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청개구리는 1980년 수원에서 처음 발견됐다. 덕분에 수원청개구리라는 이름을 얻게 된 개구리는 멸종위기종 1급의 희귀종이다. 안타깝게도 최초 발견지인 수원에서는 자취를 감췄지만 이 개구리의 생태적 서식 특성에 부합하는 몇몇 곳에서는 여전히 귀한 자태를 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지역이 파주다. 하천을 끼고 넓은 농경지가 펼쳐진 파주 지역은 수원청개구리의 주요 서식지다. 문제는 점점 접경지대에 가중되는 개발의 압력이다. 관과 민간에서 벌이는 각종 개발로 인해 논의 훼손이 심각해졌다. 논이 사라지면 논에 기대어 살던 생물들도 사라진다. 이미 월롱 마을에서 수원청개구리가 사라졌고 마정마을에서도 수원청개구리의 서식지가 훼손됐다. 이제 파주 지역 수원청개구리의 대형 서식지로는 송촌 마을만이 남게 됐다. 송촌 마을의 논들마저 훼손되면 파주에서 수원청개구리의 주요 서식지는 모두 사라지게 된다.
송촌동은 한강과 공릉천, 청룡두천 이 세 물줄기가 만나는 곳에 자리한다. 송촌 마을의 농경지대와 공릉천 하구에는 수원청개구리, 금개구리, 맹꽁이, 저어새, 재두루미, 흰꼬리수리, 독수리, 개리, 뜸부기 등 다수의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들이 살아가고 있다. 추수 끝난 겨울 논에는 기러기가 흔하고, 하천 습지에는 야생 오리들이 숱하다. 하천 변의 논습지와 천변 제방의 둑길 위엔 말똥게가 무리 지어 모였다가 인기척에 흩어지곤 한다. 삼면이 하천에 둘러싸인 농경지대에 자리한 송촌 마을이 다양한 생물들에게 안전한 서식환경을 제공해왔던 것이다.
송촌 마을 인근에는 도로명 주소가 ‘재두루미길’로 된 길이 있다. 그 곁에 재두루미 도래지가 있다. 한강 이북의 주요 재두루미 도래지 가운데 하나였던 곳이지만 이제는 이동하는 무리가 잠시 배를 채우려 머물다 갈 뿐이다. 한강 하구의 강변을 따라 자유로가 생기고 다시 그 길을 따라 산업단지가 속속 들어서면서 도래하는 개체 수가 급감한 것이다. 한강 하구 물줄기를 따라 파주로 이어지는 개발의 진행로가 야생의 서식처들을 삼켜왔던 것이다.

수원청개구리

붉은발말똥게

저어새

공릉천 하구 수변도로의 나무를 잘라내고 길을 넓히고 깊은 수로를 만들어 생태통로를 차단한 공사현장
바다와 하천이 만나는 곳에
한강 하구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으로 4대강 하구 중 유일하게 하굿둑이 설치되지 않아 조수의 유입이 자유롭다. 이곳에서 분단은 오히려 자연의 축복이 되었다.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어 오랫동안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하구에는 거대한 습지가 형성된 것이다. 매년 수많은 철새가 이 습지를 찾는다. 종의 안위를 위협받고 있는 멸종위기종과 보호종들이 안전을 보장받는 서식처로 인정 받고 2006년 4월 한강 하구는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이 한강 하구 기수역과 연결된 것이 공릉천 하구이다. 공릉천은 경기도 양주시에서 발원하여 고양시를 거쳐 파주를 관통하며 흐르다가 한강 하구와 합류한다. 공릉천 하구에는 수문(영천배수갑문)이 있다. 그렇지만 이 수문은 공릉천 하구 끝 점이 아닌 하구 종말점에서 상부로 3km 위에 설치돼 있다. 그 덕에 수문 아래로부터 공릉천 하구가 한강 하구와 만나는 기수역까지의 구간은 밀물과 썰물의 영향을 그대로 받는다. 말하자면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이곳은 생물다양성의 보고이며 이곳에 형성된 갯벌은 겨울에도 잘 얼지 않아 다양한 생물이 서식할 수 있다.
