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금호강은 경북 포항 죽장면 가사령에서 발원하여 대구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 인근에서 낙동강과 만난다. 금호강의 총 116km 중 대구 구간은 약 42km이다. 이 구간에 대구시는 ‘금호강 그랜드 가든 프로젝트’란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대응하며 대구환경운동연합은 금호강 정기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황당한 금호강 산책길 공사

대구 수성구청이 벌이는 금호강 산책로 공사구간. 새로 건설하는 산책로는 강물이 들이치는 수충부로 큰물이 몇 번 지면 뜯겨나갈 공산이 크다
지난 5월 18일 첫 정기 모니터링이 있는 날, 대구 구간의 첫 시발점인 안심습지로 향했다. 안심습지로 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이른바 ‘반야월습지’를 통해 상류로 올라갈 계획이었다. 반야월습지로 차를 몰아 이 습지의 ‘핫 스팟’에 해당하는 가천잠수교에 다다랐다. 가천잠수교에서 내려다보는 반야월습지는 아름다움을 넘어 강이 주는 독특하고 신비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장소이다. 수달과 고라니와 같은 야생동물들이 자주 출몰하고, 여울이 잘 발달한 곳이어서 물고기가 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모습을 그대로 목격할 수 있다. 또한 오리 가족이 수초 사이에서 열심히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생태적으로 아주 건강하고 평화로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때문에 2017년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대구 10대 생태 보물’ 중의 하나로 이곳을 선정해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데 가천잠수교 끝에 이르니 입간판이 하나 서 있었다. 대구 수성구청이 벌이는 ‘사색이 있는 금호강 산책길’ 조성공사 현장을 알리는 입간판이었다. 현장을 둘러보니 굴삭기 한 대가 서 있을 뿐 아직 공사를 본격적으로 한 흔적은 없었다. 이날 현장을 돌아보고 그날 저녁 바로 대구환경운동연합 명의의 “대구 수성구청은 ‘대구의 생태 보물’인 금호강 ‘반야월습지’에서 벌이는 산책로 토목공사 즉각 중단하라!”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가 배포된 후 산책로 공사는 일시 중단되었다. 그 이후에도 한동안 수차례 현장을 찾았지만 공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7월 24일 공사를 다시 시작한 사실을 확인했다. 산책로와는 거리가 먼 토목공사 현장이었다. 하천 바닥에 시멘트 콘크리트를 치고, 그 옆을 화강암 바윗돌에 레미콘 콘크리트까지 덧대어 붙였다. 하천가에서 자생적으로 자라고 있던 버드나무도 100여 그루나 베어냈다. 수성구청은 고모동 팔현마을에서부터 남천 합수부까지 총 4.3㎞에 이르는 구간에 이 같은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가하천 금호강에서 대형 토목공사를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수성구청은 '사색이 있는 산책로' 공사라 명명했지만 현장은 환경을 파괴하는 토건공사 현장이다
하천에서 이런 대형 토목공사를 벌이면서까지 산책로를 만든다면 이곳에 사는 주민들인들 과연 누가 환영할까? 시민 편의 운운하는 미사여구를 동원해 공사를 시작했지만 어떻게 하면 예산을 탕진할까 고민하는 행정의 비루한 뒷모습을 보는 듯해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전형적인 국민혈세 탕진에 수질 오염과 산림 훼손의 환경파괴만을 일삼는 이런 엉터리 토건 행정은 반드시 철회되고 심판받아야 한다. 아직도 이런 행정을 벌이는 곳이 있고, 그곳이 대구 제일의 행정기관이라 자랑하는 수성구청이란 사실에 분노를 넘어 슬픔마저 느끼게 된다. 과연 대구가 아직까지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곳이란 말인가? ‘고담시티 대구’는 이런 엉터리 토건 행정 현장을 보고 나오는 자조 섞인 대구시민들의 탄식인 것이다.
이에 대구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대구시민사회는 대책위를 구성하고 지난 7월 28일 수성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가하천 금호강에서 벌이는 대구 수성구청의 예산 탕진, 환경 파괴, 수질 오염 토건공사를 강력히 규탄한다! 수성구청은 혈세탕진 환경파괴 토건공사 즉각 중단하고, 산책로 공사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를 외치며 엉터리 토목공사를 벌이는 수성구청을 강력히 규탄했다. 기자회견 후 수성구청장 면담을 요청했으나 일정상의 이유로 만나지는 못하고 담당 팀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겨우 되살아난 금호강 생태계 지켜야
금호강이 어떤 강인가? 금호강은 대구 도심을 가로지르는, 서울의 한강과도 같은 강으로, 대구의 상징과도 같은 강이다. 그러나 지난 산업화 시절 금호강은 대구 섬유산업의 온갖 오물을 뒤집어쓴 채 썩어가던 강이었다. 폐수가 줄줄 흐르고 물고기가 떼죽음하는 죽음의 강이었다. 이런 금호강이 1991년 페놀 사태를 계기로 달라지기 시작해서 급수를 따질 수 없던 강이 지금은 2급수 맑은 물이 흐르는 강으로 완전 탈바꿈했다.
