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없애 탄소 중립하겠다던 산림청 방향은 돌렸지만

2021-12-01

산림부문 탄소중립 민관협의회가 우여곡절 끝에 지난 10월 27일 막을 내렸다. 2021년 1월 산림청이 산림부문 탄소중립 전략(안)을 발표한 이후 산림의 다양한 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대규모 벌채제도에 대한 문제제기가 시작되었고, 급기야 사회적 논쟁으로 번졌다. 

산림청의 탄소중립 전략(안)의 주요 내용은 ‘30억 그루를 심어 3400만 톤의 온실가스를 숲이 흡수하게 하고 산림바이오매스 연료사용으로 2050 탄소중립에 기여하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산림 면적의 3분의 1 이상인 경제림에 탄소흡수력이 가장 왕성한 나무나이인 20~30년에 맞춰 벌채하여 탄소흡수 능력을 강화시키고 공익림에 대해서도 탄소흡수력을 높이기 위한 숲 가꾸기를 적용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2050년 800만㎥ 목재생산과 500만 톤 산림바이오매스 연료 공급을 위해 임도밀도를 현재 3.5m/ha를 8m/ha로 높일 계획이었다.

이에 대한 시민사회는 정부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달성에 배출량 감축보다는 산림부문의 온실가스 흡수에 과도한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다양한 공익적 가치를 지닌 산림을 탄소환원론적 시각에서 탄소공장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 산림의 연령대에 따른 온실가스 흡수저장량 계산의 불확실성, 임도 등 기반시설 확충의 실질적 실현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설정한 800만㎥ 목재생산과 500만 톤 산림바이오매스 연료 공급 계획, 경제림육성단지 내 생태자연도 1등급지 등 보호/보전림에 대한 집약적인 산림경영의 문제, 무리한 벌채를 유발하는 대량의 대형 발전소용 목질 펠릿 공급계획, 실질적인 산림경영 주체인 지역사회에 대한 고려 없는 중앙정부 중심의 탑다운 방식의 탄소중립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산림청의 탄소중립 전략(안)을 검토해볼수록 2050년까지 3400만 톤 탄소중립 기여 목표량이 탄소중립시나리오나 국가NDC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숫자놀음으로 끝날 가능성이 농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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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와 논쟁 끝에 큰 방향 수정됐지만

시민사회의 문제제기 끝에 지난 7월 8일 산림부문 탄소중립 민관협의회가 출범했다. 환경회의의 추천으로 환경연합과 녹색연합,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생명의 숲이 협의회에 참여해 환경분야 전문가, 임업계와 임업분야 전문가 20명과 함께 약 3개월에 거쳐 총 22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논의결과, 시민사회가 문제로 제기하였던 탄소순환론적 시각의 산림경영(탄소순환림 경영)을 생태계의 건강성을 고려한 경제림육성단지 중심의 산림순환경영으로 전환하고, 무리하게 단축한 20~30년 벌기령(임분 또는 임목을 벌채에 이용할 수 있는 연령)을 폐기하며, 고부가가치 및 장수명 목재사용 원칙 수립과 소규모 지역 분산형 산림에너지 설비 확대와 이를 위해 산림바이오매스를 우선 사용하며, 산림바이오매스 공급량 500만 톤에서 300만 톤으로 축소하고, 지방정부의 역할 강화 및 시민참여 등 추진체계를 개선하는 등 상당부분이 합의에 이르렀다. 또한, 사유림의 공익적 가치에 대한 보상을 위해서는 주무 부처인 산림청 뿐 아니라 정부 전체가 합심하여 노력해야 할 것을 요구하였다.

하지만 800만㎥ 목재생산과 300만 톤 산림바이오매스 연료 공급 계획, 경제림육성단지 내 생태자연도 1등급지 등 보호/보전림에 대한 집약적인 산림경영의 문제, 최대의 임도 등 기반시설·산림경영 면적·목재생산량·산 림바이오매스 연료 공급량을 전제로 수정 설정된 2630만 톤 탄소중립 기여 목표량이 허수가 될 가능성 등의 중요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무리되었고, 협의회에서 구체적인 전략(안) 수정과 산림부문 탄소중립 기여량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검증 없이 탄소중립위에 보고된 채 협의회가 막을 내렸다.

이번 협의회를 통해 중앙정부의 정책을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여 논쟁하고, 그 결과를 수렴하여 정책을 수정하고 보완했다는 점은 사회적 성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협의회 내내 산림청이 보였던 경직되고 폐쇄적인 태도는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산림분야 탄소중립전략(안)에 포함된 벌채·재조림을 통한 탄소 흡수능력 증대 계획은 전국 어느 산에서나 쉽게 대면적 모두베기로 발현되고 있어서 생물다양성 훼손 및 산사태 등의 재해발생 위험을 증가시켰다. 이에 산림청에서는 지난 9월 15일 현행 50ha인 모두베기 면적을 30ha로 축소하고 연접지 벌채도 4년이 지나야 가능하도록 벌채(목재수확) 제도개선방안을 발표하였다. 이는 환경연합에서 제안했던 모두베기 면적 10ha와 기존벌채지로부터 200m이내 지역에 5년 내 벌채금지에 훨씬 못 미치는 개선방안이었다. 생태적인 산림관리를 위한 산림조사 지침 개정, 산림조사서에 대한 공신력 있는 심의절차 마련, 희귀동식물 서식처 및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곳은 목재수확 규제, 생태자연도 1등급 산림에 대한 목재수확 규제와 협의절차 마련, 친환경 벌채기준 적용대상 강화 등 산림조사 및 환경성 검토는 앞으로도 개선이 필요한 난제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기후위기 시대 가짜 해법들

기후위기 시대에 가짜 해법들이 지구 곳곳에서 불타는 지구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국제적인 산림복원 노력을 목적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과 독일 정부가 제안하여 2011년 출범한 본 챌린지(Bonn Challenge)는 61개국이 참여해 2030년까지 3억5천ha 산림복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사바나, 초지, 습지를 포함 조림면적 43%는 단일수종 상업적 식재로 논란이 있었다. 또한 세계경제포럼의 1조 그루 나무심기에 서명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의 보호지역을 벌채하도록 허가해서 환경단체의 반발을 일으켰다. 나무심기는 기후위기의 만병통치약이 결코 아니다!

시민사회는 이번 합의사항의 이행에 대한 감시와 모니터링을 진행할 것이며 협의회 운영기간 내에 마무리 짓지 못한 전략(안) 수정본과 탄소중립 기여량에 대해 끝까지 검토하고 검증할 것이다.


<필자 주> 이 글은 2021.10.29. 한국환경회의에서 발표한 보도자료를 간추린 글입니다.


| 정명희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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