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미류는 1950년 한국전쟁 이전까지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어렵지 않게 관찰되는 겨울 철새였다. 그러나 도로의 건설, 도시화 및 산업화에 따른 서식지 면적의 감소, 독극물 등으로 인해 점점 그 수가 줄어들어 멸종위기에 처했다
가을이 깊어지면 북녘에서 두루미가 겨울과 함께 날아와 푸른 하늘을 하얗게 수놓는다. 학으로도 알려져 있는 두루미는 예부터 장수의 대명사로 고귀함과 신성함을 대표한다.
두루미목(Gruiformes) 두루미과(Gruidae)에는 전 세계적으로 15종의 두루미류가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규칙적으로 월동하는 종으로는 두루미, 재두루미, 흑두루미 등 3종이다. 이밖에 검은목두루미, 캐나다두루미, 쇠재두루미 및 시베리아흰두루미가 적은 수로 도래하여 겨울을 나거나 남쪽의 월동지인 일본 이즈미까지 이동한다.
두루미, 재두루미, 흑두루미는 전 세계에 분포하는 15종의 두루미 중 지구상에서 몽골, 중국, 러시아, 한국, 일본의 동북아시아 5개 국가에만 국한하여 서식하기 때문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자료서에 수록되어 있으며 세계적으로 보호가치가 매우 높다.
두루미는 지구상에 약 3천 마리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재두루미는 약 5천 마리 그리고 흑두루미는 약 1만 마리만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3종을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였으며 도래지인 철원분지도 천연기념물 제245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넓은 갯벌과 농경지는 두루미들의 먹이처이자 피난처다 ⓒ김진한
멸종위기에 처한 두루미
두루미류는 1950년 한국전쟁 이전까지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어렵지 않게 관찰되는 겨울 철새였다. 그러나 도로의 건설, 도시화 및 산업화에 따른 서식지 면적의 감소, 독극물 등으로 인해 점점 그 수가 줄어들어 멸종위기에 처했다. 현재는 철원평야, 임진강, 한강하구, 김포평야, 강화도 남단, 시화호, 천수만(서산 간척지), 구미 해평습지, 순천만, 주남저수지, 낙동강 등지를 월동지 또는 일본 이즈미로 이동하는 동안에 중간기착지로 이용하고 있다. 이처럼 두루미류의 월동지가 제한적인 것은 풍부한 먹이와 함께 다른 지역에 비해 인위적인 간섭요인이 적어 안정적인 잠자리가 제공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두루미 종류별로 우리나라에 도래하는 현황을 보면 먼저 두루미는 주로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와 동송읍 비무장지대 및 민통선 지역, 경기도 파주군 군내면 조산리 대성동과 판문점 부근지역 및 강화도 화도면 여차리에서 길상면 선두리에 이르는 해안갯벌지역에 도래하여 겨울을 난다. 재두루미는 한강 하구, 임진강 하구, 경기도 파주군 군내면 조산리 대성동과 판문점 부근, 낙동강 하구의 갯벌이나 습지, 경상남도 창원시 주남저수지,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와 동송읍 비무장지대와 민통선 등지에 분산하여 월동하고 있다.
흑두루미는 과거 대구시 낙동강변에 200여 마리 이상이 도래하여 월동하였으나 농경지에 비닐하우스가 설치되고 방해요인이 증가하면서 더 이상 도래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순천만에서 겨울을 나는 수가 늘고 있으며 천수만, 철원 등지에도 분산하여 도래하고 있다. 또한 주월동지인 일본 이즈미로 오가는 동안 우리나라의 철원평야, 한강하구, 김포평야, 구미 해평습지, 주남저수지, 낙동강, 제주도 등지를 중간기착지로 이용하고 있다.
월동생태 근거한 보호관리 대책 필요
주요 두루미류 도래지를 살펴보면 철원평야는 국내의 도래하는 모든 두루미류의 집결지이며, 중간기착지 및 월동지로서 국내 최대의 도래지이다. 또한 철원평야는 세계에서 두루미와 재두루미 그리고 흑두루미가 함께 월동하는 유일한 지역으로, 철원평야에 1년 중 겨울철만이라도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보호관리 조치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특히, 서식지 관리적인 측면에서 두루미류의 월동생태에 근거한 보호관리 대책이 필요하다.