수질이 좋아지자 생태계가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천연기념물 수달과 고니가 찾아오고 멸종위기종 삵이 어슬렁거리고 고라니와 오리 가족이 평화로이 강을 유영하고, 물고기가 강을 거슬러 오르는 그야말로 살아 숨 쉬는 하천으로 복원된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오염원을 제거하고 강에 맡겨둔 결과 금호강은 스스로를 치유하면서 오늘에 이른 것이다.
겨우 살아난 금호강이 지금 개발 압력으로 또 다시 위기에 처한 것이다. 대구시는 ‘금호강 그랜드 가든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강을 거대한 정원으로 꾸밀 생각을 하고 있고, 수성구청은 엉터리 산책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월 28일 대구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수성구청의 금호강 산책로 공사에 항의하며 공사 중단과 함께 산책로 문제를 원점에서 재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기자회견 후 수성구청에서 연락이 왔다. 건설과 하천 담당 과장과 직원들은 새로 조성하는 산책길 중 자전거길 옆 산책길을 제외한 산책길을 포장하지 않고 대책위의 주장을 일부 수용해서 폭 2m의 오솔길을 만들겠다고 제안해왔다.
이에 대책위는 긴급회의를 통해 4가지 요구사항을 수성구청에 전달했다. 첫째, 가천잠수교에서부터 남천 합수부 구간까지 폭 1m 정도의 비포장 오솔길 산책로에 동의한다. 그야말로 ‘사색이 있는 길’로서의 ‘생태적 산책길’을 만들어 자연과 인간의 공존의 길을 모색한다. 야자매트 등 인위적 포장 장치는 배제한다. 둘째, 야간에는 이 오솔길마저 야생에 고스란히 내어주기 위해 야간조명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셋째, 더 이상 금호강 하천 생태계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서 이번 공사로 해당 사업을 모두 마무리하고 추가 연장 공사는 하지 않는다. 넷째, 공사 시 시민사회와 협의회를 만들어 공사를 최종 마무리한다.
대구시민사회의 요구에 수성구청은 다시 제안을 보내왔다. 공사구간을 가천잠수교까지로 비포장 오솔길로 할 테니, 자전거길 옆으로 인도 포장공사를 하는 것은 허용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지난 8월 12일 대책위 위원들과 함께 현장을 다시 찾았다. 자전거도로가 난 구간은 습지가 잘 발달된 곳으로 인간 간섭이 배제되고 보존되어야 할 그런 현장의 전형이었다. 자전거도로조차도 빠져야 할 곳으로 추가 인도 조성은 어불성설임을 확인했다.
현장 답사 후 대책위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첫째, 문제의 공사현장의 호안공사는 400m 구간 그것으로 끝을 낸다. 시멘트 콘크리트를 주입하는 추가 연장 호안공사는 절대 없어야 한다. 둘째, 가천배수장에서부터 범안대교까지는 폭 3m가 넘는 자전거도로가 아스팔트 포장으로 너무나 견고하게 잘 닦여 있고, 평소엔 자전거도 많이 다니지 않아서 그 길로 산책을 해도 충분하다는 결론이다. 이날 그 시간 동안 산책하는 이는 한 사람도 없었다는 점도 참조가 됐다. 그러므로 자전거길 옆으로 포장 인도(산책길) 공사는 절대 불가하다. 왜냐하면 자전거도로가 닦인 그 구간은 습지 형태를 띠고 있는, 생태적으로 보존이 꼭 필요한 구간으로 더 이상의 추가 공사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곳이다. 오히려 자전거도로를 생태탐방로로 활용해 생태교육을 해도 충분한 곳이다. 셋째, 이곳 반야월습지(가천잠수교 상하류 각각 2km 구간)는 야생동물들이 빈번히 출몰하는 생태적으로 우수한 환경으로서 절대 보존지역으로 남아야 한다. 따라서 이곳에 인위적 공사는 더 이상 불가하다. 수성구청의 이번 산책길 공사 구간은 남천 합수부부터 가천잠수교까지로만 한정되어야 하고 최대한 자연에 가까운 방식의 오솔길과 같은, 그야말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 생태적 산책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길로
이제 공은 다시 수성구청으로 넘어갔다. 수성구청은 그야말로 ‘사색이 있는 길’로서의 산책길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부디 수성구청이 현명한 판단을 해서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공존하는 길을 진실로 실천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해본다.
