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 대백제전이 지난 10월 9일 막을 내렸다. 수많은 생명을 죽음으로 몰며 치러낸 탈 많은 문화제였지만 이를 알지 못하는 시민들이 축제장을 찾는 현실은 참담했다.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이 축제로 죽어갔는지 알았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컸다.
거짓과 폭력으로 막 올린 대백제전
지난 9월 15일 대백제전을 위해 공주보 담수를 시작하자 대전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물이 차오르는 상황에서도 공주보 담수를 반대하는 시위를 이어갔다 사진제공 대전환경운동연합
축제의 비극은 공주보 담수에서 시작됐다. 공주시는 9월 23일~10월 9일까지 진행하는 대백제전 개최를 위해 공주보 수문을 닫아달라 환경부에 요구했다. 축제 기간 황포돛배 부교와 유등 등을 띄워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공주시의 담수 요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부터 문화제를 치르면서 공주보 담수를 환경부에 요구했다. 하지만 공주보 담수는 꼬마물떼새, 흰목물떼새, 저서생물 등 금강에 사는 수많은 생명과 서식지를 수장시키는 일이다. 더군다나 공주보는 홍수를 가중시키는 시설이기 때문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라도 담수는 없어야 했다. 이에 2018년 공주시는 환경부가 운영했던 보운영협의회에 2019년부터 대책을 마련하고 담수 없이 축제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고 보운영협의회는 이를 믿고 담수에 협의했다. 하지만 담수 없이 축제를 진행한다는 공주시의 약속은 매년 보운영협의회에서 반복되었고, 한 번도 이행된 적이 없다. 공염불을 반복한 공주시와 이를 용인한 환경부는 신뢰를 스스로 버렸다.
2023년 축제를 앞두고 또다시 공주시는 환경부에 공주보 담수를 요구했다. 환경부와 공주시는 약속을 이행할 의사가 없었고, 소통할 일말의 노력도 없었다. 심지어 연락까지 두절하는 구태를 보였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공주시와 환경부가 담수를 예고했던 9월 11일 하루 전인 10일, 공주보 상류에 천막을 설치하고 담수 반대 농성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공주시와 환경부가 보여준 태도는 그야말로 무도 그 자체였다. 천막이 설치되고 사람들이 있는 것을 알고도 경고나 철거요청 없이 담수를 강행했다. 수장시켜 버리면 그만이라는 식이였다. 국회의 항의로 담수는 잠시 멈추었지만 활동가들의 외침은 철저히 무시되었다. 두 번의 계고장을 붙이러 온 공주시는 천막을 지키는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듣지도 않았고 환경부 핑계를 대기에 급급했다. 책임 있는 환경부 관계자와 같이 만나자는 요구에는 할 수 없다는 기막힌 답변이 돌아왔다.
계고장도 발부 후 충분한 기간을 주는 것이 관행이지만 공주시는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위하여 긴급히 처분할 필요가 있는 경우’ 즉시 철거가 가능하다며 이를 강행했다. 하천에 천막을 설치한 것이 공공의 안전과 복리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자체적 판단 기준을 설명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공주시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못했다.
대화와 협의 없이 강제력을 동원한 공주시는 결국 13일 행정대집행에 나섰다. 80명 이상의 공무원과 용역이 동원된 현장은 그야말로 폭력의 현장이었다. 천막을 지키던 환경활동가들 18명은 현장에서 다치고 긁히는 상처만이 남았다. 공주시는 불법 체증도 서슴지 않았다.
천막이 철거된 후 활동가들은 비박을 하며 현장을 지켰다. 소식을 접한 천주교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가 14일 미사 봉헌을 결정했지만, 공주시는 이조차 막았다. 법적 근거도 없이 강변을 통제해 미사 봉헌을 위해 찾아온 50명의 시민이 현장 입구에서 막히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항의 끝에 길은 열렸지만 예정된 시간을 한참 지나 미사를 봉헌할 수 있었다. 1시간여의 미사도 하지 못하게 막는 공주시에게 합리적 협의와 정치는 없었다.
미사가 끝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수자원공사와 환경부, 공주시는 한 몸이 되어 공주보 담수를 진행했다. 아직 현장에는 활동가와 시민들이 담수를 막아내기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14일 저녁이 되자 물이 가슴까지 차올랐다. 사람을 죽일 작정인 것이 분명했다. 물 밖에서 이를 구경하던 공주시 공무원들의 비웃음과 조롱을 나는 아직 기억한다. 활동가들은 8시간을 차가운 물 속에서 버텼지만 결국 담수를 막아내지는 못했다.