공릉천 하구의 막장 공사
안타깝고 놀랍게도 이 생태적 보고가 위협받고 있다. 환경부 산하 한강유역환경청이 공릉천 하구에 수문(영천배수갑문) 철거와 교량 신설, 제방도로 확·포장, 콘크리트 수로 건설 등을 골자로 하는 ‘공릉천 파주지구 하천정비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수문에서부터 그 하류의 송촌교까지 거리는 3km인데 그 양안에서 벌어지는 하천정비사업 합산 구간 거리는 거의 7km에 이른다. 이 공사는 2018년에 시작됐고 2023년까지 예정돼 있다. 공사 장소 자체가 워낙 외진 곳이어서 이 사업이 불러올 변화상이 교량 건설과 제방도로 확장이 마무리돼 변화가 뚜렷해진 요즘에서야 문제점이 지적되기 시작했다.
본래 흙길이었던 제방 양쪽의 나무들을 베어낸 후 흙을 쌓아 제방을 높이고 폭 7m로 확대를 하여 콘크리트 포장을 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깊이 3m에 가까운 콘크리트 수로를 7km 전 구간에 설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사업은 공릉천 하구하구의 감조구간을 ‘죽음의 수로’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
포장이 완료되면 넓은 도로를 고속 주행하는 차량이 늘어나게 된다. 이로 인한 소음과 도로의 양쪽 나무를 베어내 사라진 은신처 때문에 조류 서식지가 교란된다. 결국 새들은 사라질 것이고, 차량에 로드킬을 당하는 보행 동물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제방길 아래에 만들어지는 콘크리트 수로는 수원청개구리 등 양서류의 이동 경로 상에서 함정처럼 자리를 잡아 집단 폐사를 불러올 것이다. 그들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들을 먹이로 하는 먹이사슬에 연쇄적인 악영향을 불러올 것이다. 파충류, 포유류 맹금류도 악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3m 깊이의 콘크리트 수로로 변한 하천은 양서류뿐 아니라 다른 생물들 대부분이 건널 수 없는 곳이 된다. 결국 이 구간의 공릉천은 도로와 수로라는 이중 방어막이 되어 논 생태계와 완전히 단절된다. 수로 덮개가 계획돼 있지 않을까 하여 덮개 여부를 관할청에 물었으나 ‘사업 계획에 없다’는 답을 들었다.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 그 어떤 생물도 지나지 못하는 곳이 되게 된 것이다. 이건 수로라기보다 가로와 세로 3m의 콘크리트 해자에 가깝다. 누구의 침입도 허락하지 않기 위해 성벽 밑에 파놓은 물의 함정, 그게 해자다. 야생 생물의 서식처를 해자로 바꾸는 이 사업이 공릉천 하구 하천생태구의 재앙이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실제로 이미 진행 중인 공사만으로도 조류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
자연제방 경사면에는 갈대, 물억새, 버드나무 등 다양한 습지 식물들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이제 공사로 그런 식물군을 다 베어버린 자리에는 단풍잎돼지풀, 가시박 같은 외래 침입종들이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둔치의 갈대와 물억새가 그들에 밀려 사라질 것도 뻔한 일이다. 서식지이자 피난처이고 섭식활동의 무대인 자생 식물군락지의 소멸은 결국 말똥게의 소멸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우습게도, ‘공릉천 파주지구 하천정비사업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에는 공릉천 하구를 ‘자연생태계 및 자연경관 보전 목적으로 설정한 지구로, 원칙적으로 인공시설 도입 배제’되는 구간이라고 명시돼 있다. 제방길 위에는 차량 속도를 20km 이하로 서행하라는 ‘공릉천 보전지구’ 표지판도 곳곳에 들어서 있다. 그러나 공사 현장에서는 보전 규정과 보호 경고가 철저히 무시되고 있고 이렇게 그 어떤 환경생태적 조처가 전무하다. 이러한 공사가 어떤 이유와 근거 아래 강행되고 있는지에 관한 내용은 평가서 어디에도 없다.