글·사진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금호강은 경북 포항 죽장면 가사령에서 발원하여 대구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 인근에서 낙동강과 만난다. 금호강의 총 116km 중 대구 구간은 약 42km이다. 이 구간에 대구시는 ‘금호강 그랜드 가든 프로젝트’란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대응하며 대구환경운동연합은 금호강 정기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황당한 금호강 산책길 공사
대구 수성구청이 벌이는 금호강 산책로 공사구간. 새로 건설하는 산책로는 강물이 들이치는 수충부로 큰물이 몇 번 지면 뜯겨나갈 공산이 크다
지난 5월 18일 첫 정기 모니터링이 있는 날, 대구 구간의 첫 시발점인 안심습지로 향했다. 안심습지로 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이른바 ‘반야월습지’를 통해 상류로 올라갈 계획이었다. 반야월습지로 차를 몰아 이 습지의 ‘핫 스팟’에 해당하는 가천잠수교에 다다랐다. 가천잠수교에서 내려다보는 반야월습지는 아름다움을 넘어 강이 주는 독특하고 신비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장소이다. 수달과 고라니와 같은 야생동물들이 자주 출몰하고, 여울이 잘 발달한 곳이어서 물고기가 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모습을 그대로 목격할 수 있다. 또한 오리 가족이 수초 사이에서 열심히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생태적으로 아주 건강하고 평화로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때문에 2017년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대구 10대 생태 보물’ 중의 하나로 이곳을 선정해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데 가천잠수교 끝에 이르니 입간판이 하나 서 있었다. 대구 수성구청이 벌이는 ‘사색이 있는 금호강 산책길’ 조성공사 현장을 알리는 입간판이었다. 현장을 둘러보니 굴삭기 한 대가 서 있을 뿐 아직 공사를 본격적으로 한 흔적은 없었다. 이날 현장을 돌아보고 그날 저녁 바로 대구환경운동연합 명의의 “대구 수성구청은 ‘대구의 생태 보물’인 금호강 ‘반야월습지’에서 벌이는 산책로 토목공사 즉각 중단하라!”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가 배포된 후 산책로 공사는 일시 중단되었다. 그 이후에도 한동안 수차례 현장을 찾았지만 공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7월 24일 공사를 다시 시작한 사실을 확인했다. 산책로와는 거리가 먼 토목공사 현장이었다. 하천 바닥에 시멘트 콘크리트를 치고, 그 옆을 화강암 바윗돌에 레미콘 콘크리트까지 덧대어 붙였다. 하천가에서 자생적으로 자라고 있던 버드나무도 100여 그루나 베어냈다. 수성구청은 고모동 팔현마을에서부터 남천 합수부까지 총 4.3㎞에 이르는 구간에 이 같은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가하천 금호강에서 대형 토목공사를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수성구청은 '사색이 있는 산책로' 공사라 명명했지만 현장은 환경을 파괴하는 토건공사 현장이다
하천에서 이런 대형 토목공사를 벌이면서까지 산책로를 만든다면 이곳에 사는 주민들인들 과연 누가 환영할까? 시민 편의 운운하는 미사여구를 동원해 공사를 시작했지만 어떻게 하면 예산을 탕진할까 고민하는 행정의 비루한 뒷모습을 보는 듯해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전형적인 국민혈세 탕진에 수질 오염과 산림 훼손의 환경파괴만을 일삼는 이런 엉터리 토건 행정은 반드시 철회되고 심판받아야 한다. 아직도 이런 행정을 벌이는 곳이 있고, 그곳이 대구 제일의 행정기관이라 자랑하는 수성구청이란 사실에 분노를 넘어 슬픔마저 느끼게 된다. 과연 대구가 아직까지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곳이란 말인가? ‘고담시티 대구’는 이런 엉터리 토건 행정 현장을 보고 나오는 자조 섞인 대구시민들의 탄식인 것이다.
이에 대구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대구시민사회는 대책위를 구성하고 지난 7월 28일 수성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가하천 금호강에서 벌이는 대구 수성구청의 예산 탕진, 환경 파괴, 수질 오염 토건공사를 강력히 규탄한다! 수성구청은 혈세탕진 환경파괴 토건공사 즉각 중단하고, 산책로 공사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를 외치며 엉터리 토목공사를 벌이는 수성구청을 강력히 규탄했다. 기자회견 후 수성구청장 면담을 요청했으나 일정상의 이유로 만나지는 못하고 담당 팀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겨우 되살아난 금호강 생태계 지켜야
금호강이 어떤 강인가? 금호강은 대구 도심을 가로지르는, 서울의 한강과도 같은 강으로, 대구의 상징과도 같은 강이다. 그러나 지난 산업화 시절 금호강은 대구 섬유산업의 온갖 오물을 뒤집어쓴 채 썩어가던 강이었다. 폐수가 줄줄 흐르고 물고기가 떼죽음하는 죽음의 강이었다. 이런 금호강이 1991년 페놀 사태를 계기로 달라지기 시작해서 급수를 따질 수 없던 강이 지금은 2급수 맑은 물이 흐르는 강으로 완전 탈바꿈했다.