금강 생태 대학살 자행한 환경부
축제를 시작하기도 전에 공주보에 설치한 황토돛배 등이 장맛비에 유실됐다 사진제공 대전환경운동연합
공주시는 물리력을 이용해 공주보 담수를 진행했고, 목적하는 유등과 황포돛배 부교 약 600기를 설치했다. 하지만, 17일 가을장마로 인해 설치된 시설물 약 500기(유등과 황포돛배 부교)가 떠내려갔다. 담수의 목적이 되었던 설치물이 대부분 떠내려간 상황에서 대백제전은 개막했고 끝이 났다. 결국 황포돛배 부교와 유등 없이도 행사가 가능했으며 담수가 홍수위험만 높일 뿐이라는 환경활동가의 주장이 옳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수문 담수로 행사장 미르섬 주변의 수위가 상승했고 홍수 위험이 더 가중면서 결국 강우로 시설물 유실 자초한 것이다. 담수로 인해 홍수가 난 상황에서도 윤석열 대통령까지 축제를 즐기는 무개념이 이어졌다.
대백제전이 끝났지만 공주시와 환경부는 다시 약속을 어기고 있다. 행사가 끝나면 수문을 다시 개방하기로 했지만 물을 가두어 놓은 상태로 유지 중이다. 2018년 수문이 개방된 이후 자연성을 회복하던 금강은 공주보가 담수되면서 다시 썩어가고 있다. 개방 이후 걱정하지 않았던 녹조가 다시 돌아왔고 물속에 생물들은 썩어가고 있다. 이대로 수문을 개방하지 않는다면 내년에는 대규모 녹조가 발생할 것이며, 붉은깔따구와 실지렁이가 창궐할 수밖에 없다. 2012년 10월 금강에서 30만 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당한 사건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평균 수심 80cm의 강이 담수로 인해 순식간에 7m로 바뀌는 일은 생물들에게는 대학살이다. 실제로 학나래교에 돌아왔던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 흰수마자 서식처는 담수로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환경부가 지키겠다고 지정한 야생생물을 스스로 멸종시키는 일을 자행하는 꼴이다. 환경부의 생태학살이 바로 금강에서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담수와 개방의 책임이 있는 환경부는 환경단체 활동가의 전화는 받지 않고, 직접 찾아가 면담을 요청해도 만나주지 않는다. 국민의 요구를 회피한 채 스스로 권력만 부리고 있다. 국회의원의 질문에도 공주보가 ‘정상 운영 중’이라는 말을 부끄러움도 없이 내뱉고 있다. 이것이 지금 환경부의 현실이다.
금강 생명을 위해 다시 싸울 것
축제가 끝났지만 공주보의 수문은 열리지 않고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2018년 수문 개방 이후 햇수로 6년간 자연성 회복을 통해 생명이 돌아오는 과정을 이어오던 금강의 생명들은 다시 긴 기다림의 늪에 빠졌다. 자유롭게 흘렀던 금강은 이제 다시 호수가 되었다. 수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는 생명들이 언제까지 버틸지 모를 일이다. 수문이 다시 열리고 생명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또 세월을 기다려야 하며, 자연의 회복을 바라만 봐야 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인 것이다. 담수가 종료되고 수문이 다시 열리면, 금강은 다시 펄밭이 되어 있을 것이다. 다시 간절함을 가지고 긴 기다림을 가져야 한다. 이런 현실을 환경부는 명확히 알고 있다. 그간 수많은 보고서와 축적된 모니터링 자료로 담수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을 알고 있으며, 홍수와 가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금강이 다시 죽음의 강으로 변한 것은 온전히 환경부 탓이다. 이를 모른 척하거나 은폐하는 환경부의 그 정점에는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있다. 환경부는 스스로 존재가치를 부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환경부가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 거짓과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버티는 환경부의 책임은 반드시 물어야 한다.
우리는 다시 수문이 열릴 때까지 싸울 것이다. 2012년 완공된 이후 줄기차게 요구해 2018년 수문을 다시 열었던 것을 기억하며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2023년 대백제전은 무수한 생명을 죽이고, 불합리한 공권력을 남용한 축제로 기록될 것이다. 폭력과 폭압적인 공권력으로 피해당한 시민들의 상처에 이 기록은 아로새겨질 것이다. 자연성 회복이 잠시 주춤하지만 큰 물줄기를 바꾸지 못할 것을 우리는 안다.