연천군 중면 비무장지대의 두루미 ⓒ이석우
강화도는 철원과 판문점의 비무장지대를 제외하고 민통선 이남지역에서 두루미를 관찰할 수 있는 지역이다. 약 10마리의 두루미가 매년 겨울 규칙적으로 찾아오고 있다. 강화도 초지진에서 선두리, 여차리에 이르는 넓은 갯벌과 농경지는 두루미에게 충분한 동물성 먹이뿐만 아니라 사람이나 천적동물이 쉽게 들어올 수 없는 피난처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한강하구는 재두루미의 월동지이며, 중간기착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역이다. 한반도를 통과하는 재두루미의 절반이 거쳐 가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동 시기에는 1천 개체이상의 재두루미를 관찰할 수 있는데, 바닷물과 만나는 넓은 하구갯벌은 재두루미가 내려앉을 수 있는 안전한 휴식공간과 먹이를 제공한다. 인근 김포평야, 파주, 문산 일대의 농경지에는 수확 후 떨어진 낟알이 월동하는 재두루미를 유인하고 있다. 한강하구와 만나는 임진강과 사천강을 따라 올라가면 판문점이 나오는데, 작은 분지형태를 이루고 있는 내륙의 습지는 두루미와 재두루미의 잠자리를 제공해 준다. 주변 농경지에서 먹이를 쉽게 찾을 수 있고 비무장지대라는 피난처가 있는 두루미의 월동지로 적합한 지역이다.
두루미 서식지의 개발 압력으로 월동하는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두루미는 상당히 경계심이 많은 조류이다. 안전한 잠자리의 확보가 서식지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인자 중 하나이다. 깊은 물로 격리되어 여우, 늑대와 같은 포유동물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이나 접근하더라도 소리에 의해 침입자의 접근을 쉽게 알 수 있는 곳을 선택한다. 잠자리에서 날아올라 먹이 먹는 장소에 내려앉기 위해서는 수차례의 선회비행을 하면서 안전을 확인한다. 안전을 확인한 장소에서도 먹이를 먹는 동안에 교대로 한두 마리는 고개를 들고 주변을 경계한다. 번식지인 러시아와 중국의 초원에서는 둥지 근처 약 1킬로미터 가까이 사람이 접근하면 벌써 경계를 시작하고 다른 곳으로 피신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겨울을 나는 동안 사람과의 거리를 유지하기 위하여 도로나 개발로 단편화된 과거의 서식지를 떠나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민통선지역이나 비무장지대에 집중하여 서식하는 것이다.
두루미와 함께 살기 위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은 우리 인간이 그 소유를 정하여 용도나 모양을 변화시키기 훨씬 이전부터 우리주변의 생물들이 이용하여왔다. 매년 겨울이 되면 찾아오는 두루미들을 손님이라며 반갑게 맞지만 개발에 따른 서식지의 상실과 훼손은 그들을 점점 돌아오기 어려운 곳으로 몰고 있지는 않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할 필요가 있다. 아주 먼 훗날에도 우리의 후손들이 두루미를 박물관이 아닌 주변의 가까운 곳에서 보고 즐기면서 같이 호흡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김진한 birdkr@me.go.kr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
가을이 깊어지면 북녘에서 두루미가 겨울과 함께 날아와 푸른 하늘을 하얗게 수놓는다. 학으로도 알려져 있는 두루미는 예부터 장수의 대명사로 고귀함과 신성함을 대표한다.
두루미목(Gruiformes) 두루미과(Gruidae)에는 전 세계적으로 15종의 두루미류가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규칙적으로 월동하는 종으로는 두루미, 재두루미, 흑두루미 등 3종이다. 이밖에 검은목두루미, 캐나다두루미, 쇠재두루미 및 시베리아흰두루미가 적은 수로 도래하여 겨울을 나거나 남쪽의 월동지인 일본 이즈미까지 이동한다.
두루미, 재두루미, 흑두루미는 전 세계에 분포하는 15종의 두루미 중 지구상에서 몽골, 중국, 러시아, 한국, 일본의 동북아시아 5개 국가에만 국한하여 서식하기 때문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자료서에 수록되어 있으며 세계적으로 보호가치가 매우 높다.
두루미는 지구상에 약 3천 마리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재두루미는 약 5천 마리 그리고 흑두루미는 약 1만 마리만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3종을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였으며 도래지인 철원분지도 천연기념물 제245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넓은 갯벌과 농경지는 두루미들의 먹이처이자 피난처다 ⓒ김진한
멸종위기에 처한 두루미
두루미류는 1950년 한국전쟁 이전까지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어렵지 않게 관찰되는 겨울 철새였다. 그러나 도로의 건설, 도시화 및 산업화에 따른 서식지 면적의 감소, 독극물 등으로 인해 점점 그 수가 줄어들어 멸종위기에 처했다. 현재는 철원평야, 임진강, 한강하구, 김포평야, 강화도 남단, 시화호, 천수만(서산 간척지), 구미 해평습지, 순천만, 주남저수지, 낙동강 등지를 월동지 또는 일본 이즈미로 이동하는 동안에 중간기착지로 이용하고 있다. 이처럼 두루미류의 월동지가 제한적인 것은 풍부한 먹이와 함께 다른 지역에 비해 인위적인 간섭요인이 적어 안정적인 잠자리가 제공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두루미 종류별로 우리나라에 도래하는 현황을 보면 먼저 두루미는 주로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와 동송읍 비무장지대 및 민통선 지역, 경기도 파주군 군내면 조산리 대성동과 판문점 부근지역 및 강화도 화도면 여차리에서 길상면 선두리에 이르는 해안갯벌지역에 도래하여 겨울을 난다. 재두루미는 한강 하구, 임진강 하구, 경기도 파주군 군내면 조산리 대성동과 판문점 부근, 낙동강 하구의 갯벌이나 습지, 경상남도 창원시 주남저수지,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와 동송읍 비무장지대와 민통선 등지에 분산하여 월동하고 있다.