수질이 좋아지자 생태계가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천연기념물 수달과 고니가 찾아오고 멸종위기종 삵이 어슬렁거리고 고라니와 오리 가족이 평화로이 강을 유영하고, 물고기가 강을 거슬러 오르는 그야말로 살아 숨 쉬는 하천으로 복원된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오염원을 제거하고 강에 맡겨둔 결과 금호강은 스스로를 치유하면서 오늘에 이른 것이다.
겨우 살아난 금호강이 지금 개발 압력으로 또 다시 위기에 처한 것이다. 대구시는 ‘금호강 그랜드 가든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강을 거대한 정원으로 꾸밀 생각을 하고 있고, 수성구청은 엉터리 산책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월 28일 대구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수성구청의 금호강 산책로 공사에 항의하며 공사 중단과 함께 산책로 문제를 원점에서 재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기자회견 후 수성구청에서 연락이 왔다. 건설과 하천 담당 과장과 직원들은 새로 조성하는 산책길 중 자전거길 옆 산책길을 제외한 산책길을 포장하지 않고 대책위의 주장을 일부 수용해서 폭 2m의 오솔길을 만들겠다고 제안해왔다.
이에 대책위는 긴급회의를 통해 4가지 요구사항을 수성구청에 전달했다. 첫째, 가천잠수교에서부터 남천 합수부 구간까지 폭 1m 정도의 비포장 오솔길 산책로에 동의한다. 그야말로 ‘사색이 있는 길’로서의 ‘생태적 산책길’을 만들어 자연과 인간의 공존의 길을 모색한다. 야자매트 등 인위적 포장 장치는 배제한다. 둘째, 야간에는 이 오솔길마저 야생에 고스란히 내어주기 위해 야간조명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셋째, 더 이상 금호강 하천 생태계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서 이번 공사로 해당 사업을 모두 마무리하고 추가 연장 공사는 하지 않는다. 넷째, 공사 시 시민사회와 협의회를 만들어 공사를 최종 마무리한다.
대구시민사회의 요구에 수성구청은 다시 제안을 보내왔다. 공사구간을 가천잠수교까지로 비포장 오솔길로 할 테니, 자전거길 옆으로 인도 포장공사를 하는 것은 허용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지난 8월 12일 대책위 위원들과 함께 현장을 다시 찾았다. 자전거도로가 난 구간은 습지가 잘 발달된 곳으로 인간 간섭이 배제되고 보존되어야 할 그런 현장의 전형이었다. 자전거도로조차도 빠져야 할 곳으로 추가 인도 조성은 어불성설임을 확인했다.
현장 답사 후 대책위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첫째, 문제의 공사현장의 호안공사는 400m 구간 그것으로 끝을 낸다. 시멘트 콘크리트를 주입하는 추가 연장 호안공사는 절대 없어야 한다. 둘째, 가천배수장에서부터 범안대교까지는 폭 3m가 넘는 자전거도로가 아스팔트 포장으로 너무나 견고하게 잘 닦여 있고, 평소엔 자전거도 많이 다니지 않아서 그 길로 산책을 해도 충분하다는 결론이다. 이날 그 시간 동안 산책하는 이는 한 사람도 없었다는 점도 참조가 됐다. 그러므로 자전거길 옆으로 포장 인도(산책길) 공사는 절대 불가하다. 왜냐하면 자전거도로가 닦인 그 구간은 습지 형태를 띠고 있는, 생태적으로 보존이 꼭 필요한 구간으로 더 이상의 추가 공사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곳이다. 오히려 자전거도로를 생태탐방로로 활용해 생태교육을 해도 충분한 곳이다. 셋째, 이곳 반야월습지(가천잠수교 상하류 각각 2km 구간)는 야생동물들이 빈번히 출몰하는 생태적으로 우수한 환경으로서 절대 보존지역으로 남아야 한다. 따라서 이곳에 인위적 공사는 더 이상 불가하다. 수성구청의 이번 산책길 공사 구간은 남천 합수부부터 가천잠수교까지로만 한정되어야 하고 최대한 자연에 가까운 방식의 오솔길과 같은, 그야말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 생태적 산책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길로
이제 공은 다시 수성구청으로 넘어갔다. 수성구청은 그야말로 ‘사색이 있는 길’로서의 산책길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부디 수성구청이 현명한 판단을 해서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공존하는 길을 진실로 실천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