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토종 지렁이 20종이 이번에 새로이 발견됐다. 전북대학교 생물다양성 연구소 홍 용 박사는 지난 3월에 미국 아이오와주 마하리시 대학교 샘 제 임스 교수와 공동으로 저명한 국제적 학술지 「스위스동물학회지」에 한국의 새로운 토종 지렁 이 20종에 관한 논문을 게재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한반도에서는 왕지렁이 종류 38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이번 발견으로 한 국산 지렁이는 크게 늘어나게 됐다. 이것은 홍박사가 지난 5년간 전국을 다니면서 채집하고 연구 한 결과로 이 종류들은 우리나라 전국의 토양과 낙엽층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것들이다. 토종 지렁이인 만큼 이들에게 붙여진 이름들도 정감 어린 우리말로 붙여졌다. 이름이 한국명인 것은 물론 학명까지도 고유발음을 따서 국제적으로 인정된다. 주로 지역이름을 따 피아골지렁 이, 산청지렁이, 오대산지렁이, 태백지렁이, 진도지렁이, 덕유산지렁이, 내장산지렁이, 영실지렁 이, 거문도지렁이 등으로 지어졌고, 특히 완도에 서식하고 있는 종은 역사적 인물의 이름을 따 장보고지렁이 등으로 명명, 앞으로도 계속 이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학명은 A.(Amynthas의 약 자 - 왕지렁이속을 뜻함) piagolensis(피아골지렁이), A. naejangensis(내장산지렁이), A. jindoensis(진도지렁이) 등으로 발음을 따 정해졌다. 홍박사는 이처럼 한국의 산에서 다양한 지렁이 종류들이 서식하고 있다는 것은 생물종 다양성 측 면에서 볼 때 우리의 토양생태계가 비교적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 것은 세계적으로 환경보호의 큰 과제가 되고 있는 종 다양성 보호의 청신호로 자연환경 보존과 더불어 토양동물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가 필요함을 시사해 준다. 지렁이는 환형동물문 빈모강에 속하며 많은 마디들로 이루어진 길죽한 몸통을 오므렸다 폈다 하 면서 이동한다. 세계적으로 빈모강에 속하는 종류는 약 4천여종에 이르며 사막과 극지 정도를 제 외한 대부분의 지역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자웅동체로서 번식력이 유달리 강한 특성을 갖고 있다. 한편 지렁이는 토양생태계에서 기름진 땅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물로 주목받고 있 다. 지구 표면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육지는 토양으로 이루어져 있고 인간은 의식주의 대부분을 이 토양에서 해결한다. 땅 속에 사는 토양동물들은 지렁이뿐만 아니라 두더지, 땅강아지 등 많 은 종류들이 있는데 이들이 서로 먹이사슬을 형성하고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독특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홍박사는 “지렁이는 흙을 파 엎으면서 토양구조를 변화시켜 유기물질을 순환시킨다. 그리고 유 기물질을 섭취한 뒤에는 탄소와 질소 비율이 낮은 생성물들을 배출하는데 이는 식물성장에 매우 소중하다. 또한 지렁이는 땅 속에 굴을 만들게 되는데 이 덕택에 공기와 물이 잘 스며들게 되 어 토양은 비옥하게 된다”고 말한다. 따라서 지렁이와 농업은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되는데 홍박사에 따르면 지렁이가 없는 토양은 죽 은 땅이다. 지렁이는 지표의 낙엽, 썩은 뿌리 등을 먹어 분쇄하고 땅을 파고 굴을 만들면서 이 런 유기물을 땅속 깊숙이 운반한다. 반대로 땅속 깊숙이 있던 광물질 토양을 지표면으로 다시 운 반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토양의 통풍과 배수를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미생물의 왕 성한 작용을 돕게 되고 연쇄적으로 먹이사슬에 의한 토양생태계가 복잡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유지 된다. 또한 산성토양의 개량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홍박사는 “지렁이는 뼈가 없는 무척추동물로서 배설물(분변토, cast)에는 칼슘이 농축되어 있어 산성토양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 다. 