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새만금 갯벌을 지켜주소서

2023-09-19

지난 8월 6일 전북 부안군 하서면 백련리 1024-7, 전국에서 모인 2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장승제가 열렸다. 원래 해창갯벌이라 불리던 이곳은 세계 잼버리 축제를 이유로 매립될 위기에 있었으나 환경단체의 반대로 가까스로 살아남은 곳이다. 2003년 새만금사업 백지화를 위한 삼보일배를 시작한 곳이기도 한 이곳엔 새만금 갯벌을 지키고자 시민들이 세운 장승들이 지키고 있어 장승벌이라고도 불린다.


이날 열린 장승제에는 <새만금살리기공동행동>과 문규현 신부를 비롯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갯벌 운동가들이 모여 풍물패를 앞세운 만장 행렬과 함께 장승이 입장했다. 새로운 장승들을 세우는 한편 천도제, 풍물 길놀이, 연날리기, 벽화 그리기, 시 낭송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한편 해창갯벌을 매립하고 진행된 세계 잼버리 행사는 전무후무한 논란을 남기고 끝이 났다. 허허벌판이나 다름없는 열악한 환경에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벌레 물림 등으로 조기 철수하는 국가가 발생하고 결국 태풍 소식에 새만금에서 전원 철수하며 끝나 버렸다. 사실 잼버리 행사를 핑계로 무리하게 매립을 진행할 때부터 예고된 일이었다.

13개 단체가 함께 준비한 새만금 장승제 참가자들은 “30년 넘게 강행된 새만금 개발 사업에도 원형의 모습을 간직한 채 40여 종이 넘는 멸종위기 생명들의 서식지 역할을 하고 있는 수라갯벌을 비롯해 새만금 내 아직 살아남아 있는 원형지를 보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둠이 물든 갯벌에서 장승들의 부릅뜬 눈이 아직 남아있는 새만금 갯벌의 안녕을 지키는 화등처럼 타오르고 있었다.


글 | 함께사는길 

사진 | 전북환경운동연합


주간 인기글





03039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 23
TEL.02-735-7088 | FAX.02-730-1240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서울 아03915 | 발행일자 1993.07.01
발행·편집인 박현철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현철


월간 함께사는길 × 
서울환경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