공릉천 파주지구 하천정비사업은 원래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의 주관 사업이었다. 국토교통부 담당 하천관리 업무가 환경부로 이관되는 ‘물관리 일원화’가 본격 시행되면서 사업 주관 행정청이 한강유역환경청으로 바뀌었다. 행정청의 주요 임무를 생각하면 사업이 더 환경적으로 검토되고 시행되는 게 맞겠으나 벌어진 일을 보면 그렇지 않다. 한강유역환경청의 반생태적 사업 진행도 문제지만, 파주시의 원죄도 있다. 파주시는 2006년 한강 하구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될 때 공릉천 하구도 포함될 수 있었으나 ‘적극적 보호의지’를 내세우며 정작 보호지역 지정에는 반대했던 것이다.

지난 3월 19일 파주환경연합을 비롯한 10여개 시민단체 활동가와 회원들은 공릉천 하구 공사현장 수로에서 하천정비공사 중단을 촉구하고 그 위험성을 경고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다음 차례는 누구인가
‘공릉천 파주지구 하천정비사업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를 보면 ‘본사업은 현재 완료된 사업인 공릉천 생태하천 조성사업과 연계한 자전거길 설치로 사업효과를 극대화하며, 기존 영천배수갑문을 철거함으로써 공릉천의 수생생태계 건강성을 증진시키고, 청결하고 쾌적한 자연환경을 보전하며, 생명력 있는 하천으로의 관리가 가능하도록 하천의 치수, 이수, 환경기능을 감안한 하천환경정비를 시행함에 그 목적이 있다.’고 사업목적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현장에선 ‘하천을 죽이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금 당장 공릉천 하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은 4대강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콘크리트로 기수역 생태하천을 포장하는 사업에 의해 수원청개구리가, 붉은발말똥게가, 저어새가 사라진 다음 차례는 누가 될 것인가. 그 생물학적 행방불명의 최후에는 누가 서 있게 될 것인가. 지금 멈춰야 한다.
| 간주영 파주환경운동연합 사무차장
수원청개구리는 1980년 수원에서 처음 발견됐다. 덕분에 수원청개구리라는 이름을 얻게 된 개구리는 멸종위기종 1급의 희귀종이다. 안타깝게도 최초 발견지인 수원에서는 자취를 감췄지만 이 개구리의 생태적 서식 특성에 부합하는 몇몇 곳에서는 여전히 귀한 자태를 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지역이 파주다. 하천을 끼고 넓은 농경지가 펼쳐진 파주 지역은 수원청개구리의 주요 서식지다. 문제는 점점 접경지대에 가중되는 개발의 압력이다. 관과 민간에서 벌이는 각종 개발로 인해 논의 훼손이 심각해졌다. 논이 사라지면 논에 기대어 살던 생물들도 사라진다. 이미 월롱 마을에서 수원청개구리가 사라졌고 마정마을에서도 수원청개구리의 서식지가 훼손됐다. 이제 파주 지역 수원청개구리의 대형 서식지로는 송촌 마을만이 남게 됐다. 송촌 마을의 논들마저 훼손되면 파주에서 수원청개구리의 주요 서식지는 모두 사라지게 된다.
송촌동은 한강과 공릉천, 청룡두천 이 세 물줄기가 만나는 곳에 자리한다. 송촌 마을의 농경지대와 공릉천 하구에는 수원청개구리, 금개구리, 맹꽁이, 저어새, 재두루미, 흰꼬리수리, 독수리, 개리, 뜸부기 등 다수의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들이 살아가고 있다. 추수 끝난 겨울 논에는 기러기가 흔하고, 하천 습지에는 야생 오리들이 숱하다. 하천 변의 논습지와 천변 제방의 둑길 위엔 말똥게가 무리 지어 모였다가 인기척에 흩어지곤 한다. 삼면이 하천에 둘러싸인 농경지대에 자리한 송촌 마을이 다양한 생물들에게 안전한 서식환경을 제공해왔던 것이다.
