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날개들 멸종위기 속의 삶

2020-11-01


꿈결 같은 만리 길. 충남 서산의 천수만은 매년 겨울 수백 마리의 흑두루미(천연기념물 228호)가 월동하며, 일본에서 월동한 개체가 북상 중에 중간 기착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약 일주일간 중간 휴식을 취한 흑두루미는 다시 고향인 중국과 러시아의 산림 습지로 떠난다. 천수만에서는 2009년부터 먹이주기 활동을 하며 안정적인 먹이 공급을 유지하며, 일본으로 집중되는 흑두루미 개체군의 분산을 유도하고 있다. 2020. 3. 서산 천수만


방랑자의 솔롱고스. 기러기의 지친 날개는 추위와 더위를 몇 번이나 겪었을까? 계절이 바뀔 때 쇠기러기는 남과 북으로 이동한다. 이동을 위해 무리지어 있는 모습은 명절 때 고향집을 방문하는 우리네 모습과 같다. 2020. 1. 서산 천수만

 
야생 조류의 삶은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구의 한 구성원으로 태어나 각자의 삶을 일구다가 삶을 마감한다. 무리를 이루어 살며, 자손을 낳고 끊임없는 생존경쟁 속에서 살아간다. 어미와 아비들은 생존의 기술을 전수하고 새끼들의 성장을 지켜보며 자립을 돕는다. 새끼는 자신이 지켜본 부모의 행동을 배우며 성장해간다. 한반도의 야생 조류들의 삶 또한 그러한 생명의 법칙을 따른다. 이 법을 깨고 그들을 멸종으로 내모는 것은 자연을 파괴함으로써 그들의 서식처 또한 파괴하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이 생명의 법칙을 깨는 자연 파괴에 대한 맹성과 야생의 날개들을 지키려는 행동을 시작해야 이 땅에 생태평화가 올 것이다. 멸종위기종의 미래는 우리 노력에 달려 있다. 1990년대에 300여 마리에 불과했던 저어새는 지난해 처음으로  4000마리를 넘었다. 고무적인 일이다. 아직 희망이 있다는 신호라고 믿는다. 이 희망을 더욱 키울 수 있도록 더 많은 이들이 자연을, 야생의 서식지를 지켜가기 바란다. 야생의 생명이 도서관 속 책의 한 페이지 기록이 아니라, 자연 풍경 속에서 평화롭기를 바라고 바란다.
 

석양녘의 황새. 육추 중인 멸종위기종 황새(천연기념물 199호) 어미가 석양을 등지고 잠에 빠져들고 있다. 황새는 산업화로 인한 자연습지의 소실과 지나친 농약사용으로 1971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췄다. 예산의 황새복원센터는 20여 년의 인공증식 끝에 2016년 처음으로 자연방사에 성공했다. 2020. 4. 예산

 

고립무원. 우리 주변에 고층빌딩이 언제 이렇게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는지 모르겠다. 한 두루미(천연기념물 202호)가 꿈에 취한 듯 갯벌 위를 걷고 있다. 그가 고층빌딩을 바라보는 눈에는, 아마 건너편 건물이 지어지기 전, 더 이전에는 갯벌이 매립되기 전에 더 자유로운 두루미들이 살았었다는 슬픈 기억이 맺혀 있을 것만 같다. 2020. 2. 강화도 남단 갯벌


 

글•사진 / 김용재 녹색서울시민위원회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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