세계적으로 지렁이의 활용은 일반적이다.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에서는 지렁이를 양식하고 그것을 필요한 목초지에 이식, 도입하여 토양을 개량하거나 목초생산 증대에 성과를 올리고 있 고, 네덜란드에서는 간척지 위에 지렁이를 투입하여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사업을 실시했다. 러 시아에서도 노천 채광이 끝나면 지렁이를 이식했고, 유럽이나 미주에서도 지렁이 양식장이 있어 토지개량에 이용되고 있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지렁이가 많은 농지가 값이 더 비싸다고 한다. 하지만 국립환경연구소 최훈근 폐기물 전문위원은 “지렁이를 이식하면 곧 토양이 개량되고 수확 량이 늘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곤란하다.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긴 세월을 필요로 한다. 현재의 비옥한 토지가 되기 위해서도 오랜 세월이 걸린 이치와 같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과 더불어 1970년대에 지렁이 양식사업이 도입되었다. 초기에는 퇴비생산 과 약품의 원료로서 외국산 양식 지렁이가 수입되었고 당시 이것이 농가 등에 널리 퍼져 현재 전 체 지렁이의 70~8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기적 성격으로 과다하게 투자되어 현 재 사업현황은 오히려 쇠약한 상태이며 경기도 수원, 화성, 김포 등지와 경남 일원 등에서 지렁 이 양식이 이루어지고 있을 뿐이다. 홍박사는 “지렁이의 생태적 가치에 비해 기초연구는 매우 부족하며 당장의 산업적 이용에 앞서 생물종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연구지원이 아쉽다”고 말한다. 시간이 걸려도 생태계 보존을 위해 참을 줄 알고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어리석음을 버릴 때 인간 역시 자연과의 공존공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백 기자 leesb@kfem.or.kr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12 23:33)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토종 지렁이 20종이 이번에 새로이 발견됐다.
전북대학교 생물다양성 연구소 홍 용 박사는 지난 3월에 미국 아이오와주 마하리시 대학교 샘 제
임스 교수와 공동으로 저명한 국제적 학술지 「스위스동물학회지」에 한국의 새로운 토종 지렁
이 20종에 관한 논문을 게재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한반도에서는 왕지렁이 종류 38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이번 발견으로 한
국산 지렁이는 크게 늘어나게 됐다. 이것은 홍박사가 지난 5년간 전국을 다니면서 채집하고 연구
한 결과로 이 종류들은 우리나라 전국의 토양과 낙엽층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것들이다.
토종 지렁이인 만큼 이들에게 붙여진 이름들도 정감 어린 우리말로 붙여졌다. 이름이 한국명인
것은 물론 학명까지도 고유발음을 따서 국제적으로 인정된다. 주로 지역이름을 따 피아골지렁
이, 산청지렁이, 오대산지렁이, 태백지렁이, 진도지렁이, 덕유산지렁이, 내장산지렁이, 영실지렁
이, 거문도지렁이 등으로 지어졌고, 특히 완도에 서식하고 있는 종은 역사적 인물의 이름을 따
장보고지렁이 등으로 명명, 앞으로도 계속 이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학명은 A.(Amynthas의 약
자 - 왕지렁이속을 뜻함) piagolensis(피아골지렁이), A. naejangensis(내장산지렁이), A.
jindoensis(진도지렁이) 등으로 발음을 따 정해졌다.
홍박사는 이처럼 한국의 산에서 다양한 지렁이 종류들이 서식하고 있다는 것은 생물종 다양성 측
면에서 볼 때 우리의 토양생태계가 비교적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
것은 세계적으로 환경보호의 큰 과제가 되고 있는 종 다양성 보호의 청신호로 자연환경 보존과
더불어 토양동물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가 필요함을 시사해 준다.