송촌 마을 인근에는 도로명 주소가 ‘재두루미길’로 된 길이 있다. 그 곁에 재두루미 도래지가 있다. 한강 이북의 주요 재두루미 도래지 가운데 하나였던 곳이지만 이제는 이동하는 무리가 잠시 배를 채우려 머물다 갈 뿐이다. 한강 하구의 강변을 따라 자유로가 생기고 다시 그 길을 따라 산업단지가 속속 들어서면서 도래하는 개체 수가 급감한 것이다. 한강 하구 물줄기를 따라 파주로 이어지는 개발의 진행로가 야생의 서식처들을 삼켜왔던 것이다.
수원청개구리
붉은발말똥게
저어새
공릉천 하구 수변도로의 나무를 잘라내고 길을 넓히고 깊은 수로를 만들어 생태통로를 차단한 공사현장
바다와 하천이 만나는 곳에
한강 하구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으로 4대강 하구 중 유일하게 하굿둑이 설치되지 않아 조수의 유입이 자유롭다. 이곳에서 분단은 오히려 자연의 축복이 되었다.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어 오랫동안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하구에는 거대한 습지가 형성된 것이다. 매년 수많은 철새가 이 습지를 찾는다. 종의 안위를 위협받고 있는 멸종위기종과 보호종들이 안전을 보장받는 서식처로 인정 받고 2006년 4월 한강 하구는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이 한강 하구 기수역과 연결된 것이 공릉천 하구이다. 공릉천은 경기도 양주시에서 발원하여 고양시를 거쳐 파주를 관통하며 흐르다가 한강 하구와 합류한다. 공릉천 하구에는 수문(영천배수갑문)이 있다. 그렇지만 이 수문은 공릉천 하구 끝 점이 아닌 하구 종말점에서 상부로 3km 위에 설치돼 있다. 그 덕에 수문 아래로부터 공릉천 하구가 한강 하구와 만나는 기수역까지의 구간은 밀물과 썰물의 영향을 그대로 받는다. 말하자면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이곳은 생물다양성의 보고이며 이곳에 형성된 갯벌은 겨울에도 잘 얼지 않아 다양한 생물이 서식할 수 있다.
공릉천 하구의 막장 공사
안타깝고 놀랍게도 이 생태적 보고가 위협받고 있다. 환경부 산하 한강유역환경청이 공릉천 하구에 수문(영천배수갑문) 철거와 교량 신설, 제방도로 확·포장, 콘크리트 수로 건설 등을 골자로 하는 ‘공릉천 파주지구 하천정비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수문에서부터 그 하류의 송촌교까지 거리는 3km인데 그 양안에서 벌어지는 하천정비사업 합산 구간 거리는 거의 7km에 이른다. 이 공사는 2018년에 시작됐고 2023년까지 예정돼 있다. 공사 장소 자체가 워낙 외진 곳이어서 이 사업이 불러올 변화상이 교량 건설과 제방도로 확장이 마무리돼 변화가 뚜렷해진 요즘에서야 문제점이 지적되기 시작했다.
