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의 땅 두만강

2016-05-01

여기에 있는 사진들은 내가 삶을 살아가는 나의 고향 땅의 모습을 기록하는 작업 중 하나다. 

‘경계의 땅, 두만강’은 중국 동북아 최북단 동쪽 끝을 달리고 있다. 강물을 사이에 두고 국경이 나뉘어 있는 것이다. 북쪽은 중국, 남쪽은 조선 땅. 그 경계를 가르는 두만강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변경지대에 머물러있다.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 그것은 정치적인 것이 아니다. 거기 머문 내 시선이며 그 눈길로 작업한 결과물이다.  

이 작업은 모두 어느 정도 기록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내 작업을 다큐멘터리 형식의 사진으로 분류하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이들 사진에는 나의 주관적 감성이 묻어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시선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객관성을 추구하고 중립적 입장의 시선을 던지는 기존 다큐멘터리 형식은 내게 잘 어울리지 않는다. 나아가 나는 기존 다큐멘터리 사진 또한 작가의 주관이 완전히 배제되었다고 생각지 않는다. 오히려 나는 그런 사진들이 순수한 작가의 감정들을 숨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능하면 나는 솔직하고 나의 감정에 충실하고 싶다.  

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언제나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의 땅, 흐르는 강물’이다. 그 사이에 ‘김일성 장군 초상이 걸려있는 기차역’, ‘유람선’, ‘오리’,  ‘병사’, ‘유람객’, ‘집들’, ‘농사 짓는 농부’, ‘소’ 등이 마치 숨은 그림 찾기의 마지막 그림처럼 숨어 있다. 그것을 발견하는 것이 나의 시선이다. 이 그림들은 내게 어떤 말을 던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딱히 무엇이라 정의할 수 없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내가 작업하고 있는 사진에 이름을 달아주는 일만큼 어려운 일이 없다. 작업에 제목을 달고 작업의 내용을 글로 옮기는 일은 내게 고욕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런 일은 내 작업을 한가지 주제로 ‘의미 고정’하는 것 같아 마음 편치 않다.  

무엇보다 내가 느낀 마음의 상태를 어떻게 말로 다할 수 있겠는가! 존재론적으로 나의 마음은 하나가 아니다. 나도 알 수 없는 변덕스러운 느낌들을 사진에 담아내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이성적으로 나의 작업을 잘 설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 가져 보지만 그 때마다 나의 심정은 절망에 가깝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내 작업의 내용을 말해야 한다면 일반적인 설명 그 이상이 되지 못할 것이다. 결국 사진의 이미지는 말이 없고 나의 설명은 이 작업을 하게 된 동기 정도라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내 마음 언제나 수다스럽다. 


글 ·  사진 | 심학철(Xuezhe,Shen)
사진가. 1973년 중국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연길 출생. 연변촬영가협회 이사. DMZ아트페스티발(한국 2012), 방가르드갤러리(상해 2013), 누에데리히트갤러리(네덜란드 2014) 등에서 단체전이 열렸고 스페이스빔갤러리(한국 2006)와 사진쟁이1019갤러리(한국 2007)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중국핑야오 국제사진전(중국 2010)과 중국랜저우 국제사진전(중국 2011), 젠포토갤러리(일본동경 2012), 예술공간say(한국 2015) 전시전에 초청됐다. 1995년 중국촬영세계 후지배, 우수상 수상 등 다수 수상경력이 있다. 스위스 울리시크재단에 작품이 소장됐다.  
협조 수원화성국제사진축제(http://suwon.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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