글 |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공주시 대백제전이 지난 10월 9일 막을 내렸다. 수많은 생명을 죽음으로 몰며 치러낸 탈 많은 문화제였지만 이를 알지 못하는 시민들이 축제장을 찾는 현실은 참담했다.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이 축제로 죽어갔는지 알았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컸다.
거짓과 폭력으로 막 올린 대백제전
지난 9월 15일 대백제전을 위해 공주보 담수를 시작하자 대전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물이 차오르는 상황에서도 공주보 담수를 반대하는 시위를 이어갔다 사진제공 대전환경운동연합
축제의 비극은 공주보 담수에서 시작됐다. 공주시는 9월 23일~10월 9일까지 진행하는 대백제전 개최를 위해 공주보 수문을 닫아달라 환경부에 요구했다. 축제 기간 황포돛배 부교와 유등 등을 띄워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공주시의 담수 요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부터 문화제를 치르면서 공주보 담수를 환경부에 요구했다. 하지만 공주보 담수는 꼬마물떼새, 흰목물떼새, 저서생물 등 금강에 사는 수많은 생명과 서식지를 수장시키는 일이다. 더군다나 공주보는 홍수를 가중시키는 시설이기 때문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라도 담수는 없어야 했다. 이에 2018년 공주시는 환경부가 운영했던 보운영협의회에 2019년부터 대책을 마련하고 담수 없이 축제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고 보운영협의회는 이를 믿고 담수에 협의했다. 하지만 담수 없이 축제를 진행한다는 공주시의 약속은 매년 보운영협의회에서 반복되었고, 한 번도 이행된 적이 없다. 공염불을 반복한 공주시와 이를 용인한 환경부는 신뢰를 스스로 버렸다.
2023년 축제를 앞두고 또다시 공주시는 환경부에 공주보 담수를 요구했다. 환경부와 공주시는 약속을 이행할 의사가 없었고, 소통할 일말의 노력도 없었다. 심지어 연락까지 두절하는 구태를 보였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공주시와 환경부가 담수를 예고했던 9월 11일 하루 전인 10일, 공주보 상류에 천막을 설치하고 담수 반대 농성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공주시와 환경부가 보여준 태도는 그야말로 무도 그 자체였다. 천막이 설치되고 사람들이 있는 것을 알고도 경고나 철거요청 없이 담수를 강행했다. 수장시켜 버리면 그만이라는 식이였다. 국회의 항의로 담수는 잠시 멈추었지만 활동가들의 외침은 철저히 무시되었다. 두 번의 계고장을 붙이러 온 공주시는 천막을 지키는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듣지도 않았고 환경부 핑계를 대기에 급급했다. 책임 있는 환경부 관계자와 같이 만나자는 요구에는 할 수 없다는 기막힌 답변이 돌아왔다.
계고장도 발부 후 충분한 기간을 주는 것이 관행이지만 공주시는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위하여 긴급히 처분할 필요가 있는 경우’ 즉시 철거가 가능하다며 이를 강행했다. 하천에 천막을 설치한 것이 공공의 안전과 복리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자체적 판단 기준을 설명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공주시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못했다.
대화와 협의 없이 강제력을 동원한 공주시는 결국 13일 행정대집행에 나섰다. 80명 이상의 공무원과 용역이 동원된 현장은 그야말로 폭력의 현장이었다. 천막을 지키던 환경활동가들 18명은 현장에서 다치고 긁히는 상처만이 남았다. 공주시는 불법 체증도 서슴지 않았다.
천막이 철거된 후 활동가들은 비박을 하며 현장을 지켰다. 소식을 접한 천주교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가 14일 미사 봉헌을 결정했지만, 공주시는 이조차 막았다. 법적 근거도 없이 강변을 통제해 미사 봉헌을 위해 찾아온 50명의 시민이 현장 입구에서 막히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항의 끝에 길은 열렸지만 예정된 시간을 한참 지나 미사를 봉헌할 수 있었다. 1시간여의 미사도 하지 못하게 막는 공주시에게 합리적 협의와 정치는 없었다.
미사가 끝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수자원공사와 환경부, 공주시는 한 몸이 되어 공주보 담수를 진행했다. 아직 현장에는 활동가와 시민들이 담수를 막아내기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14일 저녁이 되자 물이 가슴까지 차올랐다. 사람을 죽일 작정인 것이 분명했다. 물 밖에서 이를 구경하던 공주시 공무원들의 비웃음과 조롱을 나는 아직 기억한다. 활동가들은 8시간을 차가운 물 속에서 버텼지만 결국 담수를 막아내지는 못했다.