본래 흙길이었던 제방 양쪽의 나무들을 베어낸 후 흙을 쌓아 제방을 높이고 폭 7m로 확대를 하여 콘크리트 포장을 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깊이 3m에 가까운 콘크리트 수로를 7km 전 구간에 설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사업은 공릉천 하구하구의 감조구간을 ‘죽음의 수로’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
포장이 완료되면 넓은 도로를 고속 주행하는 차량이 늘어나게 된다. 이로 인한 소음과 도로의 양쪽 나무를 베어내 사라진 은신처 때문에 조류 서식지가 교란된다. 결국 새들은 사라질 것이고, 차량에 로드킬을 당하는 보행 동물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제방길 아래에 만들어지는 콘크리트 수로는 수원청개구리 등 양서류의 이동 경로 상에서 함정처럼 자리를 잡아 집단 폐사를 불러올 것이다. 그들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들을 먹이로 하는 먹이사슬에 연쇄적인 악영향을 불러올 것이다. 파충류, 포유류 맹금류도 악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3m 깊이의 콘크리트 수로로 변한 하천은 양서류뿐 아니라 다른 생물들 대부분이 건널 수 없는 곳이 된다. 결국 이 구간의 공릉천은 도로와 수로라는 이중 방어막이 되어 논 생태계와 완전히 단절된다. 수로 덮개가 계획돼 있지 않을까 하여 덮개 여부를 관할청에 물었으나 ‘사업 계획에 없다’는 답을 들었다.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 그 어떤 생물도 지나지 못하는 곳이 되게 된 것이다. 이건 수로라기보다 가로와 세로 3m의 콘크리트 해자에 가깝다. 누구의 침입도 허락하지 않기 위해 성벽 밑에 파놓은 물의 함정, 그게 해자다. 야생 생물의 서식처를 해자로 바꾸는 이 사업이 공릉천 하구 하천생태구의 재앙이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실제로 이미 진행 중인 공사만으로도 조류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
자연제방 경사면에는 갈대, 물억새, 버드나무 등 다양한 습지 식물들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이제 공사로 그런 식물군을 다 베어버린 자리에는 단풍잎돼지풀, 가시박 같은 외래 침입종들이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둔치의 갈대와 물억새가 그들에 밀려 사라질 것도 뻔한 일이다. 서식지이자 피난처이고 섭식활동의 무대인 자생 식물군락지의 소멸은 결국 말똥게의 소멸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우습게도, ‘공릉천 파주지구 하천정비사업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에는 공릉천 하구를 ‘자연생태계 및 자연경관 보전 목적으로 설정한 지구로, 원칙적으로 인공시설 도입 배제’되는 구간이라고 명시돼 있다. 제방길 위에는 차량 속도를 20km 이하로 서행하라는 ‘공릉천 보전지구’ 표지판도 곳곳에 들어서 있다. 그러나 공사 현장에서는 보전 규정과 보호 경고가 철저히 무시되고 있고 이렇게 그 어떤 환경생태적 조처가 전무하다. 이러한 공사가 어떤 이유와 근거 아래 강행되고 있는지에 관한 내용은 평가서 어디에도 없다.
공릉천 파주지구 하천정비사업은 원래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의 주관 사업이었다. 국토교통부 담당 하천관리 업무가 환경부로 이관되는 ‘물관리 일원화’가 본격 시행되면서 사업 주관 행정청이 한강유역환경청으로 바뀌었다. 행정청의 주요 임무를 생각하면 사업이 더 환경적으로 검토되고 시행되는 게 맞겠으나 벌어진 일을 보면 그렇지 않다. 한강유역환경청의 반생태적 사업 진행도 문제지만, 파주시의 원죄도 있다. 파주시는 2006년 한강 하구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될 때 공릉천 하구도 포함될 수 있었으나 ‘적극적 보호의지’를 내세우며 정작 보호지역 지정에는 반대했던 것이다.
지난 3월 19일 파주환경연합을 비롯한 10여개 시민단체 활동가와 회원들은 공릉천 하구 공사현장 수로에서 하천정비공사 중단을 촉구하고 그 위험성을 경고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다음 차례는 누구인가
‘공릉천 파주지구 하천정비사업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를 보면 ‘본사업은 현재 완료된 사업인 공릉천 생태하천 조성사업과 연계한 자전거길 설치로 사업효과를 극대화하며, 기존 영천배수갑문을 철거함으로써 공릉천의 수생생태계 건강성을 증진시키고, 청결하고 쾌적한 자연환경을 보전하며, 생명력 있는 하천으로의 관리가 가능하도록 하천의 치수, 이수, 환경기능을 감안한 하천환경정비를 시행함에 그 목적이 있다.’고 사업목적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현장에선 ‘하천을 죽이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금 당장 공릉천 하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은 4대강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콘크리트로 기수역 생태하천을 포장하는 사업에 의해 수원청개구리가, 붉은발말똥게가, 저어새가 사라진 다음 차례는 누가 될 것인가. 그 생물학적 행방불명의 최후에는 누가 서 있게 될 것인가. 지금 멈춰야 한다.
| 간주영 파주환경운동연합 사무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