흑두루미는 과거 대구시 낙동강변에 200여 마리 이상이 도래하여 월동하였으나 농경지에 비닐하우스가 설치되고 방해요인이 증가하면서 더 이상 도래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순천만에서 겨울을 나는 수가 늘고 있으며 천수만, 철원 등지에도 분산하여 도래하고 있다. 또한 주월동지인 일본 이즈미로 오가는 동안 우리나라의 철원평야, 한강하구, 김포평야, 구미 해평습지, 주남저수지, 낙동강, 제주도 등지를 중간기착지로 이용하고 있다.
월동생태 근거한 보호관리 대책 필요
주요 두루미류 도래지를 살펴보면 철원평야는 국내의 도래하는 모든 두루미류의 집결지이며, 중간기착지 및 월동지로서 국내 최대의 도래지이다. 또한 철원평야는 세계에서 두루미와 재두루미 그리고 흑두루미가 함께 월동하는 유일한 지역으로, 철원평야에 1년 중 겨울철만이라도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보호관리 조치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특히, 서식지 관리적인 측면에서 두루미류의 월동생태에 근거한 보호관리 대책이 필요하다.
연천군 중면 비무장지대의 두루미 ⓒ이석우
강화도는 철원과 판문점의 비무장지대를 제외하고 민통선 이남지역에서 두루미를 관찰할 수 있는 지역이다. 약 10마리의 두루미가 매년 겨울 규칙적으로 찾아오고 있다. 강화도 초지진에서 선두리, 여차리에 이르는 넓은 갯벌과 농경지는 두루미에게 충분한 동물성 먹이뿐만 아니라 사람이나 천적동물이 쉽게 들어올 수 없는 피난처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한강하구는 재두루미의 월동지이며, 중간기착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역이다. 한반도를 통과하는 재두루미의 절반이 거쳐 가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동 시기에는 1천 개체이상의 재두루미를 관찰할 수 있는데, 바닷물과 만나는 넓은 하구갯벌은 재두루미가 내려앉을 수 있는 안전한 휴식공간과 먹이를 제공한다. 인근 김포평야, 파주, 문산 일대의 농경지에는 수확 후 떨어진 낟알이 월동하는 재두루미를 유인하고 있다. 한강하구와 만나는 임진강과 사천강을 따라 올라가면 판문점이 나오는데, 작은 분지형태를 이루고 있는 내륙의 습지는 두루미와 재두루미의 잠자리를 제공해 준다. 주변 농경지에서 먹이를 쉽게 찾을 수 있고 비무장지대라는 피난처가 있는 두루미의 월동지로 적합한 지역이다.
두루미 서식지의 개발 압력으로 월동하는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두루미는 상당히 경계심이 많은 조류이다. 안전한 잠자리의 확보가 서식지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인자 중 하나이다. 깊은 물로 격리되어 여우, 늑대와 같은 포유동물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이나 접근하더라도 소리에 의해 침입자의 접근을 쉽게 알 수 있는 곳을 선택한다. 잠자리에서 날아올라 먹이 먹는 장소에 내려앉기 위해서는 수차례의 선회비행을 하면서 안전을 확인한다. 안전을 확인한 장소에서도 먹이를 먹는 동안에 교대로 한두 마리는 고개를 들고 주변을 경계한다. 번식지인 러시아와 중국의 초원에서는 둥지 근처 약 1킬로미터 가까이 사람이 접근하면 벌써 경계를 시작하고 다른 곳으로 피신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겨울을 나는 동안 사람과의 거리를 유지하기 위하여 도로나 개발로 단편화된 과거의 서식지를 떠나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민통선지역이나 비무장지대에 집중하여 서식하는 것이다.
두루미와 함께 살기 위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은 우리 인간이 그 소유를 정하여 용도나 모양을 변화시키기 훨씬 이전부터 우리주변의 생물들이 이용하여왔다. 매년 겨울이 되면 찾아오는 두루미들을 손님이라며 반갑게 맞지만 개발에 따른 서식지의 상실과 훼손은 그들을 점점 돌아오기 어려운 곳으로 몰고 있지는 않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할 필요가 있다. 아주 먼 훗날에도 우리의 후손들이 두루미를 박물관이 아닌 주변의 가까운 곳에서 보고 즐기면서 같이 호흡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김진한 birdkr@me.go.kr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