가 부적절하다며 입장을 밝혔고 같은 해 환경부도 반대의 의견을 냈다. 2012년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했다. 그럼에도 서부발전은 포기할 줄을 모르고 지난해 11월 환경영향평가서를 다시 제출했다.  

서산태안환경연합은 조력발전소 계획을 막아내고 또 다른 토건 개발로부터 가로림만을 온전히 지켜내기 위해선 태안해안국립공원을 확장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내성천 

위치  경상북도 봉화군 물야면 오전리에서 발원, 영주시, 예천군, 문경시에 걸쳐 있음

면적  길이 110킬로미터, 유역 면적 1815제곱킬로미터

ⓒ박용훈


내성천은 경북 봉화군에서 시작하여 문경에서 낙동강에 합류하는 국가하천으로, 지형적으로는 고산지형 하천에서 산지형 하천으로 이어지며, 유역 면적은 1815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매우 큰 대규모 하천이다. 내성천은 밑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수질이 맑고 특히 물 반 모래 반이라고 할 정도로 금빛 모래밭이 펼쳐져 있는데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풍경이다.  

이곳에 서식하는 생물종들도 다양하다. 멸종위기 1급인 먹황새, 멸종위기 2급 흰목물떼새의 주요 도래지이며 천연기념물인 원앙의 주요번식지이기도 하다. 또한 멸종위기 1급인 흰수마자 등 한반도에서 서식하는 고유어종을 비롯해 각종 희귀어류 등이 서식하는 지역으로 생태적 가치가 매우 크다. 

내성천이 언제까지 금빛 모래를 품고 흐를지 알 수 없다. 현재 내성천 상류에 영주댐 공사가 한창이다. 4대강사업 일환으로 건설되는 영주댐은 다목적댐이라고는 하나 사업 타당성도 경제성도 상실한 채 4대강사업 후 낙동강에 하천유지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댐이다. 이 말도 안 되는 댐 공사로 인해 내성천에 모래가 유실되는 등 서서히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토부는 홍수 방어라는 명분으로 내성천 하천환경정비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논란이 많았던 영주댐 역시 홍수 방어를 명분으로 밀어붙였던 국토부가 또 다시 홍수 방어를 명분으로 내성천에 제방을 쌓고 강바닥을 긁어내겠다는 것이다. 결국 영주댐의 홍수방어 기능이 없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대구환경연합은 만약 현재 계획 중인 사업이 진행될 경우 영주댐 건설로 인해 일차 훼손된 내성천 생태계는 회복 불능의 상태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며 내성천 하천환경정비사업 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내성천은 4대강사업으로 급격히 훼손된 한국의 강들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자연하천이다. 영주댐 공사 중단과 내성천 하천환경정비사업 계획 철회를 넘어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후대에 남겨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성산포 철새도래지

위치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57-1번지 일대

면적  1.54제곱킬로미터

ⓒ이영웅


성산일출봉은 약 5000년 전 얕은 바닷가에서 폭발하여 만들어진 화산체이다. 뜨거운 마그마가 물과 섞일 때 발생한 강력한 폭발로 인해 마그마와 주변 암석이 가루가 되어 쌓여 일출봉이 만들어졌다. 형성 초기에는 육지와 떨어져 있었지만 파도에 의해 침식된 퇴적물들이 해안으로 밀려들어와 쌓이면서 성산일출봉은 육지와 연결되었다. 그리고 서쪽에 만이 생겼는데 성산포다.  

5000년이 흐른 지금 성산포는 제주의 대표적인 철새도래지다. 성산포는 갑문을 통해 바닷물이 유입되고 고성천에서 민물이 흘러나와 만나는 기수지역으로 해조류가 풍부하며 갈대밭이 넓게 분포하고 있어 매년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저어새를 비롯해 노랑부리저어새, 물수리, 알락오리 등 약 40종, 3000마리 정도가 찾아와 겨울을 나고 있다. 특히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저어새의 우리나라 유일의 월동지이다. 저어새는 전 세계적으로 동아시아권에만 분포하기 때문에 월동지가 극히 제한되어 있다. 성산포는 월동지의 북한계선으로 다른 월동지가 파괴되었을 때 마지막 피난처로써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저어새의 멸종을 막기 위한 마지막 보루라 할 수 있다. 또한 철새도래지 인근 식사봉은 멸종위기종 황근의 국내 최대 자생지이기도 하다. 노란 무궁화라고도 불리는 황근은 바닷가의 염습지에 자라는 희귀식물로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으로 지정돼 있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성산포 철새도래지는 지난 2007년 한국내셔널트러스트와 환경부 등이 주최하고 후원한 2007년 꼭 지켜야 할 자연·문화유산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성산포는 관광개발 압력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제주환경연합은 성산포 철새도래지를 습지보호지역이나 람사르습지로 지정해 보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글 | 함께사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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