금강 생태 대학살 자행한 환경부
축제를 시작하기도 전에 공주보에 설치한 황토돛배 등이 장맛비에 유실됐다 사진제공 대전환경운동연합
공주시는 물리력을 이용해 공주보 담수를 진행했고, 목적하는 유등과 황포돛배 부교 약 600기를 설치했다. 하지만, 17일 가을장마로 인해 설치된 시설물 약 500기(유등과 황포돛배 부교)가 떠내려갔다. 담수의 목적이 되었던 설치물이 대부분 떠내려간 상황에서 대백제전은 개막했고 끝이 났다. 결국 황포돛배 부교와 유등 없이도 행사가 가능했으며 담수가 홍수위험만 높일 뿐이라는 환경활동가의 주장이 옳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수문 담수로 행사장 미르섬 주변의 수위가 상승했고 홍수 위험이 더 가중면서 결국 강우로 시설물 유실 자초한 것이다. 담수로 인해 홍수가 난 상황에서도 윤석열 대통령까지 축제를 즐기는 무개념이 이어졌다.
대백제전이 끝났지만 공주시와 환경부는 다시 약속을 어기고 있다. 행사가 끝나면 수문을 다시 개방하기로 했지만 물을 가두어 놓은 상태로 유지 중이다. 2018년 수문이 개방된 이후 자연성을 회복하던 금강은 공주보가 담수되면서 다시 썩어가고 있다. 개방 이후 걱정하지 않았던 녹조가 다시 돌아왔고 물속에 생물들은 썩어가고 있다. 이대로 수문을 개방하지 않는다면 내년에는 대규모 녹조가 발생할 것이며, 붉은깔따구와 실지렁이가 창궐할 수밖에 없다. 2012년 10월 금강에서 30만 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당한 사건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평균 수심 80cm의 강이 담수로 인해 순식간에 7m로 바뀌는 일은 생물들에게는 대학살이다. 실제로 학나래교에 돌아왔던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 흰수마자 서식처는 담수로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환경부가 지키겠다고 지정한 야생생물을 스스로 멸종시키는 일을 자행하는 꼴이다. 환경부의 생태학살이 바로 금강에서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담수와 개방의 책임이 있는 환경부는 환경단체 활동가의 전화는 받지 않고, 직접 찾아가 면담을 요청해도 만나주지 않는다. 국민의 요구를 회피한 채 스스로 권력만 부리고 있다. 국회의원의 질문에도 공주보가 ‘정상 운영 중’이라는 말을 부끄러움도 없이 내뱉고 있다. 이것이 지금 환경부의 현실이다.
금강 생명을 위해 다시 싸울 것
축제가 끝났지만 공주보의 수문은 열리지 않고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2018년 수문 개방 이후 햇수로 6년간 자연성 회복을 통해 생명이 돌아오는 과정을 이어오던 금강의 생명들은 다시 긴 기다림의 늪에 빠졌다. 자유롭게 흘렀던 금강은 이제 다시 호수가 되었다. 수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는 생명들이 언제까지 버틸지 모를 일이다. 수문이 다시 열리고 생명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또 세월을 기다려야 하며, 자연의 회복을 바라만 봐야 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인 것이다. 담수가 종료되고 수문이 다시 열리면, 금강은 다시 펄밭이 되어 있을 것이다. 다시 간절함을 가지고 긴 기다림을 가져야 한다. 이런 현실을 환경부는 명확히 알고 있다. 그간 수많은 보고서와 축적된 모니터링 자료로 담수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을 알고 있으며, 홍수와 가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금강이 다시 죽음의 강으로 변한 것은 온전히 환경부 탓이다. 이를 모른 척하거나 은폐하는 환경부의 그 정점에는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있다. 환경부는 스스로 존재가치를 부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환경부가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 거짓과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버티는 환경부의 책임은 반드시 물어야 한다.
우리는 다시 수문이 열릴 때까지 싸울 것이다. 2012년 완공된 이후 줄기차게 요구해 2018년 수문을 다시 열었던 것을 기억하며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2023년 대백제전은 무수한 생명을 죽이고, 불합리한 공권력을 남용한 축제로 기록될 것이다. 폭력과 폭압적인 공권력으로 피해당한 시민들의 상처에 이 기록은 아로새겨질 것이다. 자연성 회복이 잠시 주춤하지만 큰 물줄기를 바꾸지 못할 것을 우리는 안다.
글 |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