지렁이는 환형동물문 빈모강에 속하며 많은 마디들로 이루어진 길죽한 몸통을 오므렸다 폈다 하
면서 이동한다. 세계적으로 빈모강에 속하는 종류는 약 4천여종에 이르며 사막과 극지 정도를 제
외한 대부분의 지역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자웅동체로서 번식력이 유달리 강한
특성을 갖고 있다.
한편 지렁이는 토양생태계에서 기름진 땅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물로 주목받고 있
다. 지구 표면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육지는 토양으로 이루어져 있고 인간은 의식주의 대부분을
이 토양에서 해결한다. 땅 속에 사는 토양동물들은 지렁이뿐만 아니라 두더지, 땅강아지 등 많
은 종류들이 있는데 이들이 서로 먹이사슬을 형성하고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독특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홍박사는 “지렁이는 흙을 파 엎으면서 토양구조를 변화시켜 유기물질을 순환시킨다. 그리고 유
기물질을 섭취한 뒤에는 탄소와 질소 비율이 낮은 생성물들을 배출하는데 이는 식물성장에 매우
소중하다. 또한 지렁이는 땅 속에 굴을 만들게 되는데 이 덕택에 공기와 물이 잘 스며들게 되
어 토양은 비옥하게 된다”고 말한다.
따라서 지렁이와 농업은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되는데 홍박사에 따르면 지렁이가 없는 토양은 죽
은 땅이다. 지렁이는 지표의 낙엽, 썩은 뿌리 등을 먹어 분쇄하고 땅을 파고 굴을 만들면서 이
런 유기물을 땅속 깊숙이 운반한다. 반대로 땅속 깊숙이 있던 광물질 토양을 지표면으로 다시 운
반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토양의 통풍과 배수를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미생물의 왕
성한 작용을 돕게 되고 연쇄적으로 먹이사슬에 의한 토양생태계가 복잡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유지
된다.
또한 산성토양의 개량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홍박사는 “지렁이는 뼈가 없는 무척추동물로서
배설물(분변토, cast)에는 칼슘이 농축되어 있어 산성토양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
다.
세계적으로 지렁이의 활용은 일반적이다.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에서는 지렁이를 양식하고
그것을 필요한 목초지에 이식, 도입하여 토양을 개량하거나 목초생산 증대에 성과를 올리고 있
고, 네덜란드에서는 간척지 위에 지렁이를 투입하여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사업을 실시했다. 러
시아에서도 노천 채광이 끝나면 지렁이를 이식했고, 유럽이나 미주에서도 지렁이 양식장이 있어
토지개량에 이용되고 있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지렁이가 많은 농지가 값이 더 비싸다고 한다.
하지만 국립환경연구소 최훈근 폐기물 전문위원은 “지렁이를 이식하면 곧 토양이 개량되고 수확
량이 늘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곤란하다.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긴 세월을 필요로 한다. 현재의
비옥한 토지가 되기 위해서도 오랜 세월이 걸린 이치와 같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과 더불어 1970년대에 지렁이 양식사업이 도입되었다. 초기에는 퇴비생산
과 약품의 원료로서 외국산 양식 지렁이가 수입되었고 당시 이것이 농가 등에 널리 퍼져 현재 전
체 지렁이의 70~8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기적 성격으로 과다하게 투자되어 현
재 사업현황은 오히려 쇠약한 상태이며 경기도 수원, 화성, 김포 등지와 경남 일원 등에서 지렁
이 양식이 이루어지고 있을 뿐이다.
홍박사는 “지렁이의 생태적 가치에 비해 기초연구는 매우 부족하며 당장의 산업적 이용에 앞서
생물종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연구지원이 아쉽다”고 말한다.
시간이 걸려도 생태계 보존을 위해 참을 줄 알고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어리석음을 버릴 때
인간 역시 자연과의 공존공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백 기자 